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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호 Mar 28. 2016

거절을 두려워 말자

어차피 이래도 후회 저래도 후회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면 좋아한다고 말하자. 사랑합니다, 사랑에 빠졌습니다, 결혼해 주세요라는 말로 고백은 조금 미루더라도 말이다. 같이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싶다고 몇 번 말해 보면 그 사람과의 관계가 어떻게 진행이 될지 알 수 있다. 그저 가슴 조리며 앉아 있어봐야 그 사람이 먼저 고백해 올 확률은 거의 0에 가깝다. 먼저 말하는 용기를 가지고 거절까지 감내할 수 있는 뻔뻔함을 끌어 내 보자. 어차피 고백을 하지 않는다면 후회할 것이고, 고백 후 거절당해도 후회할 것이 뻔하다면 후자가 나을 수 있다. 


그리고 거절을 감내할 정도의 뻔뻔함이 생기기 시작하고 내성이 생기면 다음 고백은 한 결 수월해질 것이 분명하다. 거기에 실패를 통해 얻은 교훈으로 다음 고백에서는 더 나은 접근방법과 방식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열어 낼 기술이 생길 수도 있다. 그렇지만 거절을 겁내고 창피함과 부끄러움을 무기 삼아 상대방에 대한 마음을 애써 누르다 보면 결국 얻게 되는 건 갑갑한 가슴이요 답답한 자신의 모습을 바꾸고 싶다며 스스로를 고문하게 될 자신의 모습만 남게 될 수 있다. 


그렇다고 거절받을 것만 생각하지도 말자. 혹시 아는가 그 사람도 당신을 좋아하고 있었음에도 차마 그 마음 밝히지 못 하고 있었을지. "어느 쪽이 됐던 좋아합니다.", "같이 식사 한 번 했으면 합니다."라고 해서 아무도 당신을 비난하거나 책망하거나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 


상상을 해 보자. 만약 친구나 지인들에게 좋아하는 여자에게 고백했다 차였어 라고 말하는 것과, 좋아하는 여자가 있었지만 가슴앓이만 하다 말도 못 해보고 멀어졌어,라고 말을 한다면 어떤 반응이 나오겠는가. 당신의 친구나 아는 사람이 당신에게 저런 이야기를 한다면 당신의 반응은 어떻겠는가. 아마도 전자에 대한 반응은 위로겠지만 후자에 대한 반응은 후회할 거면 말이라도 걸어보지 그랬어가 보통일 것이다. 

거절은 힘들고 어렵다. 하는 쪽도 받는 쪽도 어렵다. 인간관계가 우연의 연속으로 이루어져 아무 큰 노력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면 얼마나 편할까. 내가 아닌 상대방이 먼저 다가와 준다면 얼마나 고맙고 인생이 쉽다고 느껴질까. 하지만 인생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으며 인연은 우연에 기대어 만들기보단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할 때가 더 많다. 가만히 앉아 원하는 사람과 인연을 만들어 가기란 쉽지가 않다. 쉽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을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는가.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켜야 함은 진정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라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말하기가 쉬운가, 하물며 평생을 남남으로 살아온 사람에게 자신의 진심 어린 호감을 밝히기란 더 쉽지 않다.


인연을 만들어가는 명확한 기술을 알고 있고 찾아낼 수 있다면 그 방법대로 실천하면 된다. 없다면 스스로 만들어 가는 수밖에 없다. 훗 날을 생각해야 할 때도 있고 계획을 통해 미래를 향해 나아갈 필요도 있다. 하지만 계획과 상상만 하다 보면 지금의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아니 기회를 잡으려 시도할 수 있던 순간 조차도 눈 앞에서 놓칠 수 있다. 


사람은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거절도 언젠가는 익숙해질 수 있다. 거절받는 것에 익숙해져서는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거절을 두려워해 제 자리에 안주할 필요도 없다. 인생은 한 번이다. 거절을 통해 하나의 인연이 끊길 수 있지만, 또 다른 인연은 언젠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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