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샥 Sep 12. 2016

손흥민과 이승우가 박지성을 넘어서려면

호샥 축글 _ 두 번째 글

지난 주말 손흥민 스토크 시티 전 두 번째 골장면

http://m.live.sports.media.daum.net/video/epl/241733/243133


지난 토요일 , 대한민국 축구 팬들은 손흥민에게 환호했다 . 손흥민은 스토크 시티와의 2016-2017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에 선발 출전하여 2골 1도움 , 공격 포인트 3개를 기록하며 토트넘 이적 이후 최고 수준의 활약을 펼쳤다 . 특히 손흥민의 두 번째 골 장면은 라운드 베스트 골에 선정돼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정말 멋진 슈팅이었다 .

지난 주말 손흥민이 빼어난 활약으로 우리의 밤잠을 설치게 했던 것 처럼 , 오랫동안 대한민국 축구 팬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던 선수가 있었다 . 대한민국 축구 팬이라면 모두가 그리워하는 선수 , ' 캡틴 박 ' 박지성이다 . 박지성은 선수 시절 아인트호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퀸즈 파크 레인저스 같은 유럽 구단에서 활약하면서 대한민국 축구 팬들의 주말 밤을 책임졌었다 .


사진 출처 : 풋볼 리스트 - 게티 이미지 코리아


손흥민은 박지성이라는 ' 과거 ' 를 그리워하는 대한민국 축구 팬들에게 주어진 소중한 ' 현재 ' 이다 . 지금은 대한민국 축구의 ' 현재 ' 라고 할 수 있는 손흥민이 아직 대한민국의 ' 미래 ' 였던 시점으로 잠시 되돌아가보자 .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을 끝으로 박지성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선수로서의 은퇴를 선언했다 . 박지성의 은퇴 이후로 , 포스트 박지성은 누구인가에 대한 논쟁이 한동안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 내 기억으로는 김보경과 손흥민이 그 중 가장 큰 지분을 차지했었고 , 나 또한 그 둘이 포스트 박지성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 그리고 벌써 박지성이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한지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 현재 등번호 7번의 국가 대표팀 유니폼의 주인은 손흥민이다 .

박지성이 대한민국 국가대표로서 나섰던 마지막 국제 대회였던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을 대비하는 평가전이었던 2010년 12월 시리아와의 경기를 통해 손흥민은 A매치 데뷔전을 가졌다 . 이후 손흥민은 카타르 아시안컵 무대를 시발점으로 국가대표팀에서 입지를 다져갔고 , 자연스레 7번 유니폼을 입으며 대한민국 축구의 ' 현재 ' 로 성장했다 .


사진 출처 : 스포츠 조선


이처럼 명실상부 대한민국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손흥민이지만 , 이 글에서는 국가대표 손흥민에게서 보여지는 아쉬운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

손흥민은 소속팀으로 돌아가기 전인 9월 1일 , 대한민국 대표팀 소속으로 중국과의 월드컵 최종 예선 1차전에 선발 출전했다 . 경기 활약상은 나쁘지 않았다 . 첫 번째 골 상황에서는 그가 찬 프리킥이 상대의 자책골로 유도 되었고 , 세번째 골 역시 그의 발 끝에서 시작되었다 . 하지만 후반 44분 그가 정우영과 교체되는 과정에서 문제의 상황이 발생했다 .

상황은 이러했다 . 정우영과 교체가 이루어지고 벤치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슈틸리케는 손흥민에게 수고했다는 의미의 악수 혹은 포옹을 건넬 준비를 하고 있었다 . 하지만 손흥민은 슈틸리케가 보는 앞에서 땅에다 발길질을 했고 , 슈틸리케를 지나 벤치 바로 앞 쪽에서 다시 한 번 물병 뚜껑을 걷어차며 자신의 교체 아웃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


사진 출처 : 일간 스포츠


비슷한 논란이 지난 6월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도 있었다 . 손흥민은 그 날 경기에서도 교체 아웃 된 이후 벤치로 돌아가 의자에 수건을 집어던지는 행동을 했다가 논란을 일으키고 본인의 행동에 대해 사과를 했던 전례가 있었다 .


손흥민의 이런 행동을 보고 전혀 논란이 될 만한 일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 그들은 대한민국 선수들도 유럽 선수들처럼 자신의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며 , 손흥민의 이런 행동은 승부욕의 적극적인 표출 일 뿐 논란이 될 만한 일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 손흥민의 이런 행동은 분명히 경솔한 행동이었고 , 앞으로는 고쳐 나가야 할 모습이다 . 좋은 경기력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욕심과 책임감은 온전히 그라운드 안에서 땀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 이미 감독의 교체 결정이 난 뒤였고 , 교체가 완료된 이후에 그가 보여준 행동은 본인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 미성숙한 행동이었다 . 그가 물병 뚜껑을 걷어찼을 때 벤치 주위에는 그의 선배 이청용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들 그리고 축구 협회 스태프들이 있었다 . 이청용도 교체 아웃 되어 벤치에 앉아있는 상황에 , 손흥민이 그런 행동을 행한 것은 분명히 무례하고 건방진 행동이었다 .

'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 ' 라는 속담이 있다 .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그 속담의 가치를 가장 잘 보여준 선수가 바로 손흥민의 선배 , 박지성이다 . 박지성 또한 승부욕이 굉장히 강했던 선수로 잘 알려져 있다 . 하지만 박지성은 단 한 번도 그의 승부욕을 교체 아웃이 된 후에 벤치 앞의 물병 뚜껑을 차는 행위로 , 수건을 집어던지는 행위로 표현한 적이 없다 . 그의 승부욕은 온전히 그라운드 안에서 폭발하였다 . 볼을 뺏기면 끝까지 다시 쫓아가 뺏어오는 열정으로 , 시종일관 그라운드 구석 구석을 쓸어 담는 활동량으로 , 그는 그라운드 내에서 그의 승부욕을 불 태웠다 .

박지성은 지금의 손흥민 보다 훨씬 더 대표팀 내에서의 영향력도 강했고 , 대표팀의 모든 선수들에게 존경을 받는 주장이었다 . 그러나 그는 그런 지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겸손한 모습을 유지했다 . 선수 생활 동안 논란거리 하나 없는 확실한 자기 관리를 보여주었다 . 그의 겸손한 자세와 철저한 자기 관리는 박지성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가 되는데에 엄청난 자양분이 되었다 .

손흥민이 박지성은 가지지 못했던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선수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 대한민국에서 손흥민처럼 폭발적인 드리블 능력 , 어느 위치에서나 슈팅을 성공시키는 능력 , 그 슈팅을 골로 연결시키는 능력을 가진 선수는 없었다 . 어린 나이에 유럽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가 확실한 재능임을 증명해준다 .

하지만 손흥민이 박지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대한민국 축구사에 또 다른 위대한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자 한다면 , 그는 박지성만의 장점을 반드시 본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 최근의 어리석은 행동들과 무례한 감정 표현을 자제하고 , 박지성의 겸손함과 자기 관리를 스스로 새겨야 한다 . 이미 충분히 증명된 손흥민의 재능에 박지성의 겸손함과 철저한 자기 관리가 더해진다면 , 손흥민이 대한민국 역대 최고 선수 반열에 오르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팀의 팬 중 하나로서 이 글을 쓰는 과정에서 박지성이 , 그리고 그의 멘탈이 얼마나 위대했는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 감상이 깊어지는 과정에서 그의 멘탈을 본받으면 더 도움이 될 것 같은 우리 선수가 한 명 더 생각 났다 .

2011년 손흥민이 대한민국 축구의 ' 미래 ' 였다면 , 2016년 대한민국 축구의 ' 미래 ' 는 대한민국 그리고 바르셀로나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이승우 이다 . 박지성을 떠올리던 와중 이승우가 생각난 이유는 그가 손흥민과 닮은 점이 많기 때문이다 .


사진 출처 : news1


이승우는 어린 나이에 스페인으로 넘어가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서 뛰고 있다 . 소속팀이 바르셀로나라는 사실만으로도 대한민국 축구 팬들은 그의 미래를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 . 백승호와 장결희 또한 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뛰고 있는 우리 선수들이지만 , 포지션이나 플레이 스타일 그리고 성적 등의 여러가지 이유로 이승우가 그들 중 가장 큰 기대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

이승우는 동일 연령대의 선수들 사이에서의 독보적인 실력 뿐만 아니라 , 타고난 스타성과 패기 넘치는 인터뷰 발언 등으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 2014 U-16 AFC 챔피언십 8강 일본전을 앞둔 시점의 한 인터뷰에서 " 일본 쯤은 가볍게 이길 수 있는 팀이다 . " 라고 말했다 . 그리고 그는 며칠 뒤 일본과의 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며 그의 말이 허풍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 하프라인 부터 단독 드리블을 통해 일본 수비수 3명을 바보로 만들고 골키퍼까지 제쳐 버리며 성공시킨 그의 두 번째 골은 충격적인 골 장면이었다 . 폭발적인 드리블로 수비수를 바보로 만드는 그의 플레이를 보고 , 우리는 손흥민의 뒤를 이을 대형 스타의 탄생이 머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


이승우 일본전 두 번째 골 장면

https://m.youtube.com/watch?v=qx9GzAAe66Y


하지만 이승우가 손흥민과 닮은 점은 플레이 스타일 뿐이 아니다 . 이승우 또한 손흥민과 비슷하게 과격한 감정 표현으로 논란을 겪은 경험이 있다 .

이승우는 2015년 수원에서 열렸던 JS컵에 대한민국 U-18 대표로 출전했다 . 대회 중 이승우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경기장 내의 광고판을 수차례 걷어차기도 했고 , 감독의 교체 사인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 이에 이승우도 이른바 ' 인성 논란 ' 에 휘말린 적이 있었다 .

이승우는 올해가 되어서야 19살이 된 어린 선수다 . 완전히 성숙하지 않을 수 있는 나이이기 때문에 그 당시에 이승우에게 쏟아졌던 ' 인성이 글러먹었다 . ' , ' 어린 놈이 싸가지가 없다 . ' 와 같은 원색적인 비난은 적절하지 않다 . 하지만 손흥민의 경우와 비슷하게 이승우 역시 그러한 행동은 무례한 행동이었고 개선해야 하는 부분임은 분명하다 .


사진 출처 : news1


이승우는 국가 대표팀의 차기 에이스로 발돋움 할 대한민국의 미래이자 희망이다 . 그가 만약 지금의 성장세에 박지성의 멘탈을 본 받아 더 성숙한 선수가 된다면 , 그는 분명히 박지성을 넘어서 대한민국 축구 팬들의 사랑을 받는 위대한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작가의 이전글 침대 축구는 전술이 아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