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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호 Mar 24. 2016

연애 그 가벼운 이야기

우리의 유전자는 연애를 잘 모른다.

당신 탓이 아니다 그러니 울지말자.


사람들이 자유연애를 하기 시작한건 얼마되지 않는다. 할머니 세대에 한 번 여쭤보자. 자유연애를 하셨었는지, 하셨다면 어떤 연애를 하셨었는지. 아직도 세상에는 연애도 안 해보고 결혼을 하는 문화권들이 있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과 반지를 주고받고 한 평생 동반자로 살아간다는 거다. 사실, 우리나라도 다를 바 없었지 않은가. 100년 전 한국을 생각해 보면 지금과는 사뭇 달랐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연애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우리들의 유전자 속에는 자유연애에 대한 정보가 상대적으로 적게 축적이 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부모님이 정해진 짝과 평생을 이혼도 못 하고 살아야 했던 문화가 2000년즘 되고 밖에 나가 만난 여성 남성과 자유연애를 하기 시작한 건 불과 길어봐야 100년 안짝이다. 그러니 유전자가 정보를 모을 시간이 어디 있었겠는가. 연애에 대해 잘 모르고, 잘 못 한다고 해서 자신을 너무 몰아 부치지는 말자. 게다가 연애하는 법은 부모님도, 학교도 그리고 친구들도 잘 안 가르쳐 준다. 왜냐면 잘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고 정형화돼있는 틀이 아직은 없기 때문이다. 자유연애의 역사가 200년 300년 지나게 되면 중매결혼처럼 공식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긴 하다.


여하튼 세상에는 연애를 잘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당신만 못 하는 게 아니다. 오늘도 영수와 철수는 새로운 만남을 갖겠지만 부러워 말자. 또 다른 영수와 철수는 내일 이별을 하고 있을 테니 말이다. 남들은 인간관계도 인생도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모두들 문제와 고민을 가지고 살아간다. 나만 그런 게 아니다.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어보도록 하자. 모든 사람들은 연애 때문에 울고 웃고 하며 살아간다. 나는 왜 매일같이 연애 때문에 울기만 하냐는 질문은 접어 두도록 하자. 짚신도 짝이 있다고 아직 짝을 만나지 못 했을 뿐이다. 또는 아쉽게도 짝을 만날 준비가 덜된 걸 수도 있다.


연애 못 한다고 죽는 것 아니다. 예전과는 다른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예전에는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는 것이 중대한 일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결혼을 하고도 애를 낳지 않기도 하고, 결혼을 하지 않고도 애를 낳기도 한다. 10에 9은 결혼해서 아이를 낳던 시대와는 확연하게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2000년간 축적된 유전자 속의 정보만으로는 현대시대의 연애에 적응을 못 하는 게 당연할 수 있다. 그러니 TV를 틀면 연애에 관한 이야기부터 가상 연애까지 포함하여 방송국들이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 않은가.


가볍게 생각해 보도록 하자. 연애라는 게 인연이 닿으면 시작할 수 있는 것이고, 인연이 닿지 않더라도 다음 기회에 새로운 인연으로 맺어질 수도 있다. 아, 연애를 해야지, 남들도 하는데 나도 연애해야지. 이런 생각은 잠시 접어 두자. 남들이 다 한다고 해서 연애를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고, 마음이 맞는 사람과 두 손을 맞잡았을 때 연애를 시작하게 되는 것 아니겠는가.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연애는 두려워해야 할 어떤 대상도 아니고 마냥 부러워하며 자신을 탓하게 만드는 존재도 더더욱 아니다. 만약 연애 때문에 겪는 고통의 원인을 찾고 싶다면 짧은 자유연애의 역사와, 그 짧은 역사 동안 적응하지 못 하고, 충분한 정보를 축적하지 못 한 우리들의 유전자를 탓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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