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와 자매들이 갖고 있는 환상에 대하여
교회에서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이야기 중 하나는 바로, 교회에 만날 만한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다. 참으로 재밌다. 교회에 왜 만날만한 사람이 없는 걸까? 정말 없는 걸까? 이에 대한 내용을 우리는 심히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어째서 형제는 만날 자매가 없고, 자매들은 만날 형제가 없는지 말이다.
그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다들 가지고 있는 눈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일단 자매들은 보통 이런 말을 많이 한다.
존경할 수 있는 남자를 만나고 싶다
형제들의 경우
마음에 드는 자매가 나타나면...
라는 반응을 보인다. 겉으로는 좋아 보이는 답변이거나 그렇구나 싶은 답변이지만 실제 속뜻은 전혀 다르다. 많은 것들이 내포되어 있다. 이 뜻을 알아보자.
자매들이 존경할만한 남자는 있을까?
자매들이 존경할 수 있을만한 남자라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 사실상 교회 청년 중에 1명 있을까 말까 한 사람을 뜻하는 것이다. 신앙이 좋은데 직장이나 돈을 버는 능력이 있고, 키가 너무 작아서도 안되고 머리도 빠지면 안 된다. 여기에 주변 사람들과 두루두루 사이가 좋아야 한다. 그러면서도 나에게 잘해줘야 한다. 이건 절대 이루어지기 어렵다. 하나씩 따져보도록 하자.
일단, 앞서 말한대로 존경할만한 사람에 조건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다행히 자신보다 존경할만한 신앙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긴 있다. 바로, 목사님이다. 목사님도 그냥 목사님이 아니라 카리스마가 있으면서도 말씀을 제대로 전하고, 복음적인 신학적 해석이 가능한 목사님이면 된다.
그 정도는 되어야 자매들이 보기에 만족할만한 신앙을 가진 형제라고 생각을 할까말까다. 그런데 결혼적령기에 있는 20대, 30대 형제들 중에 그런 사람이 있을까? 그런 사람이면 애초에 같은 교회 청년부에 남아있을리 없다.
보통 목회를 하기 위해 다른 교회에서 전도사 목사님으로 활동하거나 선교사로 활동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일단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2030 형제들은 교회만 잘 나와줘도 솔직히 감지덕지다. 30대가 넘어서야 비로소 자신이 어떻게 살아갈지 결정하는 게 형제들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직장이나 돈을 버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이 또한 망상에 가깝다. 일단 한국의 중위소득은 222만 원이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30대 초반은 3751만 원이었고, 30대 후반은 4528만 원이었다.
이를 다시 실수령액으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 270만 원에서 330만 원 안팎이다. 한마디로 여러분이 교제하고 있는 사람들은 넓게는 200만 원에서 많게는 350만 원 정도 되는 월급을 받고 청년부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 귀결이 된다. 이것은 중위소득 실질적인 평균 소득이다. 그 이하도 존재한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돈 잘 버는 사람은 정말 극소수라는 이야기가 된다. 대한민국에서 400만 원 이상 버는 사람은 전체 비율에서 대략 20%라는 통계가 있다. 20%를 교회 인구 숫자에 대입하여 계산을 해보자. 전체 인구 중 청년 숫자 중 110만 명 정도가 교회를 다니고 있다고 한다.
이 중에서 결혼을 안 한 사람들의 비율은 약 65만명 절반 정도다. 이중 11만명이 400만 원을 벌고 있는 형제다. '오 생각보다 잘 버는 사람 많은데?'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연애를 하고 있는 사람의 비율을 빼고 나면 몇 안된다.
이중 40%는 연애 중이다. 40%를 제외하고 나면, 6만 6천 명이 남는데, 이 모든 사람들이 전국에 퍼져 있다고 생각해 보라.
교인 50명 미만인 교회가 절반이라고 한다. 5만개 교회 중 25000개가량이 남는다. 400만원 이상 버는 형제 6만 6천 명을 25000개 교회로 나누게 되면 2.5명 정도가 나온다. 그렇다. 교회 청년들 중 400만 원 이상 버는 사람이 그렇게까지 많지 않다. 평균으로만 따져봤을 때 이 정도다. 몰려 있는 곳들도 있어서 '내 주변엔 많아'할지 모르겠으나 일부교회만 숫자가 많은 것일 뿐이다.
통상적으로는 상당히 적다. 여기에 키가 더해지면, 절반이 남는다. 2.5명중 1.2명이 174cm정도다. 머리가 남아 있고 사람들과 친한 사람이라고 한다면 숫자가 없다. 돈 잘 버는 사람들이 모두가 성격이 좋고, 다정한 건 아니다. 로또를 찾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마음에 드는 자매란?
형제들은 자매들에 비하면 심플하다. 남자는 태어날 때부터 그리고 어릴 때부터 예쁜 여자를 본능적으로 알아차린다. 심지어 귀여운 아기들도 예쁜 누나 이모를 좋아한다. 즉, 형제들이 말하는 마음에 드는 자매라는 것은 예쁜 여자를 뜻한다.
문제는 그냥 예쁜 자매가 아니라 모두가 생각하기에 예쁜 사람을 모두가 좋아한다는 것이다. A라는 자매가 예쁜 경우 어떡해서든 마음을 사려는 형제 숫자가 최소 10명인 경우가 많다. 그 10명이 한 자매에게 1:1로 만나자, 밥 먹자, 커피 마시자는 추파를 던지는 걸 목격하게 된다.
이걸 내가 왜 아는지 궁금한가? 이야기의 주인공이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한 때 나도 예쁜 자매들만 좋아했다. 열심히 1:1도 시도하고 밥도 사고 커피도 샀다. 그리고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 채갔다. 나보다 멋지고 키크고 돈 잘버는 그 형들이.
나는 시간이 지나 겨우 뒤늦게 깨달았다. 예쁜 꽃은 벌들이 많고 내가 경쟁해서 이겨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깨닫게 된 것이다. 내 매력이 없는 상태에서 이길 수 없는 판에서 경쟁을 벌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20대에는 사람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리니까. 하지만 30대가 되고 나서도 그러고 있는 것은 사리분별을 못하는 사람이다. 십중팔구 그런 경우, 그 형제가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하고 있을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 심한 경우 직장이 없는 경우도 있다.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내가 어느 위치에 있고 어떻게 앞으로 인생을 설계해 나갈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사람일 경우가 높다. 혹은, 30대가 됐음에도 자신의 상황을 주관적으로만 판단하는 것이다. 분수파악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돈은 잘 버는데, 말도 안되는 조건을 원하는 경우도 있다. 10살 차이 나는 예쁜 여성을 원하거나 30대 중반 여성은 피하는 사람이 여기에 속한다. 이런 경우 나이만 들어가고, 결국 만나기가 대단히 어려워진다. 눈높이가 아직도 부르즈 할리파에 있는 셈이다.
사실, 예쁜 것만 어린것만 따진다면 얼마든지 결혼을 할 수도 있다(?) 문제는 여기에 신앙이 추가되고, 맞벌이를 원하고, 나를 잘 보살펴주기까지 원하는 케이스가 심각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예쁜데 어리고 신앙적으로 좋고 자신의 일을 최선을 다하면서 나를 보살펴 줄 수 있는 여자가 교회에 몇이나 될까?
'예쁜데 어리고'만 해도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여기에 '신앙, 최선, 다정함'이 붙는 건 불가능이다. 게임 속 세상에서나 만날 수 있는 아바타 여성이 아니고서는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매도 형제도 모두 이상형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자매는 수많은 조건들 중에서 정말 중요한 조건을 살펴야 한다.
내 아내의 이야기를 조금 전해주고자 한다. 지금 함께 사랑하며 살아가는 내 아내도 나름대로 20살 때부터 배우자 기도 목록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중 두 가지를 포기했다고 했다.
피아노를 칠 줄 아는 것과 175cm라는 조건이었다. 주변을 살펴보니 열심히 살고 본받을만한 분들이 대부분 165cm 정도의 아담한 키를 가지고 계셨다는 것을 깨닫고, 바로 조건을 없앴다고 한다. 그리고 피아노는 살아가면서 형제가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면 충분히 가능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두 가지를 제외시킨 나머지 기도 제목을 있는 그대로 들어주셨다고 나에게 이야기를 건네주었다. 즉, 뺄 것이 무엇인지 선택을 하면 길이 보인다는게 핵심이다. 가장 중요한 가치를 선택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 잠언 31장에 나오는 여성과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희망을 가졌다. 그리고 2주 동안 전화를 하면서 3번의 만남을 통해 31장에 나오는 여성에 가깝다는 걸 알게 됐다.
특히 한 가지 사건을 통해 아내를 잡아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 30대 중후반에 받는 소개팅은 사실상 선자리다. 결혼을 염두하고 만나게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아내를 만나기 전에 소개팅을 몇 번 했고, 만나던 자매가 있었다. 그 여성의 경우 7번을 모두 돈을 내지 않았다. 6번째 만나던 날 한 번은 본인이 내겠다 했지만 이미 내 마음은 화가 잔뜩 났기 때문에 내가 내버렸다. 마음에 점점 들지 않았고, 나와의 만남을 왜 만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 것이다.
그러다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두 번째 데이트를 하던 날 내가 밥을 사니 본인이 지갑을 열어서 먼저 게임방비를 내주는 것이 아닌가. 이게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볼 수 있으나 나에게는 굉장히 큰 가치로 다가왔다. 게다가 데이트 하는 동안 옷도 들어주고, 이야기도 들어주면서 배려하려는 마음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게 됐다. 그리고 우린 결혼에 골인했다.
즉, 형제들은 본인만 챙겨야 하는 여성이 아니라 본인도 챙겨줄 수 있는 자매를 만나야 한다. 그래야 길이 보인다. 바로, 결혼에 골인할 수 있는 것이다. 자매도 형제도 모두 부르즈할리파와 같은 이상형이 아니라 작고 소박한 오두막 같은 사람을 만나고자 노력하길 바란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더하셔서 더 좋은 것을 가진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