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뭐지? 세상에 이런 일도 있네.
서울대학교발전재단에서 서울대 학생 학부모에게 기념품으로 배포하는 차량 스티커가
논란이다.
한 시민단체가 이 문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진정의 사유는 다음과 같다.
"서울대 로고를 활용해 학부모에게 '자식의 입시 성공은 부모의 업적임을 과시하라'라고 부추긴 것으로,
그 천박한 발상에 각계 비판이 거세다"며
"사려 깊지 못한 사업으로 논란을 자초했고 서울대발전재단의 이런 행태를 경계하고자
인권위 진정을 제기했다"
아울러 "학벌주의에 찌든 사회에선 특정 시기에 얻은 대학 이름으로 사회적 신분이 결정된다.
이런 사회에서는 능력과 노력보다 특권과 차별이 일상화될 위험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진정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면서도 씁쓸하다.
자식을 서울대에 못 보낸 부모라서 그런 걸까?
몇 년 전 사교육계에서 회자되던 우스개 소리가 있다.
자녀의 대학입시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 세 가지는
할아버지의 재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이라고.
사교육을 조장하려는 세력(?)이 만든 얘기인지 몰라도 이 또한 웃픈(웃기고도 슬픈) 얘기다.
자식의 성공을 바라지 않는 부모는 없다.
성공한 자식은 부모의 자랑이며 자부심일 수 있다.
그렇다고
자식의 성공= 부모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성공은 뭘까?
성공= 목적이나 뜻을 이루는 것
성공의 사전적 의미는 '목적이나 뜻을 이루는 것'이다.
목적이나 뜻은 개인마다 다르고 기준도 다르다.
성공의 기준은 내가 정하는 것이고 그 주체도 나 자신이다.
그렇다면 자식의 성공이 부모의 성공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성공의 기준도 주체도 자식의 몫이기 때문이다.
성공의 기준은 무엇일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가
그것으로 나는 성공을 측정한다."
워런 버핏이 말하는 성공의 기준이다.
"진정한 성공은 얼마나 행복한가?이다."
수십 억 달러의 자산가인 버진그룹의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은 성공을 이렇게 말했다.
내가 생각하는 성공의 기준은 리처드 브랜슨의 말과 일치한다.
얼마나 행복한가?가 나의 성공 기준이다.
돈, 학벌, 권력, 인정, 사회적 명망. 존경. 행복
저마다의 성공 기준은 다를 것이다.
누구에게는 돈이 성공의 기준이 될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권력이나 학벌, 인정, 행복이 기준일 것이다.
잘 난(?) 자식을 나의 성공 기준으로 평가받고 싶은 부모도 있을 것이다.
자식의 성공에 올인하는 부모라면 더 그럴 수 있다.
그런 부모를 비난하거나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 또한 성공의 기준이라고 한다면 인정할 수밖에.
누군가 나에게 흥민이가 성공했다며 축하를 전하면
나는 먼저 그분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한다.
사람마다 행복과 성공의 기준이 다르듯 그 분과 나의 성공의 기준은 다르겠지만,
그분의 입장에서 성공한 것이라 인정해 주신 것이니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것은 오직 흥민이, 그의 성공이다.
나와는 무관하다.
-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본문 내용 중 -
세계적인 축구선수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씨의 글이다.
정말 잘 난(?) 성공한 아들을 키운 부모다.
그가 부럽고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존경스러운 것은 자식의 성공을 바라보는 그의 철학과 교육관이다.
자식의 성공은 자식의 성공이고 자신(부모)과는 무관하다.
내가 지향하는 부모의 모습이다.
두 아들의 엄마다.
부모로서 두 아들의 성공을 기대하고 소망한다.
그러나 그 성공의 기준은 사회적인 평가나 가치가 아니다.
아들들의 성공의 기준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에게도 말해 두었다.
"엄마는 너희들이 행복하게 살면 그만이라고.
남들과 똑같이 살 필요도 없고 남들 눈 의식하며 살 필요도 없다고. 남들과 비교하지도 말고.
중요한 건 너희들 인생이고 선택은 너희들의 몫이라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을 갖거나 큰 부(富)를 쌓아서 남들 눈에는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자신은 행복하지 않은 사람도 많다.
그것을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남들 눈에 좋아 보이는 성공보다는.. 얼마나 행복한가? 가
더 중요하고 성공한 삶이라 생각한다.
우스운 과거 얘기를 잠깐 덧붙이자면.
결혼을 결사반대했던 울 엄마가 마음을 돌린 이유가 있다.
결혼해서 자식을 낳으면 자식들이 잘 되고 성공한다는 무속인(점쟁이)의 말 때문이었다.
부모의 운보다 자식운이 좋아서 자녀로 인해 명예를 크게 얻을 수 있다는고 했다.
나의 사주풀이(평생운세)에도 자식운이 그렇다.
60대 후반에 자녀로 인해 세상에 이름이 알려질 일이 있다고.
기대가 되지만.. 맞으면 좋고 안 맞아도 그만이다.
나는 자식의 성공보다 행복이 우선이라 믿는 사람이기에.
부모는 자식 자랑이 하고 싶다.
나이가 들수록 더 그렇다.
크게 자랑할 거리가 안되는데도 자식 자랑이 늘어지는 부모가 있다.
그러나, 자식이 크게 성공한 부모는 오히려 자식 자랑을 조심하고 겸손한 것 같다.
부모의 겸손함이 자식을 성공으로 이끈다고 한다.
자식들이 잘된 부모들이 자식을 입에 올리는 것을 들어본 적은 많지 않다.
진정으로 자식이 잘 되고 성공하기를 바란다면 부모는 겸손하고 침묵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겸손과 침묵 속에 (좋은) 기운이 모아지고
부모의 겸손함이 자식들의 성공으로 이어진다고 믿는다.
자식이 성공했다고 크게 자랑할 일도 아니고
조금 부족하다고 실망할 필요도 없다.
자식의 인생, 성공은 오롯이 그들의 몫이다.
다만, 부모는
자식의 인생을 지지해 주고 행복하기만 바라면 된다.
부모인 나는 그렇다.
지금 행복하자.
happy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