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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샥 Sep 19. 2016

대한민국에서도 챔피언스리그를 직접 볼 수 있다

호샥 축글 _ 세 번째 글

레알 마드리드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챔피언의 자리에 등극했던 지난 시즌의 유럽 챔피언스리그를 뒤로 하고 , 16-17 시즌의 유럽 챔피언이 되기 위한 유럽 구단들의 1년 간의 긴 항해가 다시 시작되었다 . 올해 역시 레알 마드리드 , 바르셀로나 , 바이에른 뮌헨 같은 절대 강호들이 우승 후보 1순위로 예상되고 있으며 , 폴 포그바를 떠나 보냈지만 세리에 A 최고의 공격수 이구아인을 품은 유벤투스 , 지난 시즌 준우승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이 대권에 도전하는 또 다른 팀들이다 .

유럽 챔피언스리그는 그 시즌에 유럽에서 가장 강력했던 단 한 팀을 가려내는 유럽 최고 권위의 클럽 축구 대회이다 . 그만큼 대회의 규모나 위상이 막대하고 , 경쟁력이 쟁쟁한 유럽 각국의 구단들이 출전하는 꿈의 무대이다 .

'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 직접 가서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본다면 얼마나 환상적일까 ! '
(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스타디움 : 레알 마드리드 홈 구장의 명칭 )
새벽 잠을 설치며 TV 중계를 통해서 챔피언스리그 보던 대한민국 축구 팬들 중 대부분은 이런 상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 꼭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스타디움이 아니더라도 ,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홈 구장에 직접 가서 현지 관중들과 함께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관람하는 것은 대다수 축구 팬들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일 것이다 .

하지만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유럽 대륙으로 떠나는 것은 우리들 대다수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 대신에 우리가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앞둔 상황의 스페인 축구 팬이 된다는 가정을 통해 상상 속에서 버킷 리스트를 실현해보자 .


사진 출처 : 연합 뉴스


글의 서두에서 언급 했듯이 지난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두 팀이 맞붙었다 . 이는 스페인 축구 팬들에게는 꿈 같은 매치업 이었을 것이다 .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이미 파이널 라운드라는 배경 만으로도 축구 팬들을 충분히 흥분시키는 무대이다 . 그런데 그 결승 무대에서 스페인 자국 리그를 대표하는 두 팀이 , 게다가 스페인 마드리드를 연고로 하는 지역 라이벌 두 팀이 맞붙은 것은 스페인 축구 팬들에게는 엄청난 사건이었을 것이다 . 그래서 당신을 포함한 스페인 축구 팬들은 , 결승전이 스페인이 아닌 이탈리아에서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 쥐세페 메아차 산 시로 스타디움에서 그 열광적인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 , 그리고 마드리드 더비의 현장 분위기를 체험하게 된다 .

경기장의 압도적인 분위기 , 최고 수준 선수들의 뛰어난 경기력 , 그리고 현지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 현장을 상상한 뒤라면 챔피언스리그를 직접 즐겨보고 싶다는 생각은 더욱 커졌을 것이다 . 그런데 당장 며칠 뒤면 , 대한민국에서도 챔피언스리그를 직접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혹시 알고 있는가 ?




물론 유럽 챔피언스리그는 아니다 . 우리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즐길 수 있다 . 당장 다음주 9월 28일과 다음 달 10월 19일 , 전주와 서울에서 대한민국 K리그의 대표적인 두 클럽 FC 서울과 전북현대가 16-17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의 4강 무대에서 맞붙는 모습을 직접 지켜볼 수 있다 . 박주영 , 곽태휘 , 이동국 , 김신욱과 같은 대한민국 국가대표급 선수들과 데얀 , 아드리아누 , 레오나르도 , 로페즈 같은 K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들이 올 시즌 최고의 경기가 될 이 경기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 대한민국 클럽들끼리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4강 무대에서 맞붙는 것은 , 지난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스페인 마드리드 지역 더비가 열렸던 것처럼 , 대한민국 축구 팬들의 지대한 관심을 끌어모을만한 빅 게임이다 .


사진 출처 : K리그 공식 홈페이지


이 글에서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맞붙을 K리그의 대표 클럽 ' 서울 ' 과 ' 전북 ' 의 초성을 따서 각 팀마다의 2가지 키워드를 자체적으로 정하여 , 본 경기를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배경 지식을 공유해보려 한다 . ( 이 글을 통해 이 경기를 보고 싶어진 팬들이 생겨나고 , 이 경기를 시발점으로 국내 축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팬들이 생기기를 희망해본다 . )





ㅅ : 수비
ㅇ : 아데박


2016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FC 서울 : 산둥 루넝 하이라이트

http://m.live.sports.media.daum.net/video/afccl/234808/237505


1. 수비 - 전북의 닥공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인가 ?

올 시즌 전북의 공격력은 굉장히 위력적이다 . 이름만 들어도 위협적인 선수들이 즐비해있다 . 이동국 , 에두 , 김신욱 , 레오나르도 , 로페즈 , 김보경 , 이재성 등 전 현직 국가대표 선수들과 K리그 최고의 용병들이 공격진을 책임지고 있다 . 여기에 최강희 감독 특유의 닥공 전술까지 더해진 전북의 무자비한 공격력을 막아내야만 서울은 결승 무대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


FC 서울의 황선홍 감독은 현재 서울의 수비진에 대한 고민이 많다 . 중국으로 떠난 최용수 전 FC 서울 감독의 뒤를 이어 팀의 지휘봉을 맡으면서 최용수 감독의 3백 전술에서 벗어나 4백 전술을 서울에 입혔으나 , 아직은 미완의 단계이다 . 지난 8월 28일 있었던 전북과의 K리그 클래식 홈 경기에서도 4-4-2 전술을 꺼내들었다가 김신욱의 고공 플레이와 전북의 측면 공격수들의 스피드를 수비진이 당해내지 못하면서 3:1 완패를 당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 지난 주말 있었던 제주와의 K리그 클래식 경기에서 다시 3백 전술을 시험해 본 것을 통해 전북과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앞둔 황선홍 감독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


사진 출처 : K리그 공식 홈페이지


과연 대한민국 국가대표 수비수 곽태휘와 FC 서울의 캡틴 오스마르가 주축이 될 FC 서울의 수비진이 전북의 닥공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가 아마 이 경기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


2016년 8월 28일 K리그 클래식 서울 : 전북 하이라이트

http://m.live.sports.media.daum.net/video/kl/237671/239234


2. 아데박 - 아데박 트리오의 득점이 필요하다 .

이번 시즌 FC 서울의 공격은 아데박 트리오로 설명된다 . 아드리아노 , 데얀 , 박주영을 중심으로 한 FC 서울의 공격 라인을 지칭하는 ' 아데박 ' 은 FC 서울을 넘어 이번 시즌 K리그를 대표하는 유행 단어라고 할 수 있다 .


사진 출처 : 포포투


이번 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독보적인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아드리아노 , 나이를 잊고 축구 도사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K리그의 레전드 용병 데얀 , 그리고 다시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는 박주영 . 이 세 명의 선수가 모두 선발 출전할 지 , 이 중 두 명의 선수가 투톱으로 출전할 지는 아직 모르지만 , FC 서울의 승리를 위해선 이들이 득점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 지난 8월 28일 전북과의 K리그 클래식 경기에서 서울이 성공시킨 득점은 후반 막판에 나온 아드리아노의 페널티킥 뿐이었다 . 하지만 이번 4강전에서는 아데박 트리오가 그 때보다 화끈한 득점력을 보여주어야만 FC 서울에게 승산이 있을 것이다 .

FC 서울이 전북의 닥공을 막아낼 것인지 , 아데박 트리오가 권순태가 지키는 전북의 골문를 열 수 있을지에 주목해본다면 팬들은 이 경기를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전북
ㅈ : 중앙 미드필더
ㅂ : 분위기


2016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전북 현대 : 상하이 상강 하이라이트

http://m.live.sports.media.daum.net/video/afccl/242169/243993


1 . 중앙 미드필더 - 이재성과 김보경을 주목해야 한다 .

전북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물론 ' 닥공 ' 이다 . 이동국과 김신욱 , 에두 , 로페즈 , 레오나르도로 이어지는 공격진은 K리그 최강의 공격 라인이라고 할 수 있다 . 하지만 이 공격진의 뒤에서 그들에게 양질의 패스를 공급해주는 김보경 - 이재성의 중앙 미드필더 라인 또한 주목해볼만 하다 .

잉글랜드 무대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대한민국 K리그 무대에 입성한 김보경은 현재 최고의 폼을 보여주고 있다 . 전북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국가대표팀 재 발탁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


사진 출처 : 스포츠 조선


김보경은 4-1-4-1 포메이션에서는 이재성과 함께 2선 라인에 , 4-2-3-1 포메이션에서는 장윤호나 이호의 파트너로서 3선에 위치한다 . 어느 위치에서든 김보경이 수비수 한 두명을 가볍게 제쳐내고 전진 패스를 넣어주는 모습은 전북의 경기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며 , 그의 패스는 전북 공격의 시작이 된다 .

이재성 역시 최근 컨디션이 절정에 올라있다 . 지난 이적 시장에서는 프리미어리그 진출 설이 있었을 정도로 K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으며 국가대표에도 계속해서 선발되고 있다 .


사진 출처 : K리그 공식 홈페이지


이재성은 김보경과 호흡을 맞추며 전북의 중원을 책임진다 . 이재성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은 공격과 수비를 적절하게 조절할 줄 아는 능력이다 .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며 상대의 패스를 컷팅한 뒤 빠르게 전진하여 좌우측면이나 중앙으로 패스를 전달하는 것이 전북표 역습의 시작이다 .

최강희 감독은 장윤호나 이호 같은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를 세우고 , 이재성과 김보경에게는 적극적인 공격 가담을 주문한다 . 그리고 이재성과 김보경은 최고의 호흡을 보여주며 최강희 감독의 전술 속에서 완벽하게 공존하고 있다 . 이 둘의 중원 장악력을 감상하는 것은 이번 경기를 지켜보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2 . 분위기 - 전북은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 30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 중이다 .

전북은 현재 2016 K리그 클래식에서 30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며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 팀의 상승세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까지 이어졌고 , 상하이 상강을 홈으로 불러들여 5:0 으로 압살한 경기력은 팀의 분위기를 증명해준다 .

팀의 분위기는 승패에 꽤나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요소이다 . 팀의 분위기는 선수 개개인들의 정신력을 무장시키고 , 승리하겠다는 정신력으로 무장된 개개인들이 모인 팀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 30 경기 동안 패배하지 않았던 팀이라면 더더욱 , 어떤 상황에 처한 경기라도 뒤집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최고조에 올라있을 것이다 .


사진 출처 : K리그 공식 홈페이지


지난 주말 있었던 수원 삼성과의 K리그 클래식 경기는 패배하지 않는 팀의 분위기가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알 수 있는 경기였다 . 전북은 1:0 으로 수원에게 끌려가고 있었고 , 심지어 조성환이 퇴장을 당해 10명으로 수원을 상대해야 했지만 지치지 않았다 . 계속해서 수원을 위협했고 , 결국은 레오나르도의 프리킥 한 방으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놓았고 , 30경기 무패 행진의 기록을 이어나갔다 . 그 경기를 지켜보고 있자니 전북이란 팀은 먼저 실점을 해도 절대 지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

이처럼 팀의 분위기는 승리를 향한 큰 원동력이 될 수 있다 . 전북이 FC 서울과의 4강전까지 지금의 상승세를 잘 이어나간다면 , 전북의 위력은 더욱 더 강해질 것이다 .




K리그 클래식 1위 팀과 2위 팀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결승행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 이번 시즌 전북이 서울을 상대로 3전 3승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번에도 전북이 승리 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 리그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는 다르다 . 그리고 황선홍 감독은 포항 시절 전북에 강한 면모를 보이곤 했다 . 경기의 배경 스토리나 , 선수들의 경기력이나 어느 측면에서 보아도 이번 시즌 최고의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


사진 출처 : K리그 공식 홈페이지


그 동안 K리그는 재미가 없어서 안 본다던 축구 팬들 , K리그는 수준이 떨어져서 안 본다던 축구 팬들에게 이 경기를 추천한다 . 그리고 이 경기가 끝난 후에 K리그의 재미와 수준을 다시 논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 경기가 끝나고 나면 , 당신의 버킷 리스트에는 '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직관하기 ' 가 적혀 있을지도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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