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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선 Mar 18. 2024

당근마켓에도 노쇼(No-Show)가..

노쇼(No-Show)는 노(No)


지난 주말..  꾸지뽕나무를 캐느라 남편과 열 일했다. 

그 여파인지 온몸 여기저기가 쑤신다. 

아이고~~ 삭신이야.


노쇼(No-Show)는 예약 부도다.

예약을 했지만 취소한다는 연락 없이 예약 장소에 나타나지 않은 행위나 그러한 행위를 하는 사람이다.

노쇼(No-Show)는 다른 고객에게 피해를 주고 자영업자에게는 더 막대한 손해를 끼친다.

예의 없고 이기적이고 상대에 대한 배려가 없는 행동이다. 

절대 해서는 안 되고

정말 불가피한 경우라면 사전에 미리 양해를 구하고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


당근마켓에도 노쇼(No-Show)가 있다니..

당근마켓 로고


생각 없이(?) 왕초보 농부 시절 꾸지뽕나무를 심었다.

욕심이 과해서 너무 많이 심은 탓에 4년이 지난 지금, 그 나무들이 천덕꾸러기며 애물단지가 되었다.

한두 그루만 심었어도 충분했을 텐데..  열다섯 그루라니!

작은 모종을 사다 심었는데 지금은 나뭇가지가 하늘을 찌르고 뿌리가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이대로는 다른 작물에도 영향을 미치고 감당이 안 되겠다 싶어 결단을 내렸다.

한 그루만 남기고 몽땅 뽑아버리기로 한 것이다.


남편과 둘이서 그 일을 해야 하니..  엄두가 안 났지만.  시작이 반이다.

세 그루를 간신히 톱으로 자르고 삽으로 파서 뽑아냈다. 

나머지는 도저히 자신이 없다.

그래서 '당근마켓'에 나눔으로 꾸지뽕나무 가져가실 분을 찾는다고 띄웠다.

(그 사연은 브런치 '당근마켓의 쓸모' 24.3.11일 발행글에 있다.)

당근마켓에 올린 글

결과는 예상 밖.. 순식간에 10명이 넘게 신청이 쇄도한다. 

이제는 적당히 인원을 선별해야 한다.

텃밭 인근에 사는 한 사람이 포클레인을 갖고 와서 몽땅 가져가겠다고 했다. 

너무 잘 되었다 싶었다. 한 방에 해결이라니? 너무 좋다.

평일에 오겠다고 해서..  편할 때 와서 나무를 캐어가라고 했다.

그런데 주말이 지나도 소식이 없다. 

남편에게 문자 해서 확답을 받으라고 했다. 

다른 필요한 사람도 있었는데..   한 사람만 믿고 있을 수는 없어서다.


며칠 미루더니 끝내... 노쇼(No-Show)를 선언했다. 

처음부터 생각이 없었으면.. 욕심이 나 부리지 말지! 너무 한 거 아니야?

화가 났지만 어쩌겠나? 

강제조항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직접적인 피해 본 것도 없으니.. 포기하는 수밖에.

다시 한번 남편을 설득했다. 

당근마켓에 한 번 더 올려보라고. 혹시 필요한 사람 있을 수 있으니..

다행히 한 분이 2그루를 갖고 가겠다고 약속을 했고 주말에 와서 나무를 캐어갔다.

남은 나무는 또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고민이다.

할 수 없지 뭐..  우리가 할 수밖에..  

언제까지 기다릴 수도 없고 봄 농사 시작 전에는 마무리를 해야 한다.


지난 주말, 몇 시간을 나무 베는 일에 매달렸다. 남편과 둘이서.

작업을 하고 나니 밭이 훤하고 속도 시원하다. 앓던 이가 빠진 기분이다.


당근마켓에 노쇼가 있으리라는 생각을 안 했다. 

그런데.. 당근마켓에도 노쇼(No-Show)는 있었다.

노쇼 행위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높다. 

식당을 예약해 놓고 나타나지 않거나 예식장을 예약해 놓고 특별한 사유 없이 취소를 하고

당사자는 아무렇지 않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지만

상대(자영업자)는 직접적인 피해를 볼 수 있다.

노쇼(No-Show)를 법적으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쉬운 일도 아니고

세상일이 법대로만 할 수도 없는 일 아닌가?


배려와 예의가 필요하다.

모두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세상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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