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동창모임, 미녀 4 총사(자칭) 단톡방이 바쁘다.
친구의 생일이라서.
하루 먼저 축하인사를 나누는 데, 생일인 친구 말에 빵 터졌다.
나의 전매특허인 내돈내산을 따라 하겠단다. ㅋㅋㅋ
친구는 남매를 두고 있다.
딸은 서른이 넘었고 취업을 해서 집 떠나와~ 서울살이를 하고 있고
아들은 집에 데리고 있은데 그렇게 살갑고 애교가 많다고 했다.
그런데~ 친구가 생일인데도 자식도 남편도 아무 말이 없고 케이크 하나 안 사줘서
내돈내산(내 돈으로 내가 산 물건)으로 케이크와 꽃바구니를 살 계획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내가 알려준 내돈내산방법에 고맙고 너무 좋다고 한다.
내돈내산 인증샷도 올리고 남편과 자식들에게도 사진 찍어서 보낼 거라고..
내돈내산은 셀프 위안이고 자축이다.
내돈내산 카네이션은 어버이날, 카네이션 한 송이 못 받은 서럽고 원망스러운 마음에 쓴 글이다.
제주도여행 갔을 때 친구들에게 '내돈내산 카네이션' 얘기를 했다.
어버이날 아들놈(?)들이 카네이션 한 송이 안 사주길래
내돈내산으로 꽃(카네이션 화분) 사서 위안받았다고..
자식에게 바라지 않고.. 내돈내산 하니까 마음도 편하고 더 좋더라고..
당시는
아들들에게 섭섭하고 부모로서 대접도 못 받고 있나 싶어서 서글프고 화도 나고..
복합적인 감정이 있었다.
그런데 마음을 고쳐먹으니 훨씬 편하고 좋아졌다.
'마음 내려놓기'는 덤으로 되고. (성인이 된 자식은 마음에서 떠나보내고 내려놓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내돈내산 하면 자식들에 대한 서운함도 없고 내가 사고 싶은 거 마음대로 살 수 있는데..
그깟 자존심 때문에 원망을 쌓아두고 있었다.
친구들도 공감했다. 그래~~ 앞으로는 내돈내산 하자. 속 편하게!
'내돈내산 해서 사진 찍어서 돌려라. 나를 위해서 멋지게 내돈내산 해라.
우리가 돈이 없나? 가오가 좀 없어서 그렇지! 지금 행복하자. happy now'
친구에게 이 말도 전했다.
이 나이에 내돈내산 할 돈이 없는 건 아니지 않은가?
나이가 들고 몸이 조금 통통(?)해져서 가오가 좀 없는 거지!
내돈내산은 유튜브에서 모 신부님(황창연)의 강의를 듣고 배운 방법이다.
연세 드신 부모님의 즐거움이자 취미는 자식자랑이다.
때론 과장된(?) 자식자랑으로 주변의 시기와 미움을 받기도 하지만.
'오늘은 첫째 아들이 밥을 사주려나? 내일은 작은 아들이 어디 데리고 구경시켜 주려나?"
기대하지만 자식들이 그 바람을 만족시켜 주기 어려운 현실이다.
(친구들의 자식자랑을 듣기라도 하면 더 열불이 난다)
'괘씸한 놈.. 내가 지들을 어떻게 키웠는데.. 자식 다 필요 없다.'
원망과 서운함을 차곡차곡 쌓아둔다.
그러면 뭐 하나? 내 마음만 상하고 아픈 것을.. (자식들은 모르는데) 소용없다.
그러다가 자식들 만나면 그 묵은 감정을 쏟아내게 되고
부모 자식관계만 나빠진다.
이제는 그렇게 하지 말라는 것이다.
갈비가 먹고 싶으면 내 돈으로 사 먹고 여행 가고 싶으면 내 돈으로 가라는 것.
자식들한테 기대하지 말고..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맞는 말이다.
그 얘기를 듣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내돈내산'하리라.
그리고 아들들에게도 선언했다.
"앞으로는 내돈내산 하고 아빠랑 행복하게 잘 살 거니까
너희들도 행복하게 잘 살면 된다고..'
자식들이 알아서 챙겨주면 감사하게 받으면 되고, 못 챙겨주더라도 그러려니 하면서.
내게는 강력한 무기 '내돈내산'이 있으니까
절대 서운하거나 원망하지 않으리라.
남의 집 자식자랑하는 거 신경 쓰고 부러워하지 말고..
내돈내산 하자! 그 방법이 최고다.
자식들에게 부담(물적. 심적)도 주지 않고 부모인 내 마음도 편하고.
"친구야!
내돈내산 즐거운 생파(생일파티)하고 인증샷 올려라.
내 친구!
생일축하하고 사랑한데이~~"
지금 행복하자
happy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