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서아빠 Jan 25. 2024

연문위키 - 10편. 달러의 시대 ③

3) 달러가 세계를 지배하는 법.

※ 연문위키는 관지식과 해력 주의 읽기 경험 우기 프로젝트의 준말입니다.


■ 전 세계를 지배하는 기축통화, 달러의 탄생


브레튼우드 회담 장면

영국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달러가 새로운 기축 통화로 인정받게 됩니다. [미국달러 + 금본위제 + 고정 환율제(fixed but adjustable)]라는 체제를 만들어냈어요. 이를 브레튼 우즈 체제(Bretton Woods system, BWS)라고 합니다. 즉, 금 1온스(28.3495 그램) = $35가 되고, $35를 가져오면 금 1온스로 바꿔준다는 거죠. 여기에 각 국가의 통화는 달러와 별개의 고정 환율로 연결되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IMF(국제통화기금, International Monetary Fund) 세계은행((International Bank for Reconstruction and Development: IBRD)도 이때 설립됩니다.

※ 고정 환율제 : 특정 외화에 대한 환율을 일정 수준에 고정시키는 제도, 브레튼 우즈 체제에서 각 국가의 통화는 달러와 고정 환율로 연결되고, 1달러는 1온스와 교환할 수 있는 가치가 있는 화폐로 인정받게 됩니다.


이러한 체제는 그 당시 미국이 최대 금 보유국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어요. 1947년 미국의 금 보유량은 전 세계 통화용 금의 65% 정도였거든요. 무엇보다 이 제도는 국가 간 자본의 흐름을 통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죠. 세계 대공황의 무서움을 몸소 느꼈던 미국 입장에서는 글로벌 경제의 불안정성은 있어서는 안 될 것으로 생각했어요.


경상수지 균형 - 지급한 외화가 많아지면 경상수지 적자가 된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미국의 달러가 세계에 퍼지려면 한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합니다. 바로 미국이 다른 나라의 물건을 사고(수입), 그 대가로 달러를 줘야 한다는 거죠. 그래야 미국 달러가 전 세계에 풀리게 되고, 이 화폐를 다른 국가에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므로 브레튼 우즈 체제 하에서 미국은 국제수지 적자가 엄청나게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 국제수지(國際收支(나라(국), 때(제), 거둘(수), 가를(지), balance of payment) : 한 나라가 일정한 기간에 다른 나라와 행한 모든 경제거래를 집계한 계정 (경상수지 + 무역수지)
적자(赤字(붉을(적), 글자(자), deficit)
 : 수입이 지출보다 적어서 손실이 큰 상황. 회계장부에 주로 붉은 글씨로 적은 데서 유래합니다.
 
흑자(黑字(검을(흑)), surplus)
: 적자와 반대로 수입이 지출보다 많아서 이익이 생긴 상황입니다.

참고로, 영어에서 '적자/흑자 상태이다'는 'be in the red/black'로 표기합니다.


화폐도 다른 상품과 마찬가지로 공급이 수요보다 많으면 가치가 떨어집니다. 극단적으로 수요가 없으면 화폐의 액면금액에 상관없이 휴지 조각이 되죠. 오늘날 상당 수의 암호화 화폐 가치가 거의 0에 수렴한다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국제수지 적자가 계속되면 외국으로 나가는 달러의 양이 계속 증가하게 되면서, 달러의 가치와 미국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로베르토 트리핀 교수 - 트리핀 딜레마를 주장했다.

반대로 미국이 달러의 신뢰도를 지키기 위해 국제수지 적자를 줄여버리거나, 국제수지 흑자가 되면 어떻게 될까요? 외국에 물건을 팔고, 그 대금으로 달러를 받게 되니 달러는 다시 미국으로 모이게 되겠죠. 그러면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달러 유동성이 부족하게 되어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도 지급할 수 있는 달러가 부족한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이를 트리핀 딜레마(Triffin dilemma)라고 해요.

※ 유동성(流動性(흐를(유), 움직일(동)), market liquidity) :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정도이며, 화폐 그 자체라고 이해해도 무방합니다.
※ 딜레마(dilemma) : 2개 선택지 모두 받아들이기 어렵거나, 불리해지는 상황. 3가지 상황인 경우는 트릴레마(trilemma)라고 합니다. 비슷한 말로는 진퇴양난(進退兩難) : 나아감과 물러섬이 모두 어려운 상태)이 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햄릿'에 나오는 명대사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도 비슷한 의미죠.


■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든 금본위제


실제로 1971년 미국의 국제수지가 적자로 돌아서게 되자, 미국 달러는 기축 통화로서의 지위가 점차 약해지기 시작했어요. 게다가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미국은 군대를 파병한 1965년부터 베트남 전쟁이 끝난 1975년까지 6,860억 달러의 전쟁 비용을 지출했기 때문에 이 기간  엄청난 재정  적자가 발생했어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의 재무부가 발행한 국채 한꺼번에 많이 팔았는데, 이 때문에 미국이 보유하고 있던 금(100억 달러 수준) 보다 외국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800억 달러)가 더 많아지게 됩니다.

※ 국채(國債(빛(채)), Government Bonds) : 발행자가 국가인 채권을 말합니다. 정부의 사업 집행이나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판매합니다. 일반적으로 국채는 그 국가 내에서 발해 되는 채권 중 가장 안전하다고 평가되기 때문에 수익률은 일반 채권보다 낮습니다.

채권(債權, Bonds)은 빚을 받을 권리 증서. 정해진 기한 후에 투자자에게 원금과 함께 이자를 상환하는 채무증서로 증권화된 금융 상품입니다. 국채 외에도 지방채, 금융채, 회사채 등이 있습니다.


금본위제에서 기축통화가 동일한 가치의 금과 교환할 수 없다면 (혹은 그렇게 생각다면) 어떻게 될까요? 모두가 가지고 있는 화폐를 지금 당장 금으로 바꾸려고 할 거예요. 왜냐하면 화폐 그 자체에는 아무런 가치가 없기 때문이죠. 위의 사례에서 예를 들자면 800억 달러를 가진 사람 중 100억 달러를 가진 일부 사람들은 다행히도 금으로 바꿀 수 있겠지만( 이것을 금태환이라고 합니다), 700억 달러를 가지고 있는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돈을 날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죠.


신용경제의 마스코트 - 신용카드

이렇게 가치가 없는 화폐를 근간으로 하는 경제를 신용 경제라고 합니다. 우리가 만 원짜리 지폐를 가지고 가서 밥을 사 먹을 수 있는 이유도 종이에 불과한 지폐가 '식사'라는 물건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모두가 믿기 때문입니다. 즉 화폐의 가치를 신용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 신용이 깨지게 되면 즉 '과연 이 달러를 정말 금으로 바꿔줄까?'라는 의심을 하게 된다면 신용 경제는 쉽게 붕괴되는 약점이 있어요.


닉슨 대통령 - 1971년 신경제정책을 발표한다.

미국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Richard Milhaus Nixon)은 결국 1971년 <신경제정책>을 발표하고, 금태환 정지를 선언하게 됩니다. 이때 미국에게 뒤통수를 얻어맞은 전 세계는 닉슨 쇼크(Nixon Shock)를 겪게 되죠. 이후 기축통화에 대한 다양한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를 거쳤으나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였고, 결국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변동환율제로 전환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국은 냉전 시대 자유 진영 두목 리더로서 영향력이 매우 컸기 때문에 글로벌 경제 질서는 쉽게 붕괴되지 않았어요.

※ 금태환(金兌換(바꿀(태), 바꿀(환)) : 금본위제에서 중앙은행이 발행한 지폐를 금으로 교환하는 것


※ 변동환율제(變動換率制, flexible exchange rate) : 개별 국가의 통화 가치가 시장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체계. 고정환율제에 비해 확실성과 안전성이 낮지만, 환전 시 자동적으로 화폐의 가치가 조정되므로, 갑작스러운 충격에도 대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냉전(冷戰(차가울(냉), 전쟁(전)), cold war) : 실제 전쟁이 일어나진 않았지만, 이에 준하는 갈등, 긴장, 경쟁 상태가 이어진 대립을 말합니다. 대표적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사회공산주의를 대표하는 미국과 소련의 갈등을 의미합니다. 냉전 시대에는 군사 동맹, 재래식 군대의 전략적 배치, 핵무기, 군비 경쟁, 첩보전, 대리전(proxy war), 선전, 그리고 우주 진출과 같은 기술 개발 경쟁이 심화되었어요.

총기와 화약을 가지고 싸우는 전쟁을 열전(熱戰(더울(열)), hot war)라고도 합니다. 화약을 사용하는 총기, 대포 등의 무기를 열병기(熱兵機), 또는 화기(火機)라고 하고, 칼이나 창과 같은 재래식 무기를 냉병기(冷兵機)라고 합니다.


임금과 물가를 90일간 동결한다.
그리고 달러와 금의 교환을 일시적으로 정지한다.
- 닉슨 대통령의 금태환 정지 선언


작가의 이전글 연문위키 - 10편. 달러의 시대 ②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