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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샥 Sep 26. 2016

슈틸리케는 융통성 있는 감독이다

호샥 축글 _ 네 번째 글

카타르와 이란과의 월드컵 최종 예선 두 경기를 책임질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명단이 오늘 아침 공개됐다 . 이번 명단이 발표되기까지 , 많은 궁금점들과 논란들이 슈틸리케 호를 향해 있었다 . 박주영의 국가대표 컴백 여부 , 좌우 풀백 문제 , 그리고 과연 이번에도 23명을 다 채우지 않을 것인가와 같은 의문점들이 슈틸리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었다 .


결과적으로 박주영의 국가대표 컴백은 무산되었고 , 홍철이 풀백 문제의 대답으로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게 되었으며 , 슈틸리케는 23명을 꽉 채운 대표팀 명단을 제출했다 .





새로운 인물이 발탁 될 필요성이 느껴졌던 자리는 석현준과 경쟁할 원톱 , 이영표와 차두리의 은퇴 이후 정체된 좌우측 풀백 , 그리고 골키퍼까지 총 세 포지션이었다 .

원톱에 대한 대답으로 슈틸리케는 김신욱 카드를 꺼냈다 . 시즌 초 컨디션 난조로 폼을 끌어올리지 못하면서 대표팀 명단에서 계속해서 제외됐었던 김신욱이지만 , 그는 최근 다시 정상 궤도에 올랐다 . 소속팀 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했으며 , 골 이외에도 2선 미드필더들과의 연계 플레이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


사진 출처 : 인터 풋볼


박주영의 컴백이나 정조국의 대표팀 발탁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 슈틸리케의 선택은 김신욱이었다 . 슈틸리케는 박주영과 정조국 보다 김신욱을 통해 얻게 되는 공격적 옵션이 더 다양하다고 판단했을 것이고 , 김신욱이 최근 보여준 경기력은 슈틸리케의 이 판단을 신뢰할 수 있게 해준다 .

지난 번 대표팀 명단에 오재석과 이용 , 단 두 명의 전문 풀백 자원을 올리며 전술적인 한계를 느꼈던 슈틸리케는 이번 대표팀 명단에서는 홍철과 정동호를 추가 발탁하며 풀백 자원 4명을 모두 발탁했다 .

홍철의 복귀는 정말 반가운 소식이다 . 오랜 기간 부상으로 인해 소속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홍철은 최근 소속팀 경기를 소화했고 안정적인 경기력을 펼치며 국가대표로 복귀했다 . 김진수 , 박주호 , 윤석영이 방황하고 있는 상황에서 홍철의 복귀는 대표팀 왼쪽 수비에 다시 안정감을 되찾아 줄 수 있을 것이다 . 그리고 홍철의 장점인 정확한 크로스는 석현준과 김신욱 이라는 장신 공격수 두 명을 보유한 대표팀에게 또 하나의 공격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사진 출처 : 에프엔


정성룡의 부상으로 인해 한 자리의 공석이 생긴 골키퍼 자리는 권순태가 차지했다 . 권순태는 진작에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어야 했던 선수다 . 권순태가 김승규와 김진현에게 밀리는 점은 나이 밖에 없다 . 기량 면에서는 전혀 밀리지 않는다 . 권순태를 3순위 골키퍼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 권순태는 충분히 국가대표팀 주전 골키퍼가 될 만한 선수이며 , 이번 카타르와 이란과의 2연전에서 출전 기회만 잡게 된다면 가장 기대해 볼 만한 선수가 바로 권순태다 .


사진 출처 : 인터 풋볼


추가적으로 , 김보경의 발탁 또한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 전북에서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는 김보경의 국가대표팀 복귀는 대표팀에게 이전 1차전과 2차전에는 없었던 또 다른 공격 카드를 제공해준다 .

개인적인 견해로 이번 대표팀에서 가장 보고 싶은 조합은 김보경 - 이재성 - 기성용 세 선수의 역삼각형 중앙 미드필더 조합이다 .



기성용이 혼자서 수비형 미드필더에 위치해 김보경과 이재성을 받쳐주게 된다면 공격에 너무 치중된 전형으로 인해 수비진에 부담이 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 하지만 대한민국을 상대하는 대부분의 아시아 팀들은 수비 라인을 완전히 내린 뒤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펼치곤 한다 . 이런 팀을 상대로 우리가 골을 넣기 위해서는 , 아예 공격적인 전술을 통해 조기에 상대의 전원 수비를 깨부술 필요가 있다 . 김보경과 이재성이 전북에서 보여줬던 활동량과 호흡으로 중원을 장악하고 , 기성용이 그 뒤에서 양질의 패스를 공급하며 경기를 조율해준다면 대한민국 표 닥공 전술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지난 시리아 전을 무승부로 마친 뒤 , 슈틸리케가 직면했던 가장 큰 논란은 ' 왜 23명을 모두 선발하지 않았는가 ? ' 라는 질문이었다 . 3명을 비워두고 20명 만을 선발한 슈틸리케의 선택은 시리아 전 경기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는 교체 카드의 부족으로 이어졌고 , 이는 결국 무승부라는 아쉬운 결과로 이어졌다 .

' 대표팀에 와도 경기는 못 뛰고 훈련만 하다가 돌아가는 선수들이 많다 . 경기에 뛰지 못할 선수들을 배려하여 뛸 수 있는 선수들만 선발하겠다 . ' 라는 말과 함께 20명의 대표팀 명단을 제출했던 슈틸리케는 시리아 전 무승부로 인해 본인의 판단에 대한 많은 비판을 받았다 .

개인적인 견해로 슈틸리케의 그런 배려는 불필요했다고 본다 . 국가대표라는 영광스러운 자리에 발탁되는 것만으로도 선수들에게는 큰 동기부여와 자극이 된다 . 게다가 대표팀의 일원으로 훈련을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선수들의 기량은 발전할 수 있다 . 대표팀을 경험하는 선수들의 폭이 다양해 질수록 대표팀은 강해진다 . 따라서 경기에 뛰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아예 발탁 조차 하지 않겠다던 슈틸리케의 배려 발언은 위험한 발언이었다 . 하지만 슈틸리케는 이번 명단 발표에서 자신의 지난 판단 실수에 대해 완전히 인정하고 그 부분을 보완했다 .



여러모로 이번 대표팀 명단 발표는 완벽했다 . 현재 기량으로 판단해보면 뽑혀야 할 선수들은 모두 뽑혔고 , 슈틸리케는 시리아 전 이후 있었던 논란에 대해 깔끔하게 사과하고 보완했다 .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대표팀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이렇게 정확히 피드백을 내놓았던 감독이 있었나 싶다 .


사진 출처 : NEWSIS


슈틸리케는 대다수의 이전 국가대표팀 감독들과는 다르게 여론의 비판을 수용하고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며 고집을 부리지 않는다 . 슈틸리케는 스스로 융통성 있는 감독임을 증명했고 , 그의 증명은 우리로 하여금 다시 한 번 그의 항해를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


사진 출처 : 엑스포츠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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