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평성 다윈이라는 곳이 존재하는지 전혀 몰랐다. 호주워홀에 한참을 관심을 기울이다 다윈이라는 곳에서 자금을 벌어들인 세계여행가의 블로그를 접하게 되었다. 후에도 몇몇 사람들이 다윈이라는 곳에서 여행자금을 준비한 사실들을 여기저기서 접하게 되었다. 그렇게 나의 목적지는 호주의 최 북단. 다윈으로 결정 되어졌다.
여행을 위한 삶을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될 수 있는한 나를 알지 못하는 동네에서 기거하고 싶었다. 사촌형이 멜번이라는 지역에서 오랫동안 영주권자로 머물고 계셨지만
멜번지역 자체가 물가는 높고 시급은 저렴했다. 반대로 다윈은 물가가 높기는 하지만 그에 걸맞는 시급을 대부분의 가게들이 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는 사람이 한명도 없는 곳이었지만 어떻게든 부딪히고 잡초처럼 살아남는다면 승산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도 너무 정보가 적었다. 비행기를 한 두번 탔었던 것도 아닌데 비행기 좌석이 그렇게 불편할꺼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싱가폴 야간 비행을 타고 다윈에 도착하고나니 새벽 4시. 셔틀이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호주에서의 첫날밤은 노숙이었다. 베개도 없고 가방만 딸랑 있던 상황이라... 그나마 침낭이 있긴 했으나 무용지물. 그냥 얼른 아침이 오길 바랬다.
오전 10시쯤... 됐을까. 셔틀버스표를 판매할 것 같이 생겼던 부스에는 사람의 인적이 없다. 어떻게든 일단은 시내 중심부를 가기 위해 옆에 있던 일본인 친구들과 함께 택시를 잡아 탔다. 나의 호주 생활은 시작부터 다이나믹했다.
처음으로 도착하고 사먹었던 빅맥은 한국에서 먹었던 그맛이었지만 당연히 가격은 그렇지 못했다. 세트가격만 10불. 당시 환율 1300원. 눈물을 머금고 배를 간신히 채웠다. 가지고 온 돈이 많지 않았던 잡초 인생의 서막이 그렇게 열리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다윈이라는 곳이 엄청나게 습하고 더운 곳임을 몰랐었다. 도시 중심부에 도착하니 타들어가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연평균 33도를 유지하는 동네로 동남아만큼 혹은 그 이상 더운 곳이다. 그렇게 더운 곳에서 나는 어디로 가야할 지 사실 굉장히 막막했다. 나름대로 보고 왔던 블로그들이 있어서 게스트 하우스에 묵었지만 일자리가 있을 것 같았던 게시판은 휑했다. 그리고 방세가 무지막지하게 비쌌다. 1박에 36불. 열흘만 지나더라도 거지가 될 것이 자명했다. 도착하자마자 내 안에 자리잡았던 감정은 황당함과 걱정스러움이었다. 그렇지만...! 다시 나는 마음을 고쳐 먹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 남겠다.
낯선 곳에서 사실상 외국인 노동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그다지 녹록치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나 영어못하는 동양인 남자라면 더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편견일 수 있음을 호주라는 곳에서 지내면서 철저히 깨달았다. 편견에 사로잡혀 살다보니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들이 얼마나 유용한 지 혹은 내가 가지고 있는 감정들이 얼마나 소중한 지 모르고 지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기도 했었다는 것과 노력하는 만큼 도전하는 만큼 성공할 수 있음에도 쉽게 좌절했던 것이다. 그 모든 것들은 내 주변에서 우리 주변에서 만들어지는 '참조틀'의 썩은 결과물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