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18일부터 6월12일까지 26일간의 조지아 자유여행
5월 26일.
아침 일정과 메스티아 여행 준비
[ 아침 시간 바투미 모습 ]
여행 9일차, 월요일 아침 10시에 일어나 어제 밤의 긴급 대피 경험까지 포함하여 여행일지를 보완해서 작성했다. 노트북 앞에 앉아 45층에서 걸어 내려온 생생한 경험을 기록하니 다시 한 번 아찔했다.
5월 28일 메스티아로 가는 교통편을 확인했다. 조지아 인터시티 버스 정류장에서 마슈루트카를 탑승하는 방법을 알아봤는데, 저렴하긴 하지만 주그디디에서 환승 후 9시간이 넘게 걸린다는 것을 확인했다. 피로도를 감안하여 공유 택시를 이용하기로 결정하고, Get Your Guide에서 바투미에서 메스티아로 직접 데려다주는 서비스를 예약했다. 공유 택시로는 7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출발 정류장 답사와 인터시티 버스 정류장
2시에 호텔을 나서 5월 28일 새벽 메스티아로 출발할 정류장을 미리 답사했다. 이곳은 아르고 케이블카 타는 인근이었다. 그리고 참고로 장거리 여행을 할 때 활용하는 역인 Batumi Intercity Bus Station이라는 곳도 가보았다. 역시 장거리 여행의 거점답게 환전소들이 즐비했다.
홀리 마더 버진 네이티비티 대성당의 웅장함
정류장 인근에 있는 홀리 마더 버진 네이티비티 대성당(Holy Mother of God Nativity Cathedral)에 들렀다. 이 성당은 바투미에서 가장 큰 조지아 정교회 성당으로, 1902년에 건설되어 소비에트 시대에는 실험실로 사용되다가 1990년대에 다시 성당으로 복원된 곳이다. 붉은 벽돌과 돔 형태의 지붕이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건축물이었다. 내부는 화려한 프레스코화와 이콘들로 장식되어 있어 조지아 정교회의 깊은 신앙심을 엿볼 수 있었다.
피아자 광장의 우연한 발견
[ 피아자 광장 ]
다음으로 간 곳은 피아자 광장(Piazza Square)이었다. 우연히 들렀는데 정확히 2시가 되니 종탑에서 인형이 나와 종소리를 연주하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이 광장은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산 마르코 광장을 모델로 만들어진 곳으로,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지붕과 아치형 회랑이 특징이다.
우리는 종탑 맞은편 카페에서 맥주와 감자튀김을 주문했다. 매우 여유롭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감자튀김은 약간 짠맛이었지만 바삭하고 맛있었는데, 함께 나온 소스는 생각보다 매우 짰다. 종탑의 시계가 정시마다 울리는 소리를 들으며 마시는 맥주는 특별했다.
유럽광장의 웅장한 스케일
[ 유럽 광장 ]
10분 정도 걸어 유럽광장(Europe Square)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투미 구시가지의 중심에 위치한 대형 광장으로, 중앙에는 메데아(Medea) 여신상이 서 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메데아는 조지아 고대 왕국 콜키스의 공주로, 황금양털을 찾아온 이아손과 사랑에 빠진 인물이다.
광장 주변으로는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지어진 유럽풍 건물들이 늘어서 있어 마치 유럽의 어느 도시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분수와 조경이 잘 어우러져 매우 넓고 멋진 공간이었다. 바투미가 '조지아의 라스베가스'라고 불리는 이유를 조금씩 이해할 수 있었다.
미라클 파크와 알리와 니노의 사랑 이야기
[ 알리와 니노상 ]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미라클 파크(Miracle Park)였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알리와 니노(Ali and Nino) 조형물이었다. 이 작품은 조지아 작가 쿠르반 사이드의 소설 '알리와 니노'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아제르바이잔 무슬림 남성 알리와 조지아 기독교 여성 니노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높이 8미터의 두 조형물은 10분 간격으로 서로에게 다가갔다가 스쳐 지나가기를 반복한다. 계속 보고 있으니 운명의 장난으로 결합하지 못한 두 연인의 슬픔이 절절히 느껴졌다. 종교와 민족의 차이로 인해 영원히 만날 수 없는 사랑의 안타까움이 조형물의 움직임을 통해 생생하게 전해졌다.
조지아 독립 기념일 행사
[ 독립 기념일 행사 준비 모습 ]
미라클 파크 한쪽에서는 조지아 독립을 기념하는 행사 준비가 한창이었다. 1991년 4월 9일 소비에트 연방으로부터 독립한 조지아의 독립기념일을 맞아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 군인들과 일반인이 함께 독립기념일 축하 ]
조지아 군인들이 여러 군 장비들을 가지고 나와 일반인들과 사진도 찍고 대화하고 있었다. 젊은 군인들의 밝은 모습에서 자유를 되찾은 나라의 자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조지아에 와서 독립기념일을 맞아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을 줄이야. 예상치 못한 특별한 경험이었다.
알파벳 타워와 해변 산책
조지아 알파벳 타워(Georgian Alphabet Tower)를 감상했다. 이 130미터 높이의 타워는 조지아 고유 문자인 조지아 알파벳을 형상화한 독특한 건축물이다. 조지아어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자 중 하나로, 이 타워는 조지아의 문화적 정체성을 상징한다.
해변을 걸으며 옥수수를 파는 할아버지에게 한 컵을 사려고 했다. 다른 조지아인은 큰 컵에 같은 가격을 받는 것을 봤는데, 나에게는 작은 컵임에도 같은 가격을 요구했다. 아무래도 외국인이라고 바가지를 씌운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여행의 해프닝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해변의 다양한 조형물들
[ 해변의 독특한 조형물 ]
계속 바닷가를 걸으니 여러 해변길 옆으로 다양한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어 사진을 찍으며 가는 길이 지루하지 않았다. 바투미시에서 관광객들을 위해 설치한 이 조형물들은 각각 독특한 스토리와 의미를 담고 있어 걸으면서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일몰과 조지아 독립기념일 불꽃놀이
호텔까지 걸어가니 7시 30분이 되었다. 8시 30분에 진행되는 일몰을 보기 위해 해변이 보이는 카페에 들어가 아내와 칵테일을 주문했다. 구름이 있어 아쉬웠지만 살짝 해가 보여 그래도 흑해의 선셋은 멋있었다.
일몰을 감상한 후 인근 마트에서 이런저런 식자재를 사고, 리어카에서 파는 샤슬릭을 사서 호텔에서 저녁을 먹었다. 샤슬릭은 부드럽고 맛있었다. 조지아의 대표적인 바비큐 요리인 샤슬릭은 양고기나 돼지고기를 꼬치에 끼워 구운 것으로, 향신료의 풍미가 일품이었다.
식사를 하고 있는데 10시에 창문 너머 멀리 불꽃이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조지아 독립기념일을 축하하는 불꽃놀이였다. 짧게 끝나 아쉬웠지만 조지아에서 불꽃놀이를 볼 줄이야. 여행 중 우연히 만난 국가적 축제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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