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에 아기천사가 왔어요.

by 김태선
"아기 낳으면 무조건 집 한 채씩 줘야 해."

평소 나의 지론이다. 현실성이 없는 바람이지만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아기를 보는 일이 참 어렵다.

그래서 더 귀하고 귀하다.

길 가다가 아기를 보면 한 번 더 보게 되고 미소가 절로 난다.

예전에 아기가 예뻐진다고 하면 어른들은 시집갈 때가 되어서 그렇다고 하셨는데

이 나이에 아기가 예뻐 보이면 할머니 될 때가 되었다는 신호가 아닐까?


엘리베이터 안에서 유모차를 보면 반갑고, 어떤 아기가 타고 있을까 눈이 간다.

그런데....

요즘은 아기가 타는 것이 유모차가 아닌 경우가 많다.

아기를 기대했건만 유모차에는 떡하니 반려견이 타고 있다.

개 실망(?) 아니 급실망이다.

그렇게 실망하기를 여러 번..

으레 유모차에는 반려견이 있으려니 생각하게 되었다.


25년 만에 집안에 아기 울음이 들렸다. 지난달의 일이다.

"아기천사가 찾아왔어요."

3년 전쯤 결혼한 둘째 오빠의 딸(조카)이 출산을 한 것이다.

온 집안이 들떴다.

아기의 몸짓 하나하나에 관심이 가고 '귀엽다. 신기하다' 소리가 넘친다.

특히, 올해 86세가 되신 울 엄마 이여사가 제일 좋아하신다.

오 남매의 손주손녀를 어려서부터 돌봐주셨고 아이들을 예뻐하고 좋아하신다.

지금도 카톡으로 2~30대의 손주손녀와 소통하는 세련된 할머니다.

증손녀를 보셨으니 오죽하실까?

조카가 매일매일 할머니(울 엄마)에게 아기 사진을 보내준다.

"할머니, 오늘은 아기가 눈떴어요. 하품도 했어요. 너무 신기하죠?"

이 때는 아기가 뀌는 방귀소리도 신기하게 들리니 오죽하랴?


오늘도 조카가 보낸 아기 사진이 가족 단톡방에 공유가 되었다.


보경아기2.jpg 아기 천사 사진(조카딸)
"이쁘다. 인형 같다. 우째 이런 옷이 다있노?"

한바탕 난리가 났다.

정작 외할아버지가 된 둘째 오빠만 아무런 댓구가 없다.

둘째 오빠는 원래 그런 사람이다. 무덤덤, 무표정, 무반응...

속정은 깊은 사람인데.. 표현이 많이 서툴다.

아기 사진을 보니 너무 천사 같아서 영상을 만들어서 단톡방에 올렸다.


아기천사가 왔어요~~


아들들에게도 사진과 영상을 보냈다.

"엄마는 손주 보면 영상으로 찍어서 유튜브에 올릴 거야." (미리 양해를 구하는 메시지 아니 통보를 했다)

손주 낳으면 얼마나 이쁠까?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잘 자라라. 건강하고 이쁘게.. 사랑해. 울 조카딸..

아뿔싸, 아직 이름을 안 물어봤다. 태명만 알고...


25년 만의 아기 울음소리가 온 집안을 들뜨고 행복하게 하고 있다.

감사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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