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라는 동네는 만일 일이 없다면 생각이상으로 먹고살기가 만만치 않은 동네다. 우선적으로 외식한다고 했을 때 가장 저렴한 음식이 빅맥 10불이다. 평균가가 15불인 나라의 도시 중에서 다윈은 물가가 비싸기로 소문난 곳이다. 그마만큼 임금이 높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나는 호주에 있는 동안 남들 눈치 볼 시간이 없었다. 꾸미고 다니거나 멋진 호주라이프를 꿈꾸러 온 것도 아니었고 당장 하루 끼니를 때울 수 있을 지 고민해야만 했기 땜문이다.
나는 하루를 연명하기 위해 특단의 조취를 취하기로 했다. 당시 식빵 한줄에 70센트.
(우리나라돈으로 천원쯤한다. ) 콜스와 울월스에서 한국라면을 판매했다. 이때까지만해도 한국 식품점이 시티내에 없어서 대형마트를 이용했다. 라면은 대략 5개에 5.5불. 볶음라면 '미고랭'이 5개에 4불정도 했다. 저녁은 그래도 단백질 섭취를 해야겠다 싶어서 7불~10불 짜리 고기를 사다가 먹었다. 반은 저녁에 구워먹고 피클을 사다가 아침에 샌드위치로 만들어 먹었다. 야채를 섭취하기 위해 가장 저렴한 양상추를 구매했다.
아침은 저렴한 샌드위치를 먹고 움직였고 점심에는 라면 하나에 식빵 여러조각, 저녁은 볶음라면과 식빵을 먹었다. 이틀에 한번 꼴로 통닭구이를 사다가 이틀간 사먹었다. 이런식으로 식비를 최소화 했다. 대략 30불~40불 내외 되는 돈으로 1주일간 식사를 해결한 셈이었다.
왼쪽부터 나의 아침, 점심, 저녁이었다.
아침, 점심, 저녁이 생각보다 부실하니 내가 이러려고 한국에 왔나?! 라고 생각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그저 이렇게라도 먹고 버텨서 내가 호주에서 이루려고 했던 그 꿈. 세계여행을 이루겠다는 신념하나로 식빵을 질겅질겅 씹으며 라면을 씹었다. 언젠가는 이 곳에서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하나로 말이다!
나는 우선적으로 도착하자마자 여기저기 게시판이라는 게시판은 전부 다 찾아 다니기 시작했다. 혹시나 망고농장이라도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게시판을 기웃거렸다. 그런데 거짓말 하나 안보태고 99%가 전부 차량 판매 광고지였다. 그래도 하나정도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광고지가 아닐까 하는 나의 일말의 기대심리를 버리고 싶지 않았다. 기대심리를 버리지 않을수록 마음의 상심이 조금씩 생겨났다.
그렇게 며칠동안 조금씩 상심하다가 블로그를 통해 두 번째 솔루션을 발견했었다. 에이전시를 통해 일을 구했다는 정보를 입수했고 곧바로 태세를 전환하여 도서관에서 에이전시 목록을 출력한 후 시티 구석구석을 전부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문제는... 출력했던 내용과는 달리 많은 기업들이 문을 닫았더라는 것이다. 그래도 내 발이 닫는 곳까지 그리고 목록에 나와 있는 모든 리스트들은 방문하겠다는 일념하나로 미친듯이 걸어다녔다.
너무나 덥고 후덥지근해서 몇 번이고 지쳤었다. 그러나 나는 웃으려 했다. 내 꿈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시작이었다. 그래도 운좋게 이력서를 제출한 기업들도 있었다. 제출은 했지만... 그 후 단 한번도 에이전시에서는 연락이 오지 않았다. 설마하니 한군데 쯤은 전화가 오겠거니 했던 내 생각이 무척 짧았다. 벼래별 생각이 다들다가 이렇게 좌절만 할 수 없다고 생각하던 그 때 케언즈로 떠났던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형. 케언즈 오니까 일자리 많아요 케언즈 오실래요?
그래. 이왕 일자리도 잘 안구해지는 거 같으니 다윈이 아닌 케언즈가서 내 삶을 펼쳐보는거야! 라는 심정으로 그날 즉시 다음날에 떠나는 비행기표를 예매했다. 아침이 되었고 짐을 꾸렸다. 숙소에서 친해진 친구와 스태프들과도 모두 인사를 나누었다.
잘가라 데이빗~!!
크~ 그렇게 영화처럼 다윈시티에서 가방을 둘러메고 셔틀에 몸을 실었다. 30분정도 지나서 공항에 도착했고 당당하게 내 여권을 카운터에 들이 밀었다.
Here is my passport. Give me the ticket ^^ 여기 제 여권이요. 티켓주세욥
Um... Sorry. You can not leave today. This ticket can leave on saturday. 오늘 떠날 수 없습니다. 토요일 출발이에요.
답변을 들은 순간 욕이 나오거나 화가 나오지 않았었다. 그냥 웃음만 미친듯이 터져 나왔다. 아... 이제 어쩌지. 어쩔 수 없이 다시 다윈시티로 나는 내 발걸음을 옮겼다. 1주일 안에 쉐어 하우스도 못얻고 일자리도 못 얻으면... 국제 거지가 되는 길만 남게 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다시 숙소에 돌아왔더니 스태프들이 내 이야기를 듣고 빵터졌다. 나도 그냥 웃음만 미친듯이 터져 나왔다. 혼자 생각하길 아무래도 다윈에서 일하라는 하나님의 계시가 아니었나 싶었다. 그래도 현실이 걱정이었다. 이제 어째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