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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젤라푸 Mar 23. 2020

주머니 속 송곳 같은 중형SUV,푸조 3008 GT라인

믿을 수 있는 든든한 친구 같은 중형 SUV 3008 GT-Line 시승

힘들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친구, 어려운 상황에서 가장 든든한 도움이 되는 친구. 

이런 친구 한 명은 있으신가요? 이런 상황에서 떠오르는 친구가 있고, 도움을 줄 믿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그런 사람은 복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친구를 자동차로 생각할 때, 장거리와 장시간 운전으로 힘든 운전을 해야할 때 떠오르는 자동차, 먼 길을 다녀올 때 부담없이 탈 수 있는 자동차. ㅂ

이런 자동차를 가진 오너가 있다면 어떤 슈퍼카를 가진 오너가 부럽지 않은 든든한 마음이 들 것이라 생각된다. 내 차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차라고 생각하지만, 다양한 자동차를 시승할 수 있는 입장에서는 다양한 브랜드의 모델 중에서 장거리/장시간 운전을 할 때면 떠오르는 브랜드가 있다. 

그 브랜드의 어떤 모델도 좋지만, 내가 움직여야 하는 상황과 함께 이동하는 명수에 따라 특정 모델이 떠오르곤 한다. 

개인적으로 나에게 이런 존재는 푸조 브랜드이다. 푸조 브랜드의 자동차들은 나에게 항상 든든한 친구이자 믿을 수 있는 친구와 같은 존재이다. 

장거리 시승할 때의 기준점은 푸조 브랜드의 모델을 기준으로 어떤 점이 더 편안하고, 조용하고, 연비가 어떤 지를 평가하는 정확한 기준점이 된다.

푸조는 세계에서 2번째로 오래된 자동차 역사를 가진 브랜드이다. 200년이 넘는 시간동안 자동차에 대한 애정으로 세계 최초의 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다양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많은 베스트셀링 모델을 생산한 브랜드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나와 같은 든든한 친구로 생각하는 소비자는 그렇게 많지 않은 현실이다. 유럽시장 중심의 모델을 생산하면서 글로벌 트렌드에 2% 부족한 디자인과 세계 최고의 디젤 기술이 반대로 보이지 않는 암초가 되곤 했다. 

이런 국내 분위기와는 별개로 유럽에서는 최근 7년 사이 3번이나 유럽 올해의 자동차에 선정될 정도로 뛰어난 기술력과 상품성을 가진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2014년 308, 2017년 3008, 2020년 208)

개인적으로는 푸조의 소형 해치백을 사랑한다. 세컨카로 진지한 고민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족이 늘어나면서 해치백 모델은 나에게 사치(?) 같은 존재가 됐다. 

이런 부분에서 푸조 3008 SUV와 푸조 5008 SUV는 나를 흔드는 모델였고, 시승할 때마다 갈등과 고민되게 하는 모델였다. 물론 아이가 3명이 되면서, 조금 더 넉넉한 모델을 고민하게 됐지만...

장거리 이동(서울-함양)이 계획된 시기에 운좋게 너무도 든든한 친구와 같은 푸조 3008 SUV를 시승할 기회가 생겼다. 

솔직히 푸조 3008 SUV는 유럽 올해의 차로 선정된 2017년 5월에 시승을 하고, 더 만날 기회가 없어 상상속에 이상적인 SUV로 잡은 모델였다. 

심리적으로 든든하고 너무 좋은 차라고 생각하는 푸조 3008 SUV를 서울에서 함양을 찍고 서울로 돌아오는 약 600km를 시승하면서 상상속에 자리잡은 이상적인 SUV로 자리잡은 내 이미지가 맞는 지 확인하고 싶었다. 

추억속에 옛사랑과 첫사랑은 만나지 않고 상상속에 두라고 했지만 만나고 싶은 마음을 어쩌랴. 현재의 더 멋지고 아름다운 친구가 있다 하여도 내 마음속을 흔드는 존재인 것을.....서두가 너무 길고 거창했다. 짧고 굵게 경험한 시승을 풀어보겠다.

이번에 시승한 NEW 푸조 3008 GT-LIne은 푸조 GT만의 스피릿(SPIRIT)을 적극 반영해 GT 모델 특유의 스포티함과 프리미엄 감성을 극대화한 디자인을 갖췄다. 벨포르 라이언에 집착하던 푸조의 디자인이 혁신적으로 바뀌며, 과거 표현하던 사자와는 다른 형상으로 트렌디함을 잡은 모델이다. 

자주 시승했던 5008 모델과는 큰 차이가 없어 외모에서 오는 설레임은 적었지만,SUV 특유의 강인함을 살리는 그릴과 헤드램프로 강렬해진 전면디자인은 확실히 매력적였다. 특히, 격자무늬 위로 독특한 크롬패턴이 조화된 프론트 그릴은 역동적인 에너지를 품기며 장거리 운전을 걱정말라는 표정같다면 너무 막상일까?ㅋ

옆라인은 균형잡힌 차체비율로 스포티함과 세련됨을 동시에 갖췄다. 개인적으로 개성적인 디자인을 좋아하는 편이라 푸조의 특색있는 디자인과 아이덴티티 가득한 스타일은 확실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상대적으로 밋밋한 디자인을 하고 있는 경쟁모델 폭스바겐 티구안보다는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하는 디자인언어가 맘에 든다.

인테리어는 한 마디로 운전자를 위한 개별공간과 동승자를 위한 탑승공간이 조화를 이루지만, 독립된 느낌이 강하다. 이런 느낌이 드는 이유는 3008 SUV를 호평하는 가장 큰 이유인 미래 지향적이고 인체공학적으로 발전한 2세대아이-콕핏(i-Cockpit®) 시스템때문이다. 

운전자를 가볍게 감싸안은 듯한 운전석의 시트 환경과 계기판의 정보를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설계된 스티어링 휠, 운전의 재미를 극대화할 수 있는 패들시프트는 운전자를 즐겁게 한다. 

그리고, 푸조가 지향하는 프리미엄 제너럴리스트(Premium generalist)에 어울리는 동급 경쟁모델에 비해 우수한 품질의 소재와 고급스러운 마감 처리가 SUV 이상의 가치를 전한다. 

특히, 시트와 대시보드, 도어트림 패널 등을 고급스럽고 스포티한 이미지로 만들고, 알칸타라 소재와 새틴 소재를 적절하게 사용한 인테리어는 편안하고 아늑한 감성 포인트를 충족한다.

개인적으로 푸조 인테리어의 완성은 그 어떤 모델보다 뛰어난 개방감을 선사하는 파노라믹 글래스루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3008 SUV부터 개폐가능한 전동식으로 적용돼 탑승자에게 시원함과 개방감을 선사한다는 점은 푸조의 가치를 한단계 올렸다고 생각된다. 

푸조의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5008과 큰 차이가 없지만, 차체 비율의 작은 차이가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고 상상속의 첫사랑과 큰 차이가 없다고 해야할까?? 만족스러웠다.

가장 중요한 든든한 친구라고 생각했던 푸조 3008의 퍼포먼스는 과연 어떨까? 기대감과 걱정이 들었다.

그 이유는 최근에 시승했던 508 SW가 생각보다 고속에서 노면소음이 크게 느껴졌고, 풍절음이 있어서 고속주행의 달리는 성능과 주행감을 반감했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508 SW의 노면소음은 508의 디자인 변화가 큰 이유였지만, 전고가 높은 3008 SUV도 비슷한 상황이면 외모 변화는 적지만, 성격이 너무도 변해버린 친구를 만난 기분이 들어 실망할까 살짝 걱정이 됐다.

다행히도 우려했던 부분은 운전 1시간 정도하면서 걱정한 내용을 잊을 정도로 문제가 느껴지지 않았다. 효율과 퍼포먼스를 절묘하게 조화한 '도심 반, 아웃도어 반' 색깔을 가진 맛깔나는 SUV였다.

도심형 SUV라는 불리는 많은 모델들이 도심과 고속, 그리고 오프로드 색깔을 어느 수준까지 맞출까 고민하다 SUV 본연의 색을 지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하지만, 푸조 3008 SUV는 구비구비 코너가 많고 비포장도로가 많은 유럽도로에 최적화된 모델을 생산하던 브랜드 푸조답게 넓은 들판에서는 거칠 것 없는 매력을 발산하며 포효하는 SUV였다.

푸조 3008 GT-Line은 일상에서는 세련되고 편안한 주행으로 연비 운전이 가능하고, 필요 시 운전자의 의도에 따라 다이내믹하고 익사이팅한 드라이빙을 지원하도록 설계된 모델이란 걸 느낄 수 있었다. 

연비 운전을 하면 18km/L 이상은 어렵지 않았다. 고속 주행이 가능한 추월차선에서 달리는 성능을 확인한 결과는 130km/h 정도까지는 부담없이 치고 달렸다. 

추월 후에 속도를 천천히 줄이면서 차선변경하는 것도 쉬워, 푸조의 코너링 DNA도 그대로 보유한 모델였다. 운전이 확실히 재미있고 고속에서 믿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모델은 확실했다. 

단지 차선 라인을 잡아주며 안전을 책임지는 차선이탈 방지시스템이 적극적으로 운전 개입을 해 운전의 재미는 약간 줄어들었다. 

대신에 돌아오는 길에는 피곤한 내 몸의 든든한 안전장치가 되어 거리알람 시스템 및 운전자주의 알람시스템 등과 함께 도로위의 정보와 경고로 안전운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야간 운전을 해야 상황였는데, 운전조건과 상대방 차량의 근접 정도에 따라 헤드램프를 풀빔으로 조절해 운전자 눈의 피로를 줄여 안전을 높여주는  스마트빔 어시스트(Smartbeam Assist)는 지방 국도를 지나는 동안에 라이트를 조절하는 번거로움을 줄여줘 너무도 편했다. 

특히, 운전이 미숙한 초보들은 본인의 안전만 고려한 나머지 상향등으로 반대차선의 차량에 눈침과 앞차의 미러 공격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스마트빔 어시스트는 주변 상황을 정말 빠르게 판단하여 헤드램프 높이를 조절해 매너운전자로 만들어 줄 것으로 보인다. 

푸조 3008 모델은 안전과 편의를 고려한 첨단운전자 보조시스템(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ADAS)이 선택이 아닌 기본 장착이라는 점도 경쟁모델과 큰 차이인데, 소비자들은 알랑가 모르겠다.ㅎ

오랜만에 운전해본 3008 SUV는 상상했던 모습 그대로였다. 혼자만의 착각으로 존재를 더 부풀려 생각하는 건 아닐까 걱정했던 내 자신이 오히려 오버였다. 

2017년 유럽 올해의 자동차에 선정되고, 많은 전문가들이 호평을 했던 모델이라는 점을 시승하면서 몸으로 다시 한번 느끼고 기억하게 된 시승였다. 

독일브랜드 SUV와 미국 SUV와는 확실히 다른 색깔과 방향성을 가진 모델였지만, 그 다름이 푸조만의 색깔이고 프리미엄 제너럴리스트(Premium generalist)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충족하는 모델였다. 

그 진가를 한국 소비자들이 모르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지만, 반대로 오너 입장에서는 그 희소성이 사랑스러울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아이러니한 생각도 든다. 매니아층이 두터웠던 대표적인 브랜드가 푸조였기에.....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든든하고 믿을 수 있는 내 친구의 진가를 한국 시장의 소비자들도 알아서 조금 더 퍼블릭한 브랜드로 자리잡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능력있는 친구이기에 언젠가는 주머니 속 송곳처럼 우뚝 솟아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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