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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샥 Nov 18. 2016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두 팀, 리버풀과 첼시

호샥 축글 _ 열 두 번째 글

11라운드까지의 일정을 마치고 A매치 기간을 맞아 일주일의 휴식 기간을 가졌던 프리미어리그가 이번 주말 재개된다. 리그의 반환점까지 8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순위표를 바라보면 우승 후보로 예상되던 'BIG 6' 팀들이 나란히 상단부를 차지하고 있다.



리버풀이 11경기 중 단 1경기 밖에 패배하지 않으며 승점 26점으로 리그 단독 선두에 올라있으며 그 뒤를 이어 첼시가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날 보다 승점 1점을 더 획득하며 2위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리그 1위 리버풀과 리그 2위 첼시 사이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존재한다. 우선 프리미어리그 'BIG 6' 팀들 중 두 팀만 이번 시즌 유럽 대항전 일정이 없다. 물론 이는 두 팀 모두 실망스러운 지난 시즌을 보냈었다는 또 다른 공통점에서 야기된 일이다. 그리고 클럽 레전드의 복귀설이 팬들을 흥분하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두 팀의 또 다른 공통점이다.




1위 리버풀
• 8승 2무 1패 승점 26점 (30득점 14실점)
• 최근 5경기 성적 : 4승 1무 (14득점 5실점)
• 리그 최다 득점 팀



이번 시즌 초반 리버풀이 보여주고 있는 퍼포먼스는 엄청나다. 작년 이맘때의 성적과 비교해보면 팀이 확실히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지난 시즌 초반 11경기에서 리버풀이 거뒀던 성적은 4승 5무 2패였다. 990분 동안 12골 밖에 득점하지 못했으며 12골을 실점했다.

여기서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의 차이점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실점 수는 두 골이 늘어났지만, 득점 수가 그보다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이길 경기는 확실히 이기는 팀으로 변모한 것이다. 이번 시즌 지금까지 기록한 유일한 패배가 번리에게 당한 일격이었다는 점이 옥의 티이긴 하지만, 확실히 이번 시즌 리버풀은 '의적풀' 모드에서 탈피하고 있다.


사진 출처 : THIS IS ANFIELD


리그에서 가장 빠르게 팀 30골 고지를 달성한 리버풀의 공격력(11R 기준 경기 당 2.72골)은 지난 시즌(11R 기준 경기 당 1.09 골) 보다 훨씬 위력적이다. 그 중심에는 네 명의 선수들이 있다. '쿠티뉴-피르미누-마네'로 이어지는 주전 쓰리톱과 미드필더 랄라나의 활약이 리버풀의 득점률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현재 쿠티뉴가 5골 5도움, 피르미누가 5골 3도움, 마네가 6골 2도움, 랄라나가 3골 5도움을 기록하고 있으며 네 명의 선수들은 팀의 30골 중 약 63%인 19골을 책임지고 있다.


사진 출처 : THIS IS ANFIELD


신입생 마네가 팀에 완벽히 녹아들면서 클롭 감독이 시즌 전 구상했던 쓰리톱을 실현시킬 수 있었던 점이 유효했다. 게겐 프레싱, 즉 강도 높은 전방 압박을 중요시하는 클롭 감독의 전술에서 공격수들의 활동량과 스피드는 필수 조건이다. 기존의 쿠티뉴와 피르미누에 마네가 합류하게 되면서 클롭 감독의 조건을 모두 갖춘 쓰리톱이 형성됐다. '쿠피마' 쓰리톱과 미드필더 랄라나가 엄청난 활동량으로 상대 수비진을 끊임 없이 괴롭혔고 그 결과 11경기 146슈팅 30득점이라는 기록이 탄생했다.

하지만 리그 1위 리버풀에게도 걱정거리는 있다. 리버풀은 지금까지 14골을 내주며 'BIG 6' 팀들 중 가장 많은 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무실점 경기는 단 한 경기 밖에 없었다. 비록 아직까진 이런 꾸준한 실점이 화려한 공격력에 가려 팀의 승점 획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진 않지만, 클롭 감독은 "공격이 강하면 승리를 하지만, 수비가 강하면 우승을 한다."라는 축구계 격언을 떠올려봐야 한다. 리버풀의 이번 시즌 목표가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넘어 프리미어리그 우승이라면, 계속되는 실점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사진 출처 : Sky Sports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리버풀에게 어쩌면 하나의 빅 뉴스가 찾아올지도 모른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팀의 전설 스티븐 제라드의 리버풀 복귀설이다. 리버풀을 떠나 LA 갤럭시에 몸 담았던 제라드가 시즌 종료와 함께 팀을 떠나기로 결정하면서, 제라드의 리버풀 복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1980년 생인 제라드의 현재 나이는 한국 나이로 37살이다. 따라서 내년 1월 열리게 될 이적 시장에서 리버풀이 제라드와 계약하게 된다면 선수 보다는 플레잉 코치 혹은 코치로 계약할 가능성이 더 높게 점쳐진다. 직책이 무엇이든, 제라드의 복귀는 선수 한 명의 영입 그 이상의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제라드의 합류로 리버풀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경험'이다. 38세의 제라드가 팀에 합류한다면, 트레이드 마크인 강력한 중거리 슈팅 혹은 날카로운 패스로 팀의 경기력에 도움을 주기보다는 든든한 정신적 지주 역할을 맡음으로써 팀에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13-14 시즌 본인의 뼈 아픈 실수로 인해 결정적인 리버풀의 리그 우승 기회를 놓쳤던 제라드는 그 때를 교훈 삼아 팀의 어린 선수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전수해줄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출처 : Mirror


제라드가 선수 생활의 마무리를, 혹은 코치 생활의 출발을 리버풀의 클럽 최초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함께 한다면 리그 역사를 통틀어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2위 첼시
• 8승 1무 2패 승점 25점 (26득점 9실점)
• 최근 5경기 성적 : 5승 무패 (16득점 무실점)
• 쓰리백 전환 이후 극강의 경기력



이번 시즌부터 첼시의 새로운 사령탑을 맡게 된 콘테 감독은 리그 개막과 동시에 3연승을 달리며 시즌을 기분 좋게 시작했다. 오스카와 윌리안을 중용하는 4-2-3-1 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하며 3경기 7득점 2실점이라는 안정적인 경기력을 뽐냈다. 하지만 스완지 시티, 리버풀, 아스날로 이어진 이후의 3연전에서 단 한 경기도 승리하지 못하며 첫 위기를 맞았다. 특히 아스날과의 원정 경기에서 첼시는 전반전에만 3골을 실점하는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0:3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사진 출처 : Sky Sports


위기 상황에 꺼낸 콘테 감독의 대응책은 그가 이탈리아에서 주로 사용했던 쓰리백 카드였다. 7라운드 헐 시티 전에서 콘테 감독은 아스필리쿠에타를 오른쪽 센터백 자리에 세우고 빅터 모제스를 오른쪽 윙백으로 기용하는 3-4-3 전술을 꺼내들었다. 콘테 감독의 전술 변화는 완벽히 들어맞았고, 첼시는 그 이후로 단 한 골도 실점하지 않은 채 5연승을 달리고 있다.


사진 출처 : The Sun
"After the game, when I win I sleep, but when I don't win it's very difficult for me. In the middle of the night I think – what is the reason we lost? Sometimes I watch the match very quickly because I want to find an answer. Why? Where is the situation that creates more difficulties? Which is the player that creates more difficulties? Was our tactical plan good or not good? I need to have the answer quickly."


콘테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팀이 패배한 날이면 잠에 들지 못하고 밤새 팀이 진 이유에 대해 분석한다고 이야기했다. 어떤 장면이 팀을 어려움에 빠트렸으며, 팀의 전술이 좋지 못했던 것인지에 대해 끊임 없이 연구했던 콘테 감독의 열정이 첼시가 위기에서 빠르게 탈출하고 다시 상승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숨은 배경이었다.

콘테 감독이 포백에서 쓰리백으로 전술 변화를 시도하면서 본인의 가치를 재증명한 선수들이 있다. 바로 아자르와 모제스다.

4-2-3-1 전술에서는 측면 미드필더 아자르에게 좌측 풀백의 수비 범위를 커버해주기 위한 적극적인 수비가담이 요구됐다. 하지만 3-4-3 전술에서는 윙백의 존재로 인해 아자르가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해야하는 필요성이 줄어들게 되었다. 쉽게 설명하면, 포백 전술에서는 좌측 풀백과 좌측 미드필더 두 명이 왼쪽 측면을 책임져야 했지만 쓰리백 전술에서는 좌측 센터백과 좌측 윙백 그리고 좌측 공격수 아자르까지 총 세 명의 선수가 왼쪽 측면을 책임지기 때문에 아자르의 수비 부담이 줄어든 것이다. 이러한 전술 변화로 인해 수비에 대한 부담을 덜고 본업인 공격에 치중하게 되면서 아자르는 최근 5경기 5골 1도움을 기록하며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출처 : The Independent


첼시가 포백 전술을 사용하던 당시의 모제스는 늘 계륵과 같은 존재였다. 아자르, 윌리안, 페드로와 같은 측면 자원들과의 주전 경쟁에서 밀려 스토크 시티와 웨스트햄에서 임대 생활을 해야했다. 이번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역시 그의 자리는 보장되어 있지 않는 것처럼 보여졌다. 하지만 콘테 감독은 3-4-3 포메이션에서 모제스를 윙백에 기용하는 묘책을 찾아냈다.

모제스의 장점인 스피드와 수비력은 윙백에게 가장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능력이다. 마땅한 자원이 없어서 실험 삼아 윙백으로 기용됐던 모제스는 마치 제 자리를 찾았다는 듯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최근 첼시의 오른쪽 측면을 지배하고 있다. 모제스는 최근 5경기에서 1골 1도움 및 평균 평점 8.13점(Whoscored 기준)을 기록하며 첼시의 '모른쪽'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진 출처 : Daily Star


리버풀에 제라드의 복귀설이 있다면 첼시에서는 프랭크 램파드의 복귀설이 떠오르고 있다. 제라드와 마찬가지로 MLS(미국 메이저 리그 사커)에서 뛰던 램파드의 뉴욕 시티와의 계약이 만료되면서, 램파드 역시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최근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첼시가 램파드에게 코칭 스태프 혹은 팀의 앰버서더 자리를 제안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램파드가 코칭 스태프로 첼시에 복귀할 경우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모습은 리버풀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램파드는 아마도 콘테 감독의 밑에서 지도자 공부를 하는 동시에 다른 선수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전수해주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사진 출처 : Sky Sports


팀 레전드의 복귀는 팀 결속력 그리고 마케팅 면에서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온다. 첼시 입장에서는 램파드가 팀에 가져올 기대 효과의 차원에서도, 팀 레전드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도 램파드의 복귀를 고려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리버풀은 이번 주말 재개될 프리미어리그에서 사우스햄튼과의 원정 경기를 갖는다. 아담 랄라나가 스페인과의 친선 경기에서 입은 부상으로 경기 명단에서 제외될 수도 있으며 쿠티뉴와 피르미누 또한 남미까지 다녀오는 빠듯한 일정으로 인해 피로가 누적되어 있다. 리버풀이 이번 시즌 우승 경쟁에서 계속 앞장서기 위해서는 이런 상황에서도 승리를 챙길 수 있어야만 한다.

첼시 또한 아자르와 디에고 코스타가 A매치 도중 부상을 입었다는 소식으로 인해 울상 지을 뻔 했지만, 두 선수 모두 빠르게 회복하여 주말 미들즈브로 원정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첼시는 미들즈브로와의 경기 이후 토트넘과 맨체스터 시티를 연속해서 상대해야 한다. 따라서 미들즈브로를 상대로 승리를 거둬 최근의 좋았던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 출처 : The Pride Of London


리버풀과 첼시의 상승세가 A매치 기간 이후에도 계속해서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팬들의 기대가 주목되고 있다. 제라드와 램파드가 각자 고향 팀으로 돌아와 팀의 우승 경쟁에 보탬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 역시 커지고 있다. 여러모로 이번 주말 프리미어리그의 재개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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