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홀러]14편, 새해가 지나고 투잡

하루에 2가지 일을 한다는 것

by 투잡남

다윈에는 몇 개의 일식집이 있다. 대부분의 많은 워홀러들은 나처럼 지원서를 제출했었다. 당연히 퇴짜맞기 일쑤였다. 아무래도 일식집에서는 일할가능성이 나에게는 없는거였나 싶었다. 그러다 우연히 한 일식집의 쉐프님의 번호를 알게 됐고 한국에서 김밥을 만들다 왔으므로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문자를 날렸지만 역시나 답장은 없었다.


그 이후 한 동안 피들러스에서 열심히 설거지 하며 잘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피들러스에서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줄기 시작했다. 2015년을 맞이하는 연말이 지나고 나니 사람들의 주머니가 홀쭉해질 탓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다윈이 날씨가 동남아와 비슷해서 우기시즌이 매년 년초즈음에 돌아온다. 그래서 비가 엄청내리는 날이 늘어났었다. 당연히 이에 따른 손님이 감소했고 식당에서 일하는 시간도 줄고 일의 강도도 조금 약해졌었다. 하루 10시간 이상씩 일을 하다가 5-6시간으로 줄어드니 들어오는 수입도 당연히 적었다.


그냥 그렇게 살고 있었는데 2015년을 맞이하고 열흘즈음 지났을까. 문자를 넣어 두었던 고스시의 쉐프님으로부터 연락이 닿았다. 어차피 오전에는 일이 없었으므로 무조건 가겠다고 했다. 오후 3시부터 피들러스에서 일을 시작하니 그전까지만 어떻게든 일찍 끝나면 일을 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그 다음날이 되어 하루동안 일을 했는데 그래도 그럭저럭 만들어 내니 한동안 일을 하라는 것이 아니던가. 그렇게 평생 투잡을 해본적 없는 내게 투잡이 생겼다. 하루 15시간을 미친듯이 일을하는 시기를 보내게 됐다. 그런데 15시간씩 일한다는 의미가 어떤 의미인지 일을 하면서 깨닫게 됐다. 확실히 일하는 시간이 길어서 통장에 꽂히는 액수도 컸다.


일주일만 일하더라도 한국에서 일하는 한달치 알바비용이 나오니 팔이 부을정도로 아파도 견딜 수 있었다. 힘이 들어서 몸무게도 줄어 들었다. 지금은 가장 무거운 몸무게를 찍고 있는 중인데 그 당시에는 56kg를 넘지 않았다. 일을 하면 할수록 에너지가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20150116_214508.jpg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다윈시내에서 에너지를 충족해주는 가루를 사다가 마시기 시작했다. 에너지가 부족하니 일을 할 수가 없고 몸이 지치는 것을 쉽사리 느꼈다. 여행을 하기 위해서라면 어떻게든 버티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했다. 그놈의 배낭여행이 뭐길래 나는 그토록 그 좋은 곳에서(?) 일을 했던 것일까... 라고 요새는 되내일때가 가끔씩 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에메랄드 빛깔 통영, 낙곱새 부산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