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가장 즐겁게 써야 할 일기 조차도 아이들에게 하나의 과제로 만들어 버렸다. 자신에 대해 가장 잘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를 채점하는용으로 하나의 검사하기 위한 도구로 만들어 버린 탓에 일기를 써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리고 일기를 과제로 만들어 버린 탓에 본인의 진심을 담아서 글을 쓸 수가 없게 되어 버렸다. 한 번 생각해보자. 만일 오늘 기분이 별로였거나 나만 알고 싶은 비밀이 있는데 나의 비밀을 일기에 고스란히 적었다가는 아무리 스승이라고는 해도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 아이들은 일기를 자유롭게 적고 싶어도 자유롭게 적을 수가 없는 것이다. 애초에 일기쓰기와 같은 글쓰기 자체를 숙제와 시험 그리고 대입을 위한 하나의 수행과제로 만들어 버린 어른들의 탓이 크다 할 수 있겠다.
이 뿐만 아니라 기행문, 희극, 카피라이팅 혹은 단순한 한 문장의 글쓰기 조차도 자율성을 제한해 버리니 아이들이 "글쓰기"와 "독서"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책을 읽는 것이 "너를 위한 것이다"라고 말하기 이전에 왜 책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 어떤점들이 구체적으로 좋은지 말해주는 사람이 전무한 실정이다. 그러니 아이들이 중학생을 지나고 고3을 지나 20살이 넘으면 책과는 담장을 쌓는 것이다. "책읽기"의 활동이 가장 행복한 취미생활이자 삶의 원동력이 되어야 하는데 반대로 가장 싫은 것이 되어 버리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잘못된 출발점에 서있는 어른들의 관점에서 아이들의 삶을 컨트롤하려는 욕심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 욕심으로 인해 급변하는 세상의 파도위에 올라타는 것이 아니라 파도에 잠겨버리고 있다. 우리의 사회는 저출산, 초고령화, 4차 산업 등등 우리가 알고 있던 모든 것들이 뒤죽박죽 얽히고 섥히고 이리 바뀌고 저리 바뀌고 있는데 변화에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휩쓸려 버리는 것이다.
나는 급변화하는 사회에서 우리가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한가지라고 본다. 통찰력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책으로부터 교훈을 얻고 소설 속의 인물들의 특징을 파악하여 사람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아무리 세상과 사회가 변해도 사람의 근본적인 것들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전에 있던 것들은 지금도 있고 지금 있던 것들은 이전에도 있었다'는 솔로몬의 지혜로운 이야기처럼 모든 것은 형태만 다를 뿐 반복되는 것이다. 그러니 책을 읽은 이들은 이 다음에 어떤 일들이 있을지에 대한 이해가 생기고 글을 쓰면서 가지가 뻗어나와 새로운 컨텐츠를 만들어 낼 수가 있는 것이다. 새롭게 만들어진것들을 다듬고 형태를 바꾸어 생성하는 것이 바로 작품이 되고 쌓이게 되면 하나의 문화로 컨텐츠로 나타나게 된다.
'독서'와 '글쓰기'가 삶에 있어서 풍요로움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 우리가 말하는 성공의 기초적인 몸통이 된다는 사실을 우리 어른중에 깨우친 사람이 몇 되지 않는 것이 우리가 처한 사회적 현실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 뛰어난 한글을 가지고도 좋은 글을 쓰고도 노벨문학상을 받는 사람이 한명도 나오지 못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아이들에게 글쓰기에 대한 자유로움을 선사하자. 학교에 제출하기 위한 일기를 쓰게끔 만들지 말자.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나라 학교교육은 대실패다. 성공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 개성을 제거하고 같은 생각을 하도록 만든 하나의 공장과도 같다.) 가장 즐겁고 행복해야할 독서와 글쓰기가 아이들에게는 끔찍한 놀이가 되어 버린 것이다. 고로 나는 아이들이 즐거운 독서와 글쓰기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친구이자 코치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