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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잡남 Nov 25. 2019

자영업이 어려운 이유 3가지, 골목식당, 서민갑부

음식점 창업은 뜯어 말리고 싶다.

 제가 생각하기에 지금 시기에 자영업을 하는 것은 정말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아니, 1인 기업이라든가 혼자서 사업을 할 요량이라면 상관없습니다. 정확하게는 요식업은 망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식업으로 장사 수완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이전에 비해서 성공할 확률이 어마 무시하게 낮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영업에 뛰어들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제가 사는 동네만 보더라도 가게가 사라지자마자 새로운 가게가 들어섭니다. 문제는 그새를 못 버티고 또 떠나더라는 것입니다. 자산이 한 100억 정도 있어서 얼마든지 망해도 괜찮다면 상관없겠지만,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의 100억 대 자산가는 거의 손에 꼽습니다. 즉, 자영업을 한 번 실패하면 거의 인생 실패로 연결되는 쓴맛을 본다는 것입니다.


  TV에서는 백종원 씨가 기가 막히게 죽어가던 가게를 살리고, 서민갑부에서는 성공한 사례들만 연이어서 보여줍니다. 그 순간 자영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합니다.



와~ 나도 저렇게 성공할 수 있을 거야~!



 라고 말입니다. 장담하는데... 살아남을 성공 확률이 1%가 안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마만큼 어렵고 괴로운 일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그렇다면 왜 어려울 수밖에 없는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대한민국에는 음식점이 현재 66만 개가 있다고 합니다. 국민 78명당 1개꼴이고, 10년 동안 24%가 증가했다고 합니다. 일본이 74만 개인데, 일본과 한국의 머릿수만 계산해 보더라도 말도 안 되는 수치만큼의 가게가 대한민국 내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각자의 동네 근처만 나가보더라도 같은 종류의 음식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하게 깔려 있습니다.


  강릉의 안목 해변처럼 카페거리라든가 곱창거리라든가 특화된 거리를 제외하고는 같은 부류의 음식들을 판매하는 식당들이 즐비합니다. 프랜차이즈 카페 옆에 비슷한 프랜차이즈 카페가 붙어 있는 경우도 심심치 않았습니다. 고객의 입장에서야 여러 가게들을 방문하면서 음식을 먹을 수 있으니, 좋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심각하다고 할 수 있는 정도로 많은 가게들이 서로 치킨게임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소비할 수 있는 계층의 숫자는 한정적인데, 그에 반해 판매를 해야 하는 음식점들이 심각하게 많은 것입니다. 요식업을 하게 되면 좋든 싫든 고정비가 발생하게 됩니다. 투자비는 그렇다 치더라도 기본적으로 월세를 지출해야 하고, 관리비와 재료비를 지출해야 합니다. 재료도 항상 신선하게 유지해야 할 뿐만 아니라 종업원도 최소 1명은 고용을 해야만 합니다. 그 와중에 매출 대비 부가가치세도 내야 하고, 프랜차이즈의 경우 조금씩 다르지만 가맹비를 내야 하기도 합니다.


  숨만 쉬어도 한 달에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 외에 가게를 유지하기 위한 변동비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기도 합니다. 동시에 주변 상점이 들어설 때마다 고객을 빼앗기게 되는 악조건을 버텨내야 하는 것입니다. 결국, 말도 안 되는 만큼 존재하는 음식점들과 경쟁을 하기도 전에 풀썩 주저앉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고령화가 이미 진행된 상태라 소비가 가능한 계층의 인구가 심각하게 줄었다는 것입니다. 파이는 줄었는데 경쟁자는 늘어나고 있으니, 끔찍한 경쟁만 겪다가 죽음에 이르게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결혼 적정인구가 결혼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리게 되면서 1인 가구가 급증했습니다. 1인 가구는 간편식을 먹는 비율이 높아졌습니다. 또, 매일경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29만 원으로 2017년에 비해 1만 원가량이 하락을 했다고 합니다. 나가서 음식을 사 먹는 비율이 생각 이상으로 줄어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인당 외식에 사용하는 비용과 횟수가 줄어들면, 당연히 가게의 매출은 하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 명일 때는 얼마 되지 않지만 생산 가능인구로 계산해보면 생각보다 큰 금액이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대한민국의 중산층이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자본이 대부분 부동산이 묶여 있는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자기가 가지고 있던 자본으로 집을 구매한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장기상환을 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커피 두 잔을 마시던 것도 한 잔으로 줄이게 되고, 고기를 두 번 구워 먹은 것도 한 번으로 줄이게 됩니다. 불친절한 서비스를 받는 것보다는 차라리 간편식을 시켜 먹는 게 더 낫다고 판을 하니 외식을 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게 되면서 성장률이 0%가 되었습니다. 높은 임금에 나이 든 사람들을 쓰기보다는 차라리 저렴한 비용으로 일을 시킬 수 있는 동남아 국가들로 기업들이 공장을 이전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즉, 나라 안에 돈이 돌아다니는 금액이 이전보다 훨씬 적어진 상태인 것입니다.


  기업의 이익은 늘어났지만 가계의 이익은 IMF 이후로 급속하게 줄어든 것입니다. 당연히 가계는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고 이에 음식점들이 줄줄이 폐업을 하게 된 것입니다.



  창업을 할 때 가장 크게 실수하는 것이 대부분 생계형 창업을 한다는 것입니다. 단시간에 대박을 터뜨려야만 한다고 자기 세뇌를 합니다. 생계로 인해 시야가 좁아지니 올바른 선택을 내리지 못합니다. 매출이 나지 않으면 불안에 떨게 되고 두려움에 떨게 됩니다. 오히려 두려움에 열심히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막상 현실이 되면 지옥을 맛보게 됩니다.


  못해도 생활비 정도는 벌 수 있어야 하는데, 생활비는커녕 종업원 임금이나 제대로 줄 수 있을지 걱정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 와중에 슬픈 일이 터지면 안 그래도 낮은 매출이 더 바닥을 찍게 됩니다. 미세먼지라도 끼게 되면 사람들은 외출을 꺼립니다. 이에 매출이 또 줄어듭니다. 생활비가 아니라 월세를 걱정해야 하는 수준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다 어떻게 해야 하나 왜 했을까? 와 같은 후회만 잔뜩 남기게 됩니다.

  아주 많은 분들이 퇴직금과 전세금을 오롯이 겁 없이 투자를 합니다. 당연히 생활비 정도는 벌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을 하는데, 착각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합니다. 이미 투자된 금액을 생각하니 잠도 잘 못 자고, 괴롭고, 힘들고 미안해지는 것입니다. 어떻게든 살아 보려고 발버둥을 치는데 그나마 최후의 자산인 몸이 망가집니다. 그때야 깨닫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생계형 창업이 가지고 있는 끔찍한 지옥의 맛인 것입니다.

  창업은 절대로 단 한 푼도 자신의 자산이 투자되어서는 안됩니다. 아니, 아주 최소의 금액만을 가지고 창업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굳이 투자를 하겠다면, 100만 원 이상을 넘어가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그 까닭은 여러분이 투자하고자 하는 그 돈은 여러분의 피와 땀으로 오랜 세월을 바쳐서 모은 금액이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3천만 원씩 투자할 돈이 있다면, 뮤지 코인 같은 곳에서 저작권을 구매하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그냥 가지고 있으면서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러 다니는 게 정신건강에 더 좋고 행복할 수 있습니다. 내가 가진 재능이 무엇인지 찾는 시간을 갖는 게 더 현명합니다. 절대로 생계형 창업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문제는 사회와 미디어는 여러분으로 하여금 음식점을 창업해도 괜찮다고 권유를 한다는 사실입니다. 여러분도 마치 백종원 님처럼 끝내주는 컨설팅 전문가라고 착각을 한다는 것입니다. 서민 갑부에 등장하는 사람들처럼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차라리 그렇게 되고 싶다면, 잘 되는 가게에 어떻게든 취업을 해서 배우고 익히는 게 낫습니다.


  사장님 소리 듣는 것보다, 일단은 사장님한테 돈을 받으면서 그 가게의 모든 시스템을 익히는 게 음식점을 성공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 생활을 못해도 1년을 할 자신이 있다면, 그때 음식점을 차려도 됩니다. 사실, 그렇게 해도 성공할까 말 까입니다.


  백종원 님도 오랜 세월 동안 노하우를 쌓고, 피눈물을 흘려서 그 자리에 오른 것입니다. 그러니 문제를 짚을 수 있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루션이 나오는 것입니다. 단시간에 해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서민 갑부에 등장하는 사장님들도 오랜 시간 동안 노하우를 쌓은 것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10년 전에는 대한민국 경제가 지금처럼 바닥으로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내수로 그나마 먹고 살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제발... 저라면 음식점 창업은 하지 말라고 뜯어말리고 싶습니다. 음식점 창업을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면 정말로 심사숙고해서 올바른 결정을 내리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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