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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선 Jun 27. 2024

내 맘대로 안 되는 게 자식이더라.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내 맘대로 안 되는 것 두 가지가 '골프와 자식'이라는 농담을 한다.

맞는 말이다.

자식을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부모는 없다. 부모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건 바람과 착각일 뿐.

억지로 할 수도 없고 부모 뜻만으로 되어 주진 않는 것이 자식이다.


자식은 내 마음대로 안된다.

임신 중일 때  '빨리 출산했으면 좋겠어요. 홀가분하게..'를 외치고 다녔다.

그때 선배들은 그런 소리 하지 말라고 했다.

'아이는 뱃속에 있을 때가 가장 편하고

 기어 다닐 때가 그다음

 걷거나 뛰면 더 힘들다고.'

뱃속에 있을 때는 내 맘대로 할 수 있지만, 출산 후에는 더 힘들다는 소리였다.

그 말이 맞다는 사실을 후에 알았다.

먹이고 재우고 공부시키는 것만으로 육아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성인이 된 자녀를 둔 부모는 나름의 근심과 걱정이 또 생긴다. 끊이지 않고.

'자식 걱정은 눈을 감아야 끝난다'는 말은 그런 의미였다.


전(前) 농구선수 허재 씨는 두 아들이 있다.

아들 둘이 모두 아버지의 우월한 농구 유전자를 물려받았다.

아버지의 전성기 실력을 능가할 만큼 인기도 많고 농구도 잘한다.

두 아들의 농구시합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허재 씨의 모습을 

TV 화면에서 볼 때면 부럽기도 했다. 

키웠구나! 아들들이 얼마나 자랑스러울까? 

아들들이 프로선수 중에서 톱클래스 안에 든다고 하니 부모의 자랑과 기쁨은 컸을 것이다.


연합뉴스 기사 캡처화면


그런데.. 뜻밖의 소식이 들렸다.

큰 아들이 사귀었던 전 여자친구를 고소했다는 뉴스다.

여자친구가 협박과 스토킹을 해서라는데... 그 내막이야 속속들이 모르겠지만 안타깝다.

불타는 청춘들이 만나고 이별하는 것이 다반사인데 고소라는 극한 상황까지 간 것은 

모두에게 상처이고 슬픈 일일 것이다.

당사자는 물론 부모들까지도.


나도 두 아들의 엄마입니다.

20대의 두 아들이 있다.

이성교제를 할 때부터 줄곧 강조하는 말이 있다. 

여자친구 사귀는 건 상관하지 않겠다. 다만 잘 알고 사귀어라.

올바른 인성과 심성을 갖고 있는지 잘 살피고 만나라.

사람 잘못 만나면 큰 일 난다. 

사귀다가 헤어지더라도 상대에게 나쁜 감정은 남기지 마라.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쿨하게 잘 살아라~~ 얘기해 주고 끝내라.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는 말)

절대 사고(?)는 치지 말고 성인으로서 책임질 수 있는 행동을 해라.

(사고는 원치 않은 임신이다. 그 상황은 서로에게 상처를 남길 수 있기에 그렇다.) 

상대(여자)의 몸을 소중히 여겨줘라. 네 몸 소중한 것보다 더.

아들들이 만나는 여자친구에게도 당부를 했다.

"이쁘게 잘 사귀고 혹시 인연이 아니라서 헤어지더라도 좋게 끝냈으면 한다'

 절대 절대 사고는 치지 말라"는 말도 함께.

지금까지는 별문제 없이 지내고 있다. 최소한 사고(?)는 치지 않았으니까.


아들 둘 키우면서 힘든 일이 왜 없었겠나? 

그래도 큰 말썽 안 부리고 잘 커준 것에 늘 감사를 표하고 있지만.

학창 시절엔 학업과 진로, 이성문제로 간간히 애를 태웠고

부모 마음엔 이 길로 가면 더 좋겠는데...  자식들은 저 길로 가겠다고 했다.

그럴 때면 아이들에게 명확히 얘기했다.

"엄마 아빠는 이 길로 가면 좋겠는데 너희들이 그 길을 선택했으니

 선택도 책임도 너의 몫이라고. 나중에 부모를 원망하거나 후회는 하지 말라고.

 네 인생의 주인공은 너희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도 너희라고."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


30년 전, 남편과 결혼을 하겠다고 했을 때 울 엄마도 그러셨다.

"자식은 내 맘대로 안된다더니.. 죽어도 (결혼)하겠다니 할 수 없다.

 내가 무슨 수로 말리겠니! 너희 마음대로 해라."

몇 년을 반대하며 죽어도 안된다고 하시더니 결국은 마음대로 하라며 손을 드셨다.

나도 그런 자식이었다. 

부모를 이겨먹고 부모 마음대로 되지 않았던 자식.


나의 육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큰 아들이 취업준비생(취준생)이기 때문이다.

내일모레면 서른 살인데 내 마음이 조급해진다.

그래도 내색할 수가 없다.

조급하고 답답한 건 당사자(아들) 임을 알기에.

육아가 언제쯤 끝날 지.. 알 수 없지만

지켜보고 응원하는 것이 최선이다.


If 만약 할 수만 있다면~

자식의 취업만큼은 내 마음대로 되면 좋겠다.

자식일이라서.

나도 어쩔 수 없는 부모라서 그렇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지금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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