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변신 - 카프카
카프가가 지은 소설 '변신'은 가족을 위해 외판원으로 살아가다가 벌레가 되어,
가족들로부터 점차 버림받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벌레가 되어 두 달간 살아간 가족들의 심리를 이해하며,
자본주의의 폐해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고전소설이다.
다소 충격적이었던 것이 있다. 벌레로 변신한 남자가 사체가 되어 죽자 조금 슬퍼했지만,
금세 표정들이 밝아졌다는 것이다.
재미로 반, 의무 반으로 읽고 나니, 여러가지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가서 함께 나누어 보고자 한다.
주인공은 외판원으로 세일즈를 하며 살아가는 인물이었다.
그는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가족들이 힘들어지자 어쩔 수 없이 외판원 생활을 시작했다.
매일같이 기차를 타고, 일을 하러가지만 기쁨이 전혀 없었다.
남들과 다른 생활을 하고,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슬픔때문이었다.
게다가 실적마저 어려워지면서 그레고르는, 점차적으로 비극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가족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지만,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가 벌레가 되었을 때, '희생'이라는 가치에 대한 보상이 전혀 돌아오지 않았다.
그저, 더 이상 사람이라 볼 수 없는 기괴한 모습에 가족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던 것이다.
우리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을 하며 살아간다.
사실은 먹고 사니즘을 해결하기 위한 '노동'에 집착을 하며 살아간다.
더 넓은 집에서 살기 위해서 혹은,
원치 않은 빚 때문에 내가 지켜나가야 할 '자유'라는 가치를 버리면서까지 살아간다.
언젠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아닌,
어쩔 수 없이 먹고 살기 위해 노동이라는 댓가를 지불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은 '노동'을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니다.
사람은 사람답게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도록 창조된 존재다.
그러니 각자가 지니고 있는 고유한 '가치'의 결과를 따라 살아가기를 바라는 바란다.
우리는 자본주의를 살아가고 있다.
아니, 자본주의를 제대로 살아가는 국가가 몇이나 되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어쨌든 표면적으로는 우리는 자본주의를 살아가고 있다.
내가 노력하고 만들어내는 만큼 자본을 얻는 시대를 말이다.
그런데 '자본주의'가 분명하다면, 우리는 우리의 노력으로 인해 비교적 모두가 나은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
정말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삶이 그다지 녹록치 않은 경우가 태반이다.
소설속의 주인공인 그레고르는 처음에는 영업실적이 좋았다.
많은 돈을 가족들에게 전달해 주었고, 그 자체로부터 만족감과 뿌듯함을 얻었다.
점차 영업실적이 낮아지면서 일자리를 위협받는 상황이 되었고,
그레고르가 벌레로 변신하자마자 가족들로부터 냉대를 받게 된다.
즉, 자본주의시스템 안에서 나라는 존재가 가진 능력들이 더 이상 쓸모 없다고 판단이 되면,
팽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회사가 되었건, 어떤 조직이 되었건 간에
나의 능력을 보여줄 수 없다는 것이 수치화 되면 쫓겨나게 되는게 다반사다.
또는 아무리 좋은 실적을 내더라도, 나이에서 밀리게 되면 퇴직을 강요받기도 한다.
내 능력만큼 벌 수 있는 시스템이 자본주의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내가 가진 능력이 쓸모없다는 판결이 내려지면 찬밥신세가 될 수 있는 시스템인 것이다.
내가 적어 놓은 이야기들만 본다면, 가족들이 굉장히 나쁘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 생각한다.
가족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가족들도 사는게 제대로 사는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레고르의 아버지는 사업이 실패하여, 힘을 잃었다.
여동생은 바이올린 연주자가 되고 싶었지만, 집안 형평상 결국 노동자가 되고 만다.
어머니는 사랑하는 아들이 벌레가 되니, 슬픔에 잠긴다.
아들이었던 그레고르만 피해자가 아니었던 셈이다.
먹고 사니즘을 어떻게든 해결하고자 세를 내놓았지만, 오히려 세를 놓게 되면서 가족들의 삶은 더 피폐해졌다.
세들어 사는 3인방의 신사들이 여동생의 연주를 대놓고 무시하는가 하면,
노동자로 취업한 아버지는 유니폼이 헤질때까지 입고 다니면서 옛날을 그리워 하는듯 했다.
다들 몰골이 말이 아니었고, 집 밖에 나갈 수 없었다.
심지어는 웃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안타깝지만 주인공이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되었고 바깥에서 공기를 마시며
가족들 사이에 다시 생기가 돌기 시작하면서 소설은 끝이 났다.
그레고르도, 가족들도 모두 각자의 인생 속에 꿈이 있었고 행복할 권리가 있었다.
그러나 기본적인 재정적인 어려움이 그들의 삶을 앗아가버렸던 것이다.
우리도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레고르의 가족들처럼 우울해야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
우리는 우리가 존재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존중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생명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10대, 20대 상관할 것 없이 꽤나 좋은 소설이라 생각한다.
물론, 벌레로 변신한 그레고르가 자주 떠올라서 곤욕을 치룰 수도 있다.
하지만 인생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많은 가치를 내포하고 있는 소설로 한 번쯤 읽어보기를 추천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