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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잡남 Aug 05. 2019

강원도 금진 여행 이틀째

바닷가만 실컷 보고 왔다.

 이틀째가 되었습니다.

이틀째에는 설마 그래도 파도가 좀 더 높기를 희망했습니다.

그러나,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바다를 바라보았는데, 첫날과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슬픈 마음에 아침밥은 수제버거를 먹기로 했습니다.


가격은 7천원, 커피값은 약 3천원.

값비싼 브런치를 즐기면서 아침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오랫만에 수제버거를 먹어서일까요...

속이 조금 느끼했습니다. 콜라를 벌컥벌컥 사서 또, 마셨습니다.

아침을 해결했으니 보드를 빌려서 바다로 나갈 시간이 됐습니다.

'오늘의 목표는 보드위에 서는 것이다!'라고 스스로 되내였지만,

파도가 없는 곳에서는 왠지 하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태풍은 왜 다음주에 오는것인지 참 서글펐습니다.

그냥 보드를 부여잡고 파도 위에 둥둥 떠다녔습니다.

강원도 금진은 파도가 없으면, 너무나 심심한 곳입니다.

아니, 혼자 가면 할게 없어서 너무나 무료하고 따분한 곳입니다.

어차피 따분해진거, 본격적으로 스스로 따분해지기로 결심을 굳혔습니다.

낮에는 해가 너무나 뜨거우니 바다에 둥둥 떠다니다가, 오후 4시쯤 방으로

기어들어갔습니다. 시원한 에어컨 밑에서 6시가 되기를 기다렸습니다.

기다리다 보니 하루종일 먹은거라곤 햄버거 하나여서, 라면과 소떡으로 저녁을

해결했습니다. 그 흔한, 식당이 잘 없는 곳이고 민박에서 식당을 운영하지만

저처럼 혼자온 나그네에게 밥을 팔 것 같은 분위기가 아녔습니다.

그래서 혼자 라면과 소떡으로 소소한 저녁을 먹었습니다.

해가 지고 나니, 그냥 400m가량 되는 바닷기를 걸었습니다.

이것도 생각하고 저것도 생각했지만, 그냥 생각 자체를 안하려고 무척 애를 썼습니다. 그 자리에서 생각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들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냥 아무것도 안할 자유 그 자체를 즐기고 싶었습니다.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저에게 있어서 기쁨이라는 것을 걸으면서 느꼈습니다.

그렇게 걷다보니 해보고 싶은게 생겼습니다.

무알콜 맥주와 과자를 들고, 바닷가 앞에 놓여 있는 의자에 앉아 밤바다를 구경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바로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도시에서 공수해 온 무알콜 맥주를 냉장고에서 꺼냈습니다.

그리고는 과자를 들고  바닷가 앞에 떡허니 자리를 잡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주변에 폭죽을 터뜨리는 가족들을 구경하기도 하고, 소리없이 잔잔한 바다를 보기도 했습니다.

저멀리에 있는 콘도처럼 보이는 곳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생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여행을 하며 살아가는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앞으로 지금하고 있는 일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야 할 지에 대해서도

스스로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도 저를 방해할 수 없는 그 혼자만의 고독함을 유유히 즐겼습니다.

그 누구도 저에게 주어진 시간을 방해할 권리도, 이유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밤바다 앞에 앉아 있는 그 시간 자체도 나름 괜찮은 시간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여행이라는 것이 꼭 제 생각대로만 흘러가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 자체가 때로는 행복함으로 변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여행을 통해 깨닫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생활을 하게 될 지 어떨지 모르지만, 주어지는 시간들을 통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인생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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