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태선 Sep 07. 2023

소통을 위해 필요한 것

이청득심(以聽得心)

"여자가 옷이 그게 뭐야. 머슴애처럼.... 치마로 예쁘게 차려입고 다니지"

"옷 입는데 남자 여자 구분이 어딨어? 엄마는 꼭 그런 걸로 남자 여자 따지더라"

친구가 딸과의 대화를 전했다. 

딸이 예쁘게 차려입고 다녔으면 하는 마음에서 한 마디 했는데 타박만 받았다고 한다.

요즘 세대는 많이 다른 것 같다. 가치관도 생활습관도..

그들의 생각도 들어보고 알아가는 노력과 소통이 필요하다.


60년대생인 부모는 90년대생인 자식들의 생각과 언어를 이해하기 어렵다. 

이해해 보려고 책도 보고 먼저 말도 걸어보고 관심도 가져보지만 쉽지는 않다.

고정관념 때문이다. 

'우리 때는 이랬는데.. 저랬는데... 요즘 애들은 왜 저럴까? 하면서 

나만의 잣대로 평가 비교하는 것이 앞선다. 


아들에게 담배 좀 끊으라고 해도 잘 안 돼서 포기를 했다.  

대신 담배를 조금 줄여보라고.. 차선책을 제시했다. 

"아들, 근데 우리 며느리(미래의)는 담배 안 피웠으면 좋겠네. 

  임신하면 태아한테도 안 좋고 건강에도 나쁘고  남들 보기도 그렇고. 

  엄마는 담배 피우는 여자 별로인데... 아들 생각은 어때?"

"담배가 어때서? 기호품인데... 요즘 여자들도 담배 많이 피우는데..."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이다.

"헐~~ 그래도 담배 피우는 며느리는 안 데려왔으면 좋겠네. 엄마는.."

 (이것도 꼰대 마인드라고 비난받으려나?)

과묵하고 보수적이라 생각했는데..  신세대인 아들은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싶어 당황했다.

부모세대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자식 세대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얼마 전 읽은 신문 사설이다.

신입사원이 저녁 식사비용을 청구했는데. 오후 4시에 회사 근처에서 먹은 차와 케이크를 먹은 영수증이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신입사원의 윗 분은 

'저녁이라면 6시 이후에 먹은 걸 청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모임에서 이 얘기를 하면서 자신의 생각에 대한 동의를 구했는데..   

한 친구로부터 뜻밖의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회사규정에 저녁 식사는 6시부터라는 규정이 있느냐? 있다면 그걸 신입사원에게 알려줬느냐?"

그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 

저녁 식사시간은 6시부터라고 규정해 두는 회사는 없을 것이다. 

다만, 우리의 고정관념이 저녁은 6시 이후에 먹는 것으로 박혀있고 

그 정도는 신입사원도 알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당연히 알 거라고 속단하면 안 되는 시대가 되었다.

드러내놓고 물어보고 상호 간에 합의하지 않으면 그 무언의 합의는 힘을 잃을 수도 있고 

망신(?)을 당하거나 꼰대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얼마 전 브런치에 쓴 글이다. '요즘 시어머니 노릇'

가볍게 쓴 글이었는데... 그 반응에 많이 놀랐다

요즘 시어머니 노릇 하려는 것이 '꼰대 마인드'고 

'지금 생각처럼 며느리 맞으시면 아드님 이혼 당할 수도 있어요'라는 무서운(?) 댓글과

결혼한 자식은 남이라 생각하고 일절 간섭하지 않는다는 시어머니의 리얼한 경험과 지혜도 들었다.

(관심과 댓글 주신 모든 분께 감사)


그런데...

나는 아직 며느리도 안 봤고 반찬 해서 갖다 줄 생각도 없고, 집에 와서 자고 가라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

단지 지인에게 들은 얘기를 사례로 들었을 뿐인데. 이런 댓글에 좀 억울(?)했고 약간의 상처도 받았다.

댓글 홍역(?)을 치르면서 많은 생각과 다짐을 했다. 

요즘 며느리들의 생각은 우리와는 또 많이 다르구나?

그럴 수 있겠구나. 앞으로 이렇게 해야겠다.

앞으로 시어머니가 되면 '노릇' 잘해야겠다. 


이청득심(以聽得心) '상대방의 말을 귀 기울여 들으면 그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경청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지혜라고 한다. 

잘 들어야 소통할 수 있는데도

소통하지 않고 상대방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는 것이 문제다.

소통은 경청이다. 


부부간에도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데 상대가 들을 생각을 안 하거나 말을 끊어버리면 입을 닫게 된다.

부모 자식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내 기준에서 판단하고 평가 내리지 말고, 모르면 알려주고 상대의 생각도 들어주는 것이

소통의 자세다.

소통이 안되면 상대를 향한 비난과 침묵만 남게 된다. 서로를 말이 안 통하는 대상으로 낙인찍어버린다.

귀도 마음도 열어놓고 소통을 해야 한다.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해야 한다. 


리더십은 소통이다. 가정, 사회, 국가 모두 마찬가지다.

소통(疎通)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다.









작가의 이전글 감사 속에 행복이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