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는 일을 구하는 여러 사이트가 존재한다. 검트리도 그 중 대표적인 사이트이고 캐리어원이라는 사이트도 마찬가지다. 케언즈로 가려던 일정이 불발이 되어서 다시 쓸쓸히 게스트 하우스로 복귀했었다. 복귀하자마자 진짜 일을 구해야겠다 싶어서 저녁 늦게 캐리어원이라는 사이트에 이력서를 냈다. 그때는 몰랐다. 내가 지원한 식당이 호주에서도 손가락안에 꼽히는 식당이고 거리가 상당하다는 사실도 말이다.
면접을 보러 가기 위해서 약간의 꾀를 쓰기로 했다. 캐슈리나에 가서 자전거를 구매하고 옷도 구매해서 면접을 보러갈 생각이었다. 왠지 그렇게 하면 쉽게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캐슈리나에 들러서 자전거 코너로 걸어 들어갔다. 호주답게 저렴한 자전거들이 즐비하다. 그래서 가장 맘에 드는 놈을 골라 들었는데 뭔가 박스가 남다르다. 왜 자전거와 사이즈가 같지 않고 절반 만한 것인지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다가 옆사람에게 물었다.
이거 왜 이런 상태인가요?
직원은 내게 한마디를 전했다.
그 자전거 반조립 상태인데 오늘 직원이 출근을 안했다.
라고 나에게 참으로 슬픈 소식을 전해 주는 것이 아닌가. 어쩔 수 이 쓰디쓴 마음을 다잡고 검은색 바지를 구매하려고 했다. 그런데 왜 내 차례에서 멀쩡히 작동하던 포스기가 고장이 나는 것인지 나는 알 수가 없었다. 이게 바로 인생에서 일어나는 머피의 법칙인것일까...
하지만 내게 찾아 온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어떻게든 이스트포인트에 당도해야만 했다. 그래서 급히 구글링을 시전했더니 다윈에서 자전거를 빌릴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이 아닌가. 첫 번째로 찾았던 자료는 YHA에서 빌릴 수 있다 했다. 그런데 갔더니 그런 서비스는 없단다. 두 번째로 예쁜(?)언니들이 비키니 입고 세차하는 주유소였는데 5시 이후로 가게문을 닫기 때문에 대여는 불가하단다. 면접이 5시 30분인데... 어쩌지.
결국 나는 잼바른 샌드위치 하나와 2L물을 가방에 넣고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다윈은 1편에서도 이야기했었지만 연평균 35도에 육박하는 지역이다. 가장 더운 여름날을 떠올리면 어떤 기분인지 이해가 될 것이다. 검은 옷에다가 청바지라 땀이 비오듯 내렸다. 거진 1시간을 걸었더니 드디어 내가 면접을 보아야 하는 피위스 엣더 포인트를 발견했다.
이미 시간을 지나친 상태라 일자리를 구할 수 없나 싶었다. 그런데 내 꼴이 불쌍했던 것인지 면접을 흔쾌히 수락 해주었다.
그러더니 내게 이건 할 수 있겠냐 그릇이 3개다. 나를 수 있겠냐라고 묻더라. 나는 솔직히
똥줄이 탔다.
이미 편도티켓을 끊어서 호주로 넘어왔고 호주에서 살아남아야만 했다. 그래서 어떻게든 할 수 있다는 제스처와 이야기를 사이먼에게 열심히 전달했다. 결과를 알려주겠다는 사이먼의 대답으로 면접은 끝냈고... 나는... 저녁 7시가 되서야 다시 3km는 족히 넘는 거리를 걸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