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폐쇄적인 제페토(?)
최근에 제페토와 로블록스로 돈을 버는 법에 대해 콘텐츠를 다수 제작한 적이 있습니다.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많은 분들이 부업에 뛰어들었듯 제페토를 시작하는 듯합니다.
저도 불현듯 제페토가 떠올라 실행을 해봤습니다. 처음에 접했던 것과는 달리 좀 더 친숙해진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딱 여기까지였습니다.
메타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은 판을 깔고 사용자가 만들고 플레이를 하는 데 있습니다. 마인크래프트와 로블록스가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이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의 제페토가 빠른 시간 안에 발전하지 못한다면, 다른 플랫폼에 밀릴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저는 이번에 깨달았습니다. 그 이유를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낮은 자율성
제페토도 나름의 자율성을 제공은 하고 있지만, 현재 제공되고 있는 자율성은 현저하게 낮습니다. 아이템, 옷, 액세서리 등을 만들 수 있어 부업으로서의 가능성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아쉽게도 그 외에 즐길 콘텐츠가 한정적입니다. 대부분 재밌어 보이는 기능은 현재 제페토 코리아에서 만들어 배포를 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사용자들이 만드는 맵은 방탈출, 점프 맵 정도입니다. 혹은 자기 집을 짓는 것에 국한됩니다. 그 외에 주어지는 기능은 전혀 없는 상태입니다.
이용자들은 단순히 주어진 게임만 하거나 플레이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만의 세상을 만들고 자랑하고 싶어 합니다. 메타버스가 각광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현재의 제페토는 국한된 맵 제작으로 인해 7-14세 이외에 고객층을 끌어당기기에는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아바타도 로블록스에 비해 성인들이 좋아할만하고, 분위기도 좋습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콘텐츠가 10대 아이들 외에 세대들이 즐길거리가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역할극이나 전시관, 미술관 정도로 활용이 됩니다. 간혹 학교를 지어서 신입생 환영회를 열기도 하지만, 그게 전부입니다.
2040세대들은 사실, 가장 콘텐츠에 민감하고 목말라 있는 세대라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것들을 인생 속에서 수도 없이 경험한 세대들입니다. 어쩌면 가장 콘텐츠를 많이 제작할 수 있는 세대이기도 합니다.
그 까닭에 마인크래프트는 어른이 즐기기에도 꽤나 즐거운 편에 속합니다. 제페토는 그와 달리 자유도가 현격히 낮은 편입니다.
6월 기사를 보니 하반기에 유저들도 사용할 수 있는 맵을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내보냈습니다. 말 그대로 플랫폼을 빠르게 구현한다면, 먼저 사다리에 올라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사다리를 올라타지 못한다면, 신생업체에게 사다리에서 밀려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싸이월드가 먼저 입점했으나 다른 소셜미디어에 밀렸던 것과 같은 이치인 셈입니다.
낮은 권한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는 자율성이 높은 게임입니다. 권한이 거진 기업이 아닌 사용자들에게 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딱 툴과 판만 깔아놓고 나머지는 이용자들이 알아서 만들고 즐기도록 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게임 세계에서의 가장 큰 권한, 바로 '세계관'과 콘텐츠 제작의 권한이 이용자들에게 대거 양도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패치를 진행하기도 하고, 새로운 아이템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정도에서 멈출 뿐, 그 이상의 권한을 갖지는 않았습니다.
안타깝게도 제페토는 6월에 게임이 나오지 않는다면, 조금은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용자가 누릴 수 있는 권한이 지극히 한정적이고, 한정적인 라는 것은 곧 독점을 의미합니다.
기업에서 콘텐츠를 만들고, 그 안에서 수익을 거두어 들일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저는 놀이동산에 관심이 많아 제페토의 놀이동산을 이용해 보았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제페토 빌듯 잇으로 놀이동산 구현이 가능한 지 알아보았으나, 바로 실망을 했습니다. 만들 수 있는 맵의 종류가 딱 6개였습니다. 6개로 경우의 수를 만들어도 한계점이 명확합니다.
그러다 보니 성인들이 제페토에 들어오고 싶어도 들어올 수가 없게 되는 것입니다. 할 게 없고, 대부분 유치 찬란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기 때문입니다.
블로그에서 온라인 게임과 메타버스의 차이점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온라인 게임은 기업이 모든 콘텐츠를 제공하고, 메타버스는 이용자들이 모든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말입니다.
제페토는 메타버스 세계에서 먼저 알려지기는 했지만, 6월에 등장했던 기사처럼 빠르게 맵 제작 플랫폼이 등장하지 않는다면, 다른 기업에게 자리를 뺏길 수도 있게 될 것입니다.
자칫하면 대기업 전시장이 될 수도
대부분의 인기 콘텐츠를 제페토에서 제작하다 보니, 대기업과 관련된 콘텐츠들이 제공이 되고 있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왜 대기업이 뛰어든걸까요?
mz세대라고는 하지만, 브랜드 이미지를 좋아하는 10들에게 각인을 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즉, 자칫하면 대기업 판촉 전시장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제페토 회사에서 맵을 만들기 때문에 얼마든지 2억 명에게 마케팅할 수 있는 채널에 홍보를 할 수 있는 것이죠. 옷을 만들거나 아이템 제작에 관한 자율성만 이용자에게 있을 뿐, 그 외에 가장 핵심은 여전히 기업이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유저들을 모아 두고, 대기업 콘텐츠만 우후죽순으로 쏟아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럴 경우 이용자들은 흥미를 잃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조금은 비판적인 입장에서만 글을 적긴 했습니다. 그럼에도 아이템 제작을 일반인이 할 수 있다는 점, 그 외에 월드를 아예 못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2021년 하반기에 새로운 제작 플랫폼을 만드는 중이라 하니 기대해봐도 좋을 것입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전세계 메타버스 시장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만드는 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같이 레고나 네모네모월드도 마음에 들지만, 솔직히 디자인이나 아바타는 제페토가 훨씬 더 2040세대에게 친숙하기 때문입니다.
또, 돈을 벌고 있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만큼 mz의 주요 세대인 2030들이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은 존재합니다.
그러나 앞서 누차 강조했듯이, 폐쇄적인 권한과 자율성은 결국엔 부메랑처럼 돌아오게 될 것입니다.
한시바삐 제페토 측에서 크리에이터들과 일반 유저들이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해주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