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샥 Nov 07. 2016

FC 서울의 정의 구현과 전북 현대의 준우승

호샥 축글 _ 열 번째 글

2016 K리그 클래식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은 결국 FC 서울이었다 . 전북 현대의 안방 전주성에서 열린 리그 최종 라운드에서 박주영의 결승골로 전북 현대를 1:0 으로 꺾은 FC 서울은 기적 같은 역전 우승을 일궈내며 V6 를 달성하게 되었다 .


사진 출처 : SPOTV NEWS


FC 서울의 우승에 대해 많은 K리그 팬들은 ' 정의 구현 ' 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 심판 매수 사건으로 인해 전북 현대는 시즌 도중 승점 9점 삭감이라는 징계를 받았지만 많은 팬들은 징계의 수위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다 . 스포츠에서 반드시 사라져야 할 심판 매수 사건에 대한 연맹의 솜방망이 처벌에 분노한 팬들은 K리그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마다 전북 구단과 연맹을 비난하는 걸개를 걸기도 했다 .

승점 9점 삭감으로 인해 37경기 동안 20승 16무 1패라는 성적을 거뒀던 전북 현대와 37경기 동안 20승 7무 10패의 성적을 거뒀던 FC 서울의 승점이 67점으로 같아지는 상황이 발생했고 , 최종 라운드 맞대결을 앞두고 FC 서울의 팬 뿐만 아니라 타 구단의 팬들 조차 FC 서울이 전북 현대를 꺾고 역전 우승을 이뤄내며 심판 매수 사건에 연루된 구단에 대한 ' 정의 구현 ' 을 실현 시켜주기를 희망했다 .

결국 경기는 FC 서울의 승리로 종료되었고 FC 서울과 수호신은 전주성을 자신들의 우승 축하 파티 무대로 만들어버렸다 . 전북 현대 선수들은 눈 앞에서 우승을 놓쳤다는 실망감에 고개를 떨구고 쉽게 경기장을 떠나지 못했다 . 개막 이후 33경기 동안 패배하지 않았으며 이번 시즌 리그 경기를 통 틀어서 단 2패 밖에 기록하지 않는 무시무시한 경기력을 보여주었던 그들이기에 시즌 최종전에서 1위의 자리를 내준 것은 안타까운 결과였다 .


사진 출처 : SPOTV NEWS


경기가 종료된 뒤 이동국은 인터뷰에서 이러한 발언을 했다 . " 1년 동안 고생한 모든 것이 날아간 기분이다 . 최상의 시즌을 보내고도 우승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 그래도 선수들은 ' 우리가 우승팀 ' 이라는 자부심을 가졌으면 한다 . " 이동국의 이 발언은 많은 K리그 팬들의 화를 키우고 말았다 .

전북 현대라는 구단에 박혀버린 미운 털을 제거하고 사건을 바라보면 , " 선수들 역시 피해자다 . " 라는 최강희 감독의 말도 어느 정도 일리는 있다 . 2013년 전북 현대 소속의 한 스카우터가 K리그 심판진에게 금품을 건넨 결과로 전북 현대가 받게 된 이번 시즌의 승점 9점 삭감 징계는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며 리그 1위를 굳건히 하고 있던 전북 현대 선수들에게는 날벼락과 같은 일이었을 수 있다 .

하지만 스포츠에서 가장 금기시 되는 심판 매수 사건이었다는 데에서 본 사건의 심각성은 매우 컸다 . 비록 선수들에게 직접적인 잘못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 전북 현대 선수들은 사건이 사건인만큼 이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해야만 했다 . 하지만 팀의 맏형인 이동국은 라커룸에서도 조심히 꺼냈어야 할 순간적 감정에 치우친 발언을 공식 인터뷰 자리에서 하고 말았다 . 마치 ' 승점 9점 삭감만 아니었어도 우리가 우승이었다 . ' 라는 느낌을 준 그의 발언은 민감한 사안에 대한 연맹의 솜방망이 처벌과 전북 현대 구단의 태도에 화가 나있던 많은 팬들의 신경을 건드린 발언이었다 .

리그 33 라운드 상주 상무와의 경기를 마치고 전북 현대의 골키퍼 권순태는 이러한 인터뷰를 했었다 . "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달게 받아야 한다 . 우리도 쉽게 넘어갈 문제가 아님을 잘 안다 . 이런 때일수록 선수들에게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 . 서로 동기부여 해주면서 단단해질 뿐이다 . 우리는 경기장에서 더 열심히 하는 방법 밖에 없다 . " 권순태는 그 사건에 직접적으로 연루되어 있었기 때문에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달게 받아야 한다고 말했던 것이 아니다 . 그는 안 좋은 사건에 휘말린 팀의 일원으로서 , 팀의 주장으로서 사건에 대한 교과서 같은 태도를 보였다 . 권순태의 이러한 조심스러운 발언은 이동국의 발언과 대조를 이뤘다 .


사진 출처 : SPOTV NEWS


이동국은 패배로 인한 아쉬운 감정을 추스르고 좀 더 신중하게 인터뷰에 응했어야 했다 . 팀의 고참으로서 , K리그의 간판 스타로서 이동국은 이러한 인터뷰를 하는 것이 적절했다 . " 마지막 경기에서 1위 자리를 빼앗기게 되어 아쉽다 . 서울의 우승을 축하한다 . 이번 시즌 저희 팀이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려 많은 K리그 팬들을 실망 시켰는데 , 앞으로는 절대 그러한 일이 없도록 모두가 주의할 것이며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땀방울로 증명하겠다 . 한 시즌 동안 K리그를 응원해주신 많은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 "




전북 현대는 이번 시즌 승점 9점 삭감의 징계로 인해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 아니다 . 승점 9점 삭감이라는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다행히 준우승이라도 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아야 한다 . 강등을 당해도 할 말이 없을 중대한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

이번 시즌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K리그에 실망한 팬들이 많다 . 우리들의 축구를 사랑해서 경기장에 찾아오는 축구 팬들을 위해서라도 , 이러한 불미스러운 사건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 .


사진 출처 : SPOTV NEWS
작가의 이전글 위대한 감독이 되기 위한 조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