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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호 Jul 28. 2022

직장인 A, 좋은 소식있는 주식만 찾는 하이에나

호재만 찾아 주식을 산다면 과연 돈을 벌까

직장인 A는 좋은 소식만 찾아 주식사는 하이에나 


A는 지난 실패를 교훈 삼아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자신만의 힘으로 주식 종목을 고르기로 결심했다. A는 신문의 경제면과 증시에 관한 뉴스를 매일 같이 시간이 날 때마다 챙겨 읽었다. 처음에는 생소한 경제용어나 주식용어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고 이해도 잘 되지 않았다. 금리가 높다 낮다, 원자재가격이 높다 낮다 등등 쉽지 않았다. 같은 한국말인데 이해가 조금 힘들었다. 주식도 마찬가지였다. 


가치투자가 어떻고 차트가 어떻고, 누구는 집중투자가 옳다고 주장했고 어디서는 분산투자는 무조건이라고 했다. 차트전문가가 천재와 같은 실력으로 손절과 익절을 반복해 수억의 돈을 주식시장에서 벌었다더라, 결국 재무제표 분석을 통한 가치투자와 장기투자만이 정답이다 등등 많은 의견들과 정보들이 넘치고 넘쳤다. 


그렇게 넘치는 기사 속에 A의 눈을 사로 잡은 건 XXX테크가 3000천억 투자를 결정했다, 전기차가 미래다, 원자력은 실패하는 가 등등 회사와 업계의 주요 뉴스 또는 좋은 소식 소위 호재라 불리는 부분들이 더 쉽게 들어왔다. 이전 바이오 주식으로 마음 고생했던 경험 때문에 바이오 쪽은 쳐다 보지도 않았다. 


이번에 A선택한 업종은 전기차 부분이었다. XX일렉모터 라는 중소기업이 가장 눈에 띄었다. A는 XX일렉모터에 관한 기사를 꼼꼼히 찾아 봤다. 자동차 대기업에 납품을 꾸준히 해 오고 있고 향후 해외 대기업에까지 납품을 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포부가 조만간 실현 될 것이라는 기사도 종종 볼 수 있었다. 


A의 마음에 XX일렉모터를 향한 신뢰가 증폭하기 시작했다. 이 번에는 실패가 없을 것 같았다. 차트를 보고 주식의 현재가격을 확인했다. 지난 달에 정말 높은 가격을 형성한 뒤 이제는 가격이 많이 내려와 있었다. 이거였다. 이 가격 만원도 안가는 7000원대면 한 주를 살 수 있었다. 


그 동안 A가 신문을 읽고 인터넷에서 찾은 정보에 의하면, 주식을 살 때는 “그 회사의 주식가격이 낮은 가격에 형성되어 있어야 하고 향후 업종의 미래가 보이는 업계에 속한 회사를 사야 한다.” 라고 했다. XX일렉모터가 정확했다. 이미 국내 대기업에 납품을 하고 앞으로 해외 대기업에 전기차 부품을 납품할 여지가 있었다. XX일렉모터를 A는 100만원어치 매수 했다.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다시 100만원부터 투자금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A의 바람은 다시 하늘에 닿지 않았다. 두 손 모아 기도해도 소용 없었다. 마치 하늘이 A에게 돌아가, 네 소원 안 들어줘 하는 것 같았다. A는 다시 이해할 수 없었다. 일주일 이주일을 기다렸지만 XX일렉모터의 가격은 더 떨어져 -10%가 되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자신의 선택에 어떤 잘 못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기업도 탄탄하고 앞으로 나올 호재도 분명한데 왜 다른 사람들은 이 주식을 사지 않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게 시간만 흘렀다. 하루 20만원 수익의 꿈은 다시 물 건너 갔다. A는 신문의 어떤 전문가의 말을 들어 보기로 했다. 



“손절, 손해를 보고 파는 행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손해를 많이 보기 전에 하는게 핵심이다.” 


A는 -5%가 되었을 때 눈물을 머금고 XX일렉모터를 매도했다. 그리고 A의 호재찾아 방황하는 하이에나식 주식투자는 계속 됐다. 전기차, 원자력, 건설, IT, 메타버스 등등 탄탄한 기업과 호재만 있으면 기업을 사고 팔았다. 처음에는 일주일 정도 기다렸다. 주식가격이 오르지 않아도 떨어져도 일주일 정도는 자신이 산 주식을 들고 있었다. 하지만 점점 팔고 사는 빈도가 잦아졌다. 일주일에서 5일 5일에서 3일 어떨 때는 아침에 사서 저녁에 팔기도 했다. 걷잡을 수가 없었다. 뉴스에 칭찬 일색인 기업들의 주식을 샀다가 팔았다를 반복했다.  


어떨 때는 호재는 둘째치고 기업이 무슨 기업인지도모르고 매수 매도가가 급변하며 상승하는 주식을 사기도 했다. 급상승 하는 주식에 올라탔다 조금만 먹자는 마음도 컸다. 한 달이 조금 지난 어느 날의 수익은 105만원이었다. 사실 105만원 보다 조금 더 벌었지만 수수료를 제외하고 나니 한 달 동안 A가 주식으로 올린 수익이 5만원이었다. 


지난 시간 동안 30만원을 벌어보기도 했고 30만원을 잃어보기도 했다. 50만원 수익이 난적도 있었고 50만원 손해가 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래저래 고난을 겪고 났음에도 결국 손에 남은 건 5만원이라는 초라한 수익이었다. 

 


그 날 아침은 특히 더 A는 크게 좌절했다. 그 동안 충분한 좌절을 겪어 어떤 상황에서도 이제 당황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자부하는 A였지만, 자신이 공부하고 마음고생해서 주식으로 번 돈이 한 달 동안 고작 5만원이라는 현실에 큰 자괴감이 들었다. 



그래도 지금까지 주식으로 돈 한 번 안 잃어 버린 게 어디냐며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좌절을 치유해줄 정도의 위로는 되지 못했다. A는 자신이 무엇을 잘 못 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분명 경제신문, 주식관련 뉴스를 빼놓지 않고 또 읽었지만 수익은 처참했다. 뉴스만 쫓아가서는 투자를 성공할 수 없음을 알았다. 뉴스만을 보고 주식을 산다는 것은 직장동료가 말해주는 말만 믿고 주식을 사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게다가 뉴스로 얻는 정보는 너무 단편적이라고 느꼈다. 투자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사설들도 의견이 너무 달랐고 심지어는 상충하는 부분도 많았다. 신문을 통해 얻는 정보는 한계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투자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어졌다. A는 어느 성공한 투자자가 투자에 관한 책을 한 100권 이상은 읽었고 지금도 읽고 있다는 어느 투자자의 이야기를 떠올렸다.



A는 책방으로 향했다. 주식관련 된 모든 책을 읽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리고 주식 서적 쪽에 가서 주식책들을 살펴 보았다. 최소 20권은 넘어 보이는 책들이 있었다. 책들의 표지를 보며 이 모든 책을 다 읽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그리고 한 권을 들어 읽기 시작했다. 무슨 말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그 동안 경제신문에서 읽어 온 게 있어 완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책의 뒷면의 가격을 봤다. 



책값이 너무 비쌌다. 20권을 넘게 사면 돈이 너무 아까울 것 같았다. 그래서 A는 책을 내려놨다. 그리고 평소 자신이 출퇴근 길에 지나다니던 동네 헌책방으로 향했다. 헌책방에서 책을 찾고 또 찾았다. 주식관련 된 책은 다 쓸어 담았다. 제목에 투자, 주식이라는 단어만 들어가도 주어 담았다. 근데 다 담고 나니 집에 들고 가긴 무거웠다. 나머지는 나중에 사기로 하고 5권을 저렴한 가격에 사와 헌책방을 나섰다. 



집에 돌아오는 길이 가벼웠다, 손에 든 책은 무거웠지만. 뭔가 다시 시작한다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모르면 읽으면 되고 읽어서 모르면 또 읽으면 되고 그래도 모르겠으면 다른 책을 읽겠다는 의지를 태우며 다짐하는 A였다. 



주식을 통해 하루 20만원 아니 최소 10만원의 수익을 올리겠다는 목표와 희망은 바닷가에 모래성처럼 무너진 지 오래였고 이제는 욕심을 내려 놓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자신이 무지하여 수익을 올리지 못 한 것인지 다른 사람들 말처럼 주식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며 한다 하더라도 개인은 돈을 벌 수 없는 구조가 맞는 것인지 알고 싶었다. 


A는 지금까지 두루뭉실하게 살아왔다. 살면서 무언가에 제대로 집중해 본 적도 많지 않았고 무엇을 시작하면 작심삼일이 매사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뭔가 달랐다. A의 마음 속에 오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번만큼은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A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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