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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샥 Oct 01. 2016

더 이상 올드 트래포드에 루니를 위한 자리는 없다

호샥 축글 _ 다섯 번째 글

" 호골메드루축 : 호날두는 골을 넣고 메시는 드리블을 하고 루니는 축구를 한다 . "

한 때 인터넷 상에서 유행했던 문장이다 . 호날두와 메시는 각각 골과 드리블에만 특화되어 있지만 루니는 축구라는 종목 그 자체를 잘 한다는 뜻이다 . 물론 호날두와 메시가 범접할 수 없는 신계에 접어들기 이전에 나왔던 이야기이다 .

엉뚱한 주장이였지만 당시에는 고개를 끄덕였던 팬들도 있었다 . 퍼거슨이 올드 트래포드를 지키고 있던 그 시절의 루니는 정말 축구를 잘 했기 때문이다 . 공격수로서 골만 넣었던 것이 아니라 팀의 공격을 주도했던 루니의 모습에 ' 호골메드루축 ' 이라는 말이 등장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


사진 출처 : 에프엔


하지만 최근의 루니는 축구 팬들로 하여금 ' 저 루니가 정말 그 때 그 루니가 맞는가 ? ' 라는 의심을 품게 하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 최근의 루니는 팀의 공격 템포에 전혀 따라가지 못 하고 패스미스를 연발하는 모습으로 맨유의 부진의 원흉으로 꼽히고 있다 .

사실 루니의 부진이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다 . 루니의 기량은 몇 년 전부터 내리막길을 타고 있었다 . 그럼에도 최근 맨유의 전체적인 부진에 대한 비난이 루니에게만 집중된 이유는 무엇일까 .






퍼거슨이 은퇴한 뒤 과도기를 거치며 실패를 계속했던 맨유는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대대적인 개혁을 실시했다 . 새 감독으로 무리뉴를 데려왔고 포그바 , 이브라히모비치 , 므키타리안 , 바이를 영입하며 이적 시장에서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다 .

이런 천문학적인 지출은 새 시즌에 대한 팬들의 기대를 불러 일으켰다 . 스페셜한 감독과 월드 클래스 급 선수들의 영입은 맨유 팬들에게 다시 한 번 영광의 시기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심어주었다 . 새로운 얼굴들이 합류한 새로운 출발이었기에 팬들은 기대감을 갖고 경기를 지켜보았다 . 그러나 오히려 그들의 눈에 띈 건 정체된 루니의 모습이었다 .

선수단이 전체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에 지난 시즌과 그 이전 시즌에서의 루니 개인의 부진은 티가 많이 나지 않았다 . 하지만 대대적인 개혁으로 기대가 집중된 새로운 팀 안에서의 루니 개인의 부진은 눈에 띄지 않을 수 없었다 .

루니의 하락한 경기력은 맨유가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서도 계속해서 부진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포착됐고 , 루니는 모든 비난을 독식하게 되었다 . 맨체스터의 상징이던 루니가 이런 처지로 내려앉은 것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실력에 따라 내쳐지기도 하는 것이 냉정한 프로 세계의 현실이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50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주고 포그바를 데려왔다 . 포그바는 1500억의 잠재력을 가진 선수이기 때문에 맨유는 포그바의 능력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전술을 사용해야 한다 . 그러기 위해서 무리뉴는 루니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시키고 포그바에게 보다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 . 시즌 초반에는 루니를 계속해서 선발로 기용하는 고집을 부렸던 무리뉴도 최근에는 점차 루니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시키고 있다 .

당장의 경쟁 선수들의 기량을 보거나 혹은 더 먼 미래를 보더라도 루니에게 많은 기회가 제공돼야 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 이제는 루니가 스스로 선택해야 할 타이밍이다 . 맨유 내에서 줄어든 자신의 입지를 인정하고 후보 선수로서 팀에 도움을 주는 것에 만족하거나 , 그를 필요로 하는 새로운 팀을 알아봐야 할 것이다 . 하지만 전자를 선택하게 된다면 루니는 주급 삭감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 팀의 레전드 선수라는 이유로 , 후보 선수를 위해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높은 주급을 제공해야 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

루니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서로에게 가장 좋을 방법은 루니가 그의 잉글랜드 국가대표 선배들 제라드와 램파드의 길을 따르는 것이라 생각된다 .

제라드와 램파드는 각각 리버풀과 첼시의 레전드지만 지금은 둘 다 미국에서 뛰고 있다 . 제라드와 램파드 모두 루니와 비슷한 고민을 겪었다 . 나이가 들어가면서 기량은 점차 떨어졌고 그들의 소속팀은 더 큰 성공을 위해 어리고 뛰어난 선수들을 영입했다 . 당연히 그들의 입지는 줄어들 수 밖에 없었고 , 그들은 출전을 위해 팀을 떠나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 제라드와 램파드는 각각 LA 갤럭시와 뉴욕 시티로 이적했고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고 있으며 꽤나 괜찮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


사진 출처 : 미러
제라드 : 20경기 3골 11어시스트
램파드 : 18경기 12골 1도움
- 2016년 10월 1일 기준


실제로 미국의 여러 구단들이 맨유에서 입지를 잃은 루니에게 러브 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이에 루니 역시 본인의 거취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하는 시점이다 .






루니가 맨체스터의 상징이자 역사적인 인물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 하지만 그 사실이 맨유가 루니의 부진을 계속해서 기다려줘야 하는 명분이 될 수는 없다 .


사진 출처 : 에프엔


기적적으로 루니의 기량이 다시 정상에 오르지 않는 한 , 루니와 맨유가 서로를 놓아주어야 하는 시간이 왔다 . 맨유는 팀의 리빌딩과 성공을 위해 루니보다 기량이 뛰어난 다른 선수들을 중용해야 하며 , 루니는 경기에 꾸준히 출전하고 싶은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는 새로운 팀을 알아보아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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