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부자로 사는 법
"6.25 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여~~"
TV 드라마(왕가네 식구들)에서 나문희배우가 했던 이 말이 당시(2013년도) 엄청나게 유행을 했었다.
6.25 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라면 얼마나 더 큰 난리가 난 것일까?
이 유행어를 가끔 따라 했던 기억이 새롭다.
오늘 아침이 바로 그 난리 통이었다. 6.25 때 난리는 난리도 아닌~~
주민센터에서 하는 자치프로그램 수강 등록일.
다음 분기(4월~6월)에 시작하는 프로그램의 신청 접수를 하는 날이다.
9시쯤 가서 등록하면 되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탁구교실에서 같이 운동하는 회원(나를 누님이라 부르는 70년생 원준 씨)의 긴급 문자가 왔다.
빨리 등록하러 오라는 거였다. 늦어서 등록 못할까 봐.. 조바심이 나서.
허겁지겁 주민센터로 가니 정말 난리 통이다.
빽빽하게 들어선 사람들이 줄을 서있고 직원이 번호표를 나눠주고 있었다.
번호표 33번을 받고 대기 중~
자칫 탁구교실 등록을 못하면 어쩌나 걱정이 된다.
인원 제한(20명)이 있으니 늦으면 잘릴 수도 있다. 안타깝지만.
오늘 등록을 못하면 3개월 후에나 운동을 할 수 있다.
같이 운동하는 몇몇 회원 얼굴도 보인다.
다행히 사람들 중에는 다른 프로그램을 등록하러 온 여전사(아줌마)가 많다.
줌바댄스와 라인댄스 신청자들이다. 아줌마들에게는 역시 '춤'이 인기가 높다.
살도 빼고 스트레스도 날리고..
소질도 없고 취미도 없는 나는 '춤'은 패스.
무사히 탁구교실 등록을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왔다. 의기양양하게.
나~ 등록한 여자야!!
주민센터의 자치프로그램은 수강료가 저렴하다.
탁구교실의 경우 3개월에 66,000원 (65세 이상은 50% 감면 혜택이 있어서 33,000원)
5분 정도 레슨도 받고 회원들과 게임을 즐길 수 있으니 만족이다.
탁구를 다시 시작한 지는 1년이 되었다.
코로나 전에 얼마간 다녔는데 코로나가 극심해지면서 폐강이 되었고 3년 가까이 못했다.
지난해 4월 다시 시작한 후에는 매주 월. 수 저녁 7시부터 2시간 정도 운동을 한다.
친하게 지내는 회원들도 생겨서 더 재밌다.
인생 뭐 있나요? 이렇게 재밌게 즐기면서 사는 거지.
직장 생활 25년을 하고 퇴사를 하니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다.
버킷리스트를 쭈욱 적어놓고 하나씩 실천 중이다.
백세시대에는 은퇴(60세에 은퇴한다고 가정하면) 후에도 30년 이상을 살아야 한다.
여가와 취미생활이 필요하고 중요한 이유다.
30년의 시간을 무료하게 보내야 하는 노후는 생각만 해도 답답하고 끔찍하다.
취미는 내 삶의 윤활제이자 활력소다.
취미부자로 살면 인생이 윤택하고 행복하다.
운동을 좋아한다.
탁구, 배드민턴, 골프를 즐기고 젊어서는 좀 더 과격한 운동도 했다. 테니스. 스쿼시.
50대인 지금은 체력도 예전만큼 받쳐주지 못하고 위험한 것 같아서 탁구와 골프를 주로 한다.
탁구는 주민센터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골프는 지인들과 가끔 라운딩을 가거나 주말에는 남편과 스크린 골프를 친다.
운동을 하면 건강해지고 스트레스도 풀린다.
또 다른 취미는 독서와 글쓰기, 수채화 그리기와 캘리그래피다.
텃밭 가꾸기는 신체활동도 되고 여가를 즐기고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이다.
농사일이 육체적인 노동이긴 하지만.. 경제활동이 목적이 아니라 소소하게 가족들 먹을 채소 정도
기르는 것이니 무리하거나 부담이 되지 않는다.
20대인 두 아들에게도 취미는 꼭 만들라고 당부한다.
운동도 좋고 악기를 배우는 것도 좋고.. 독서와 글쓰기도 추천한다.
결혼을 하면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취미 하나는 꼭 만들라고 했다.
남편의 간절한 권유(?)와 강압으로 시작한 골프가 지금은 부부의 재밌는 취미이자 놀이가 된 것처럼.
부부가 함께 운동을 하면 관심사도 같아지고 서로의 건강도 챙기면서 사이도 더 좋아지는 것 같다.
아이들도 우리처럼 재밌게 살면 좋겠다.
젊을 때는 열심히 돈을 벌고 나이 들어서는 여유롭고 즐기는 인생이길 바란다.
돈과 시간, 공간의 자유를 마음껏 누리는 삶이길..
행복도 나의 선택이고
미래의 내 모습도 나의 선택과 노력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