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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잡남 Mar 17. 2019

자연이 가져다 주는 극한의 아름다움

비밀의 화원


살면서 겪게 되는 이상한 일 가운데 하나는 어쩌다 한 번씩

자기가 영원히, 영원히 살 수 있으리라고 믿을 때가 있다는 것이다.

가끔 포근하면서도 장엄한 새벽녁에 일어나 밖으로 나가 보라.


그리고 홀로 서서 고개를 한껏 뒤로 젖히고 하늘 저 높이 올려다보라.

희끄무레한 하늘이 서서히 붉게 물들면서 전에는 몰랐던

기적 같은 일들이 펼쳐지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러다가 동녘 하늘이 밝아 오면 절로 고함이 터져 나오면서

수백만 년 동안 아침마다 어김없이 일어나고 있는 일,

바로 해가 떠오른다는 놀랍고도 변치 않는 웅장함에

심장이 멎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 순간 사람들은 잠시 동안 자기가 영원히 살 거라고 생각한다.

해질 무렵 숲 속에 홀로 서 있는데, 나뭇가지 틈새로 파고드는

신비하고 그윽한 황금빛 정적이 잘 알아들을 수 없는 뭔가를

계속 천천히 말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그런 생각이 든다.


어쩌다 수백만 개의 별이 말 없이 지켜보는

광할하고 검푸른 밤하늘을 대할 때도 그런 생각이 든다.

멀리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음악소리에도 그런 생각이 든다.

어쩌다 누군가의 눈을 들여다보았을 때도 그런 생각이 든다.





1. 새벽에 맞이하는 그 푸르스름



요새는 미세먼지가 많기도 하고 공기가 탁해서 아침에 맞이하는 특유의 차가움을

느끼기는 참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비가 내리면 새벽에 느끼게 되는

푸르스름을 맞이할 수 있을 때가 있다.


새가 짹짹거리고 이슬이 풀잎에 맺혀 있는 완연한 새벽에는

새로 시작하는 듯 하면서도 그대로 멈추어 있는 기분을 느낄 때가 있다.

그 순간에 우리는 영원히 살아갈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2.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잔디밭 위에서



한국에 들어와서는 잔디밭에 누워 있지 못하지만 여행을 다닐 때에는

잔디밭에 누워서 하늘을 많이 바라 보았었다. 그냥 넓게 펼쳐진 잔디밭에서 밥을 먹고 난 뒤

배를 두들기며 뻥 뚫린 하늘을 바라보면서 시간이 흘러가지 않기를 소원했었다.


그마만큼 그 시간이 참 나에게 있어서 행복감을 느끼도록 해주었었다.

그 순간만큼은 자유로운 영혼임을 일깨워주고 나로 하여금 마음의 자유를 만끽하도록 도와주었었다.




대한민국 사회는 하늘을 좀처럼 바라볼 여유가 전혀 없다.

미세먼지가 없을 때에도 하늘을 볼 시간이 없었고 미세먼지가 잔뜩 낀 지금도 하늘을 볼 시간이 없이 살아간다.

어쩌면 하늘에 미세먼지가 껴서 하늘을 볼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 속에 미세먼지가 생겨서 하늘을 볼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싶다.



가끔은 하늘을 올려다 보기를... 가끔은 식물을 보면서 영원을 맛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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