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유럽 조지아 여행 5일차
시그나기 와인 투어

2025년 5월18일부터 6월12일까지 26일간의 조지아 자유여행

by 해피매지션 정호선

5월22일

아침 글쓰기와 여행의 시작

여행 5일차 아침, 호텔 1층 로비에서 하루를 시작했다. 7시부터 8시까지 어제의 여행 일지를 정리하는 시간은 이제 나의 소중한 일과가 되었다. 펜으로 종이에 적는 여행 기록은 디지털과는 다른 특별한 의미가 있다. 방으로 돌아와 어제 사둔 빵에 딸기잼을 발라 커피와 함께 먹으며 오늘의 일정을 준비했다.

Klook에서 미리 예약한 시그나기 와인 투어. 8시 30분 호텔을 나서 걸어서 루스타벨리 인근 미팅 장소에 도착했다. 18명이 함께하는 투어였고, 9시 10분 정시에 출발했다. 오늘의 일정은 조지아 연대기 상징물, 바디아우리 마을, 보드베수도원, 점심식사, 와이너리 방문, 시그나기 성벽 투어로 이어지는 알찬 하루였다.


길 위에서 만난 특별한 인연

투어 버스에서 젊은 한국 가족을 만났다. 폴란드에 거주하는 부부와 아들로 이루어진 3인 가족이었다. 남편분은 LG엔솔에서 배터리 관련 업무를 하고 있었고, 과거 LG디스플레이에서 근무했던 22년차 직장인이었다.

해외에서 만난 동포라 그런지 금세 가까워졌다. 그들은 여러 나라를 여행한 경험담을 들려주었는데, 특히 스페인 남부가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를 한 번에 여행해보세요"라는 조언도 해주었다. 가이드도 조지아에 왔으면 스바네티 지역에 꼭 가보라고 추천했다. 하루 종일 이어진 즐거운 대화는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조지아 연대기에서 시작된 하루

[ 조지아 연대기 재방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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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목적지는 조지아 연대기 상징물이었다. 25분간의 짧은 관광이었지만, 이곳은 2일 전에 우리가 자유롭게 여행했던 곳이라 더욱 친숙했다. 거대한 기둥들에 새겨진 조지아의 역사는 여전히 웅장했다. 이동 중에는 교통 체증으로 시간이 조금 지체되었지만, 버스 안에서 나누는 대화로 지루하지 않았다.


바디아우리 마을에서의 특별한 체험

[ 다양한 츄르츠 헬라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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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나기로 가는 길에 바디아우리 마을 두 곳을 들렸다. 첫 번째는 포도밭 옆 작은 매장이었다. 이곳에서 3가지 와인과 다양한 츄르츠헬라를 시음했다. 츄르츠헬라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었는데, 호두를 꿰어 포도즙에 담그는 과정이 신기하고 즐거웠다.

[ 푸리 만들기 체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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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체험 장소는 전통 빵 푸리를 만드는 곳이었다. 반죽을 길게 늘려 빵 모양을 만든 후 화덕에 붙이는 체험이었다. 반죽이 손에 달라붙고, 뜨거운 화덕 때문에 고개를 숙이고 작업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모양도 엉망이 되고 붙이는 것도 어려웠지만, 전통 방식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 시그나기 가는 도중에 계속 포도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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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베수도원의 웅장한 전망

[ 시그나기 평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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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베수도원은 30분간 구경했다. 수도원 내부는 공사 중이어서 크지 않았지만, 높은 곳에 위치한 덕분에 아래로 펼쳐진 시그나기 평원의 경치가 압도적이었다. 끝없이 펼쳐진 평원을 내려다보며 조지아 대자연의 웅장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런 풍경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저절로 평온해졌다.


[ 보드베 수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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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나기, 백만 송이 장미의 도시에서 만난 사랑

시그나기는 높은 고지에 자리한 마을로, 그 역사는 18세기 헤라클리우스 2세 국왕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작은 도시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조지아인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곳이다. 바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백만 송이 장미' 노래가 탄생한 곳이기 때문이다.

1960년대 조지아 출신의 시인 안드리아 마칸다리아가 시그나기에서 영감을 받아 쓴 시가 훗날 러시아의 작곡가 라이몬드 파울스의 손을 거쳐 '백만 송이 장미'라는 불멸의 명곡으로 탄생했다. 시그나기의 로맨틱한 분위기와 골목 곳곳에 피어있는 장미꽃이 이 노래의 배경이 된 것이다.


[ 시그나기 골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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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시그나기의 골목길을 걸어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돌로 포장된 좁은 골목길 양편으로 알록달록한 발코니가 달린 전통 가옥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각 집마다 화분에 심어진 장미와 다양한 꽃들이 거리 전체를 꽃밭으로 만들어놓았다. 중세 시대의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골목을 걸으니 마치 동화 속 마을에 들어온 듯했다.


와이너리에서 만난 8000년 와인 역사

점심을 먹은 식당은 평원이 내려다보이는 최고의 위치에 있었다. 이런 멋진 곳에서 식사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샐러드, 비프, 양고기를 주문하고 조지아 맥주로 건배했다.

식사가 나오는 동안 와이너리를 구경했다. 이곳에서 조지아 와인의 놀라운 역사를 들을 수 있었다. 조지아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생산국으로, 8000년 전부터 와인을 만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3년 유네스코는 조지아의 전통 와인 제조법인 '크베브리 제조법'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 조지아 와인과 차차 시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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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베브리는 대형 토기항아리로, 땅에 묻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며 와인을 발효시키는 조지아만의 독특한 방법이다. 이곳 와이너리에서도 실제 크베브리를 볼 수 있었고, 그 안에서 발효된 와인의 깊고 복합적인 맛을 경험할 수 있었다.

7가지 와인과 조지아 전통 술인 차차를 시음했다. 각각의 와인은 포도 품종과 제조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개성을 보여주었다. 특히 사페라비 품종으로 만든 레드와인은 진한 색감과 풍부한 탄닌이 인상적이었다. 차차는 포도 찌꺼기를 증류해 만든 브랜디로, 독한 알코올 도수에도 불구하고 은은한 포도향이 일품이었다.

와인 시음을 하며 조지아의 깊은 와인 문화를 이해할 수 있었다. 와인은 단순한 술이 아니라 조지아인들의 삶과 종교, 그리고 전통이 모두 녹아있는 문화유산이었다. 차차 1병과 조지아 지도가 들어간 모자를 기념품으로 구입했다.


시그나기 성벽에서 바라본 광활한 대지

[ 시그나기 성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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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후 시그나기 성벽을 걸었다. 18세기에 외침을 막기 위해 쌓은 이 성벽은 총 길이 4km에 달하며, 23개의 망루를 가지고 있다. 성벽 위에서 바라본 광활한 알라자니 계곡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끝없이 펼쳐진 평원과 멀리 보이는 캅카스 산맥이 어우러진 풍경을 보며 '시그나기에 와야 하는 이유'를 깨달았다.

이곳이 '사랑의 도시', '백만 송이 장미의 도시'라고 불리는 이유를 이제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과 로맨틱한 분위기, 그리고 수세기 동안 이어져온 사랑 이야기들이 모두 합쳐져 시그나기만의 독특한 매력을 만들어낸 것이다.

4시 10분, 아쉬움을 뒤로 하고 트빌리시로 향했다. 돌아오는 길에 창밖 풍경을 보니 과거 터키 여행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비슷한 지형과 분위기가 데자뷰를 선사했다.

6시 15분, 출발했던 장소에 도착했다. 볼트 앱으로 택시를 호출해 호텔로 돌아왔다. 조지아의 와인과 문화, 그리고 새로운 인연까지 만난 풍성한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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