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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잡남 Aug 16. 2021

공감이 없고 프레임을 씌우는 건 최악의 교육법

칼림바를 배우면서 불쾌했던 이야기

  여러분은 어떤 교육이 가장 좋은 교육법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생각할 때 상대편에 대한 공감이 이루어지는 교육법이 가장 좋은 교육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100% 상대편이 될 수는 없습니다.


적어도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상대편의 상황에서 이해하고자 노력하면, 이해가 될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선생님, 스승은 바로 상대편의 상황에 대한 인정을 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상대편의 위치에 서서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아쉽게도 한국의 교육은 그와는 반대로 공감보다는 학생들이나 수강생들에게 프레임을 씌었습니다. 예를 들면, 국영수사과를 잘하는 아이,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 음악을 잘하는 아이 등으로 나누어 버렸습니다.


그와 같은 교육을 받다 보니 자연스레 '프레임'을 씌우는 사고방식들을 갖게 된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공감과 입장은 가장 바람직한 교육법이나, 프레임을 씌우고 편견을 갖는 것은 최악의 교수법입니다.


2주째 이어진 칼림바 수업에서 이와 같은 일을 겪었습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나누어 보도록 할 것입니다.




전공으로 프레임을 씌운 강사


  저는 2주 동안 칼림바 강의를 들으며 교수법이 엉망이라고 느꼈습니다. 조금 늦게 참여하기는 했으나 첫 수업부터 수강생들의 전공을 묻더니 그대로 프레임을 씌웠습니다.


함께 참여한 수강생은 3명이었습니다. 시작부터 전공을 물었습니다. 바이올린 전공이라 답한 분에게는 'OO 씨는 바이올린 전공이니 음계와 선율을 잘 파악할 것이다'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저는 전공은 전자계열이라고 답하자 악보의 계이름도 모를 것이라는 편견을 갖는 것을 보고 굉장히 불쾌감을 느꼈습니다.


반전인 것은 어릴 적에 피아노를 배웠고, 통기타를 배우면서 코드를 익히고, 태국에서 피아노를 별도로 배웠던 경험이 있습니다. 완전히 음악에 있어서 문외한은 아닌 편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공대를 전공했다는 이유로, 약간의 무시와 함께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수업을 듣는 내내 그다지 듣기 좋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칼림바를 모르는 사람이 칼림바를 즐기면서 가르치는 일까지 해보고 싶다면, 그에 대한 내용으로 진행을 하면 그만입니다.


'누구든지 오히려 칼림바 지도사를 통해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며 진행했더라면 불쾌감을 느끼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람은 긴장을 하면 배우는 것이 싫어진다


  두 번째로 칼림바 강의를 진행한 강사분께서는 수강생들로 하여금 굉장히 긴장을 하도록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쉽게 말해 존댓말만 사용했을 뿐이지 수강생의 손가락이 굳게 만들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음악이라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박자 감각이 어렵고, 연주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새로운 악기를 처음 배우는 것이고, 본래 박자를 맞추는 일이 금방 되지 않는 게 정상입니다.


성격에 따라 누군가는 빠르게 연주하려고 하고, 누군가는 천천히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박자 감각, 음계 모두 정확히 알려주는 것은 분명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전공자가 될 게 아니라면, 가볍게 아이들이나 성인 취미반에게 가르쳐 줄 생각이라면, 오히려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왔어야 했습니다.


박자 감각이 틀려도 즐겁게 연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죠. 음계를 조금 틀리더라도, 실수를 하더라도 끝까지 듣고 연습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필요한 법입니다.


완벽을 추구하기 이전에 앞서 '칼림바'자체에 대한 즐거움을 갖도록 하는 것이죠. 질책을 받으면서 수업이 이어진 두 번째 수업에서 저는 자칫 분노가 치밀어 오를 뻔했습니다.


계속된 질책과 힐난에 대해 제 손가락과 입이 굳는 게 느껴졌습니다. 이것은 옳은 교수법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음악은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다


  제가 생각하기에 악기에 있어 일반인들에게 어울리는 교수법은 바로 즐기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연주를 연습하다 보면 처음에는 틀릴 수도 있고, 생각보다 엉킬 수도 있습니다.


그에 관한 팁을 알려준 것은 좋았으나 거기까지였습니다. 그 외의 시간은 제게 있어서 스트레스로 다가왔습니다. 그 덕분에 마지막 남은 수업을 참여하지 않을 것입니다.


수업에 참여해서 이제 좋아하게 된 칼림바를 싫어하게 되는 우는 범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악기를 처음에 배울 때, 자세가 올바르지 않은 경우들이 종종 발견됩니다.


혹은, 지속적으로 반복적으로 실수를 하는 구간이 생기곤 합니다. 그런데 꼭 그것을 콕찝어서 문제가 있다고 말을 해야 할까요?


그냥 즐길 수 있도록 격려만 하면 안 되는 걸까요? 기본적으로 유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서만 알려주고, 설령 버릇이 있다 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저는 칼림바 말고 통기타 자체를 선배들에게 조금 배웠습니다. 그 후 아는 분에게도 잠시 배우기도 했으나 독학을 통해 통기타를 연주한 시간이 더 길었습니다.


오히려 그 덕분에 지금은 그래도 연주하고 싶은 곡들은 어려움 없이 연주를 하고 있습니다. 뛰어난 실력은 아니지만 적어도 초보를 건너뛸 수 있도록 도울 수는 있습니다.


기타 자체를 즐기게 되면서 문제가 됐던 부분들이 개선이 된 것입니다. 영화 어거스트 러쉬에서 주인공은 기타를 들고 연주하지도 않았습니다.


악기를 보고 바로 자기가 연습하고 싶은 대로 연습을 하며 악기에 대한 매력을 느낍니다. 만일, 어떤 교수가


'기타는 그런 식으로 치면 안 된다',
'들고 연주해야 한다'라고 했으면 어떻게 됐을까요?


  절대로 영화에서처럼 남다른 아이가 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소울감성이 가득한 아프리카에 사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박자를 잘 타는 것도 여기에 있습니다.


누구한테 정식으로 배운 게 아니라 즐겁게 연주하는 법을 알고 있는 것입니다. 유럽 국가나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악기를 즐기며 배우는 것이지, 혼나기 위해서 스트레스를 받기 위해서 배우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악기를 즐길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부분 정해진 틀 안에서 교육을 받았던 터라 단점이 보이면 바로 고치려 들고, 문제를 지적하는데 익숙합니다.


그 결과 전 국민 중에 악기를 하나라도 연주 가능한 인구가 33%밖에 되지 않는 국가가 된 것입니다. 반면에 스웨덴과 같은 국가는 900만 중에 악기를 못 다루는 사람이 없습니다. 말 그대로 악기를 연주하며 배우는 것이 모토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상대편에 대한 공감능력은 누구에게나 필요합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선배가 후배에게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가져야 할 능력입니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상대편을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 상대편은 긴장을 풀 수 있습니다. 처음 배우는 사람들도, 새로운 것을 접하는 모든 이들이 긴장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도 가끔씩 너무 늦게 참여했는데 심각한 왕초보 학생의 긴장을 풀어주지 못할 때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도 얼마나 당황스럽고, 잘하고 싶은 데 잘 안 되는 걸까 생각을 하며 최대한 이해를 하고자 노력하는 편입니다.


하물며 마인크래프트 게임도 그렇게 긴장을 하는데, 악기는 그 스트레스가 얼마나 더 심할까요? 자신의 노래 하나만이라도 잘 연주했으면 하는 수강생분들에게 프레임 씌우지 않고, 이해를 하며 교수하는 강사들이 늘어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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