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전체를 매수하고 기다린다.
A는 복리의 마법을 가진 펀드에 장기투자를 시작했다.
존 보글은 인덱스펀드의 아버지라 불리는 전설적인 투자자 중 한 명이었다. Little Book of Common Sense Investing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의 저자다. 인덱스 펀드는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다. A는 처음에 이게 무슨 말인지 몰랐다. 책을 읽었음에도 인덱스 펀드가 정확히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직장인 A는 책을 다 읽은 뒤, 인덱스펀드 투자를 마음 먹게된다.
존 보글은 장기투자를 강조하는 사람이었다. 주식시장의 단기적인 변동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장기간에 복리로 낼 수 있는 더 큰 수익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평범한 개인투자자라면 인덱스펀드에 장기투자하는게 최고의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도 역설했다. A는 인덱스펀드가 정확히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시장 전체를 매수한다는 말은 이해할 수 있었다.
S&P500은 미국을 대표하는 지수 중에 하나다. 검색을 해 보니 다음과 같은 말을 찾을 수 있었다.
"S&P 500은 미국 신용평가사 S&P Global이 미국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500개 기업의 주식들을 모아 지수로 묶어 주기적으로 수정하고 발표하는 미국의 3대 증권 시장 지수 중에 하나이다."
한 마디로 미국에서 제일 잘 나가는 기업 500개를 모아 놓은 펀드라는 의미다. 시총이라는 말은 그 회사의 주식의 총합으로 내린 가격을 의미했다. 미국의 2000개가 넘는 주식회사 중 시총이 가장 큰 500개를 모아 놓은 펀드가 S&P500 인덱스펀드다. 이 500개 기업은 미국을 이끄는 선도 기업으로, 미국의 경제를 견인하며 대표한다는 뜻이다. S&P500 인덱스펀드에 투자는 곧 미국에 투자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 펀드의 운용은 매우 수동적으로 운용되며, 매해 500개의 기업이 새로 편입 되거나 퇴출되며 순위가 변동 하기도 한다.
일반 펀드와는 다르게 펀드매니저가 각 기업을 정량,정석 분석하여 임의로 기업을 제외하고 포함시키는 것이 아닌, 시총으로 기업을 편입시키고 제외하는 작업을 한다. 펀드매니저가 직접 주식을 선택하고 제외하는 펀드를 액티브펀드, 인덱스펀드처럼 시총이 바뀌는 것에 따라 종목을 변경하는 펀드를 패시브펀드라고도 한다. 처음 이 펀드가 나왔을 때 그게 무슨 투자냐며 비웃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아무도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장기투자자를 비웃지 않는다.
인덱스펀드의 장점은, 아주 적은 돈으로도 미국의 500개의 기업을 살 수 있고, 500개의 기업에 투자 함으로써 분산투자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경제가 망하지 않고 꾸준히 성장한다면, 미국의 기업이 성장한다는 의미이고, 그 중에서 상위 500개의 기업이 변동 될 수 있겠지만, 종국에는 상위 500개 기업에 속한 기업들의 시총은 계속 커질 것이 분명해 보였다.
A는 이 인덱스펀드에 대해 스스로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미국 경제가 앞으로 성장할 것이라 믿고, 그 경제에 투자하고 싶다면, S&P500에 투자하면 되는 것이다.
A는 궁금해졌다. 정말 S&P500으로 수익을 낼 수 있었는지. 정답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만약 2001년 1월 1일 S&P500에 1000만원을 투자했다면 2021년 12월 31일 5천100만원으로 불어 나 있었을 것이다.”
A는 자신의 부모님이 2001년, 이 인덱스펀드에 1000만원을 넣었다면 어떘을까 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이미 시간은 흘렀고 후회는 무의미 했다.
존 보글의 책은 장기투자에 관해 많은 시사점을 남겨주었다. A는 존 보글의 책을 통해 장기투자의 철학을 배우고 습득 할 수 있었다. 그의 책에서 읽을 수 있었던, A가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장기투자에 관한 조언은 다음과 같았다.
시장을 매수하고 견뎌내라.
일반적인 개인투자자는 시장을 이기려 하지 마라. 인덱스펀드를 통해 시장을 매수하고 장기간 견디면 된다.
지수도 주식과 같이 변동하겠지만 장기투자의 다짐이 흔들려서는 안된다.
저렴한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라
각 회사마다 인덱스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장기간으로 보면 아주 작은 차이의 수수료도 나중에는 큰 차이가 될 수 있다. 지수추종을 하는 펀드에 투자하되 수수료까지도 아낄 수 있어야 한다.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마라
장기투자자는 자신의 감정을 절제할 줄 알아야 하고, 충동적으로 매수와 매도를 반복해서는 안된다. 시장이 상승한다는 것을 믿고 장기투자의 신념을 지켜 낼 수 있어야 한다.
A는 투자대가들의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자신이 가진 투자에 대한 개념이 조금씩 발전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주식가격이 변동함에 충동적으로 주식을 매수하고 매도했던 과거의 자신이 계속해서 머릿속에 떠올랐다.
A는 책을 덮고 인덱스펀드에 투자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미국에도 이런 펀드가 존재한다면 한국에도 존재 할 것이 분명해 보였다. A의 생각은 맞았고 한국에도 인덱스펀드가 존재했다. KOSPI200 이였다.
코스피는 한국의 한국거래소에 등록된 주식회사들의 시가총액으로 지수화한 것이다. KOSPI 200은 한국의 주식회사 중 시총 상위 200개의 기업을 모아 놓은 것으로, 한국을 대표하고 견인하는 기업들이라 봐도 무방했다.
A는 미국 경제에 투자하고 싶다면 S&P500에, 한국경제에 투자하고 싶다면 KOSPI 200에 투자하면 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국의 경제는 앞으로도 성장할 것 같았다, 그렇다면 KOSPI200도 꾸준히 상승할 것이 분명해 보였다.
문제는 A가 펀드를 사본 적이 없었다는 것이었는데 이 또한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ETF(Exchanged
Traded Fund)는가 있었기 때문이다. A는 ETF를 알고 ETF를 매수하기로 했다. ETF는 말그대로 펀드지만 주식시장에서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거래를 할 수 있는 펀드였다. 펀드매니저를 만날 필요 없이 자신이 직접 ETF를 매수하면 됐다. ETF도 종류가 많았지만 A는 자신이 결정한대로 S&P500과 KOSPI200 추종 ETF를 매수하기로 했다.
존 보글의 충고를 듣고 ETF의 수수료도 꼼꼼히 따져보았다. 똑같은 ETF였지만 회사마다 수수료가 조금씩 차
이가 있었다. 거래량이 나쁘지 않으면서 낮은 수수료를 받는 ETF를 골랐다. 국내증권회사에서도 S&P500 추종 ETF를 내놓고 있어 S&P500도 매수가 어렵지 않았다.
A는 ETF를 사며 존 보글이 했던 충고를 잊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ETF는 시장에서 실시간으로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언제든 사고 팔수가 있었다. 주식처럼 초 단위 분 단위로 가격이 오르락내리락 했다. 전통적인 펀드의 경우 펀드매니저를 통해 펀드 해약을 해야하고 가격변동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지만, ETF경우는 주식과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가격이 변동 할 때마다 클릭 몇 번이면 충동적인 매수매도가 가능했다.
실제로 존 보글은 ETF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하는데, 그 이유도 ETF 투자는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며 이에 투자자의 마음이 쉽게 움직여, 장기투자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A가 ETF를 매수하자 마자 가격이 하락했다. 하지만 A는 동요하지 않고 주식창을 닫았다. 주식가격의 변동에 마음이 흔들리고 싶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 A는 증권회사를 통해 개인연금계좌를 개설했다. ETF만 장기투자로 담을 계좌였다. 이 개인연금계좌로 ETF를 연 400만원을 매수하면 나라에서 매해 13.2%에서 16.5%까지 세액공제를 해주기 때문이다. 최소 50만원 정도에서 최대 64만원 정도까지 세액공재를 받을 수 있다.
최소 20년은 넘게 장기투자를 위해 매수하는 ETF였기에 매도할 일이 없었다. 거기에 연말에 세액공제까지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칠 이유가 없었다.
A는 각각 미국과 한국의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ETF를 매수함으로써 미국경제와 한국경제에 투자하는 장기투자자로서 한걸음을 내딛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