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만났던 짧은 인연이 있다. 정말 짧았다. 딱 2주였나 보고 나서 헤어졌던 그런 인연. 왠지 그 느낌이 강렬했을까... 블로그를 뒤적거려보니 역시나 열심히 블로그를 운영중인 그런 사람이었다. 생각보다 재밌게 자신만의 스타일로 글들을 정리해놨다는 생각이 들기도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그 사람에 대한 생각은 내 머리속에서 지워져 있었다. 금세 친해진것도 아니었고 그냥 보고 지나간 사람이라 별 신경을 쓰지 않은 탓이었다.
그러다 오늘 유투브에 들어가서 소소하게 체크하거나 검색 중이었는데 익숙한 이름과 아이디의 채널을 발견했다. 내가 아는 그사람이었다. 구독자수가 훌쩍 2만을 넘기고 있었고 열심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중이었다.2만을 넘기고 있는 그사람의 채널을 보고 있자니... 솔직히 부러웠고 내 채널이 참 비루해 보였다.
이제 고작 3개월 정도 됐고... 구독자가 100명이 채 안되는 내 채널을 보면서 슬펐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루트를 선택했고 나도 나름 워홀을 하면서 열심히 움직이면서 성공했다고 자부했었다. 그러다 서로 다른 길을 택했었는데 어느 시점에서 만나보니 격차가 벌어진 느낌이었다. 나도 내 하루를 열심히 살지 않은 적이 없었는데... 난 어쩌다 이모양 이꼴이 된걸까?라고 스스로의 자존감이 투두둑 부스러지는 기분이었다.
유투브 채널도 그렇고 컨테츠도 그렇고 이것저것 공통분모가 많은걸 보고 나니 더 구슬퍼진 탓이었다.
급작스럽게 우울해져서 '나는 유투버다'카페에 글을 남기려고 했었다. 하소연을 하고 싶었다. '내 채널은 왜 이모양인지... 갈아 엎어야 하는 것인지... '라고 말이다. 글을 쓰고자 10분 정도 카페 게시판에 쓰다 보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지금 내가 뭐하는거지?'싶더라. 카페 게시판에 내 하소연을 올린다고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과 더 이상 비교를 해봐야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냥 나는 나다. 누가 구독자수가 몇 만이건 몇 십만이건... 상관없이 일단 선택한 방향의 끝에 서봐야 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이 들었다. 다시 찬찬히 들여다 보니 나는 고작 이제 시작한 지 3개월이 되었을 뿐이다. 내가 찾아낸 채널의 주인은 현재 거진 1년이 다되어가는 유투버다. 당연히 차이가 나는게 정상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경쟁할 채널이 아니기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도 얻었다. 나는 내가 가기로 결심한 길 위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 낮에는 하브루타 강사로 저녁에는 컨텐츠 제작자로 강사로 활동하면서 나에게 주신 삶을 충분히 누리면 된다.
결국 누군가와 나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자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일단 생김새도 서로 너무 다르고 선택한 길의 방향성도 다르다. 게다가 내가 그 사람의 삶을 사는 것도 아니다. 나는 내 삶을 살면 그 뿐이다. 비교해봤자 자괴감만 생긴다. 아무 이득도 없고 소득도 없는 짓이다. 차라리 내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계속해서 도전하고 있는지 기록하고 남기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다.
어떤 플랫폼에서 컨텐츠들을 만들던지 일을 하던지 어디에 있던지 우리는 서로를 비교하는 습성을 갖는다. 그러나 비교하는 것은 쥐약이다. 독약이다. 굳이 비교할꺼라면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는 것이 더 유익할 것이다. 혹시나 내 글을 보는 누군가가 유투버를 꿈꾸면서 삶을 살고자 한다면 부디 누군가와 비교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