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쇼(No-Show)는 노(No)
지난 주말.. 꾸지뽕나무를 캐느라 남편과 열 일했다.
그 여파인지 온몸 여기저기가 쑤신다.
아이고~~ 삭신이야.
노쇼(No-Show)는 예약 부도다.
예약을 했지만 취소한다는 연락 없이 예약 장소에 나타나지 않은 행위나 그러한 행위를 하는 사람이다.
노쇼(No-Show)는 다른 고객에게 피해를 주고 자영업자에게는 더 막대한 손해를 끼친다.
예의 없고 이기적이고 상대에 대한 배려가 없는 행동이다.
절대 해서는 안 되고
정말 불가피한 경우라면 사전에 미리 양해를 구하고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
당근마켓에도 노쇼(No-Show)가 있다니..
생각 없이(?) 왕초보 농부 시절 꾸지뽕나무를 심었다.
욕심이 과해서 너무 많이 심은 탓에 4년이 지난 지금, 그 나무들이 천덕꾸러기며 애물단지가 되었다.
한두 그루만 심었어도 충분했을 텐데.. 열다섯 그루라니!
작은 모종을 사다 심었는데 지금은 나뭇가지가 하늘을 찌르고 뿌리가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이대로는 다른 작물에도 영향을 미치고 감당이 안 되겠다 싶어 결단을 내렸다.
한 그루만 남기고 몽땅 뽑아버리기로 한 것이다.
남편과 둘이서 그 일을 해야 하니.. 엄두가 안 났지만. 시작이 반이다.
세 그루를 간신히 톱으로 자르고 삽으로 파서 뽑아냈다.
나머지는 도저히 자신이 없다.
그래서 '당근마켓'에 나눔으로 꾸지뽕나무 가져가실 분을 찾는다고 띄웠다.
(그 사연은 브런치 '당근마켓의 쓸모' 24.3.11일 발행글에 있다.)
결과는 예상 밖.. 순식간에 10명이 넘게 신청이 쇄도한다.
이제는 적당히 인원을 선별해야 한다.
텃밭 인근에 사는 한 사람이 포클레인을 갖고 와서 몽땅 가져가겠다고 했다.
너무 잘 되었다 싶었다. 한 방에 해결이라니? 너무 좋다.
평일에 오겠다고 해서.. 편할 때 와서 나무를 캐어가라고 했다.
그런데 주말이 지나도 소식이 없다.
남편에게 문자 해서 확답을 받으라고 했다.
다른 필요한 사람도 있었는데.. 한 사람만 믿고 있을 수는 없어서다.
며칠 미루더니 끝내... 노쇼(No-Show)를 선언했다.
처음부터 생각이 없었으면.. 욕심이 나 부리지 말지! 너무 한 거 아니야?
화가 났지만 어쩌겠나?
강제조항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직접적인 피해 본 것도 없으니.. 포기하는 수밖에.
다시 한번 남편을 설득했다.
당근마켓에 한 번 더 올려보라고. 혹시 필요한 사람 있을 수 있으니..
다행히 한 분이 2그루를 갖고 가겠다고 약속을 했고 주말에 와서 나무를 캐어갔다.
남은 나무는 또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고민이다.
할 수 없지 뭐.. 우리가 할 수밖에..
언제까지 기다릴 수도 없고 봄 농사 시작 전에는 마무리를 해야 한다.
지난 주말, 몇 시간을 나무 베는 일에 매달렸다. 남편과 둘이서.
작업을 하고 나니 밭이 훤하고 속도 시원하다. 앓던 이가 빠진 기분이다.
당근마켓에 노쇼가 있으리라는 생각을 안 했다.
그런데.. 당근마켓에도 노쇼(No-Show)는 있었다.
노쇼 행위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높다.
식당을 예약해 놓고 나타나지 않거나 예식장을 예약해 놓고 특별한 사유 없이 취소를 하고
당사자는 아무렇지 않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지만
상대(자영업자)는 직접적인 피해를 볼 수 있다.
노쇼(No-Show)를 법적으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쉬운 일도 아니고
세상일이 법대로만 할 수도 없는 일 아닌가?
배려와 예의가 필요하다.
모두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세상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