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유럽 조지아 여행 25일차
조지아에서의 마지막날

2025년 5월18일부터 6월12일까지 26일간의 조지아 자유여행

by 해피매지션 정호선

6월 11일.

숙취와 함께 시작된 여유로운 아침

호스텔 주인 고차 아저씨와 늦게까지 많이 마신 숙취로 10시 30분경에야 일어났다. 몸은 무거웠지만 마음은 한편으로는 편안했다. 조지아에서의 마지막 하루가 시작된 것이다.

유튜브를 보고 카카오톡으로 지난 며칠간 찍은 사진들을 공유하며 빈둥거렸다. 서두를 필요가 없는 여유로운 아침이었다. 컵라면으로 간단히 배를 채우고 12시 30분에 파브리카로 향했다.


파브리카: 젊음이 숨 쉬는 문화 공간

파브리카는 문화공간이자 젊은이들의 저렴한 숙소 같은 곳이었다.

[ 파브리카 내부와 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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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리카(Fabrika)】 파브리카는 구 소비에트 시대의 방직공장을 개조해 만든 복합 문화공간이다. 호스텔, 카페, 레스토랑, 바, 그리고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리는 공간이 모두 한 건물에 있어 트빌리시의 대표적인 힙스터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젊은 여행자들과 현지 예술가들이 모이는 곳으로, 트빌리시의 현대적이고 창의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다. 구소련의 산업 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인테리어가 독특한 매력을 발산한다.

야외 카페에서 시원한 콜라를 마시며 젊은 에너지가 넘치는 분위기를 만끽했다. 벽면에 그려진 그래피티와 독특한 인테리어가 이곳만의 개성을 보여주었다. 조지아의 젊은 세대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쿠라강과 기오르기 레오니제 공원에서의 휴식

쿠라강의 드라이브릿지를 넘어 기오르기 레오니제 공원(Giorgi Leonidze Park)에 갔다. 매우 큰 공원으로 나무 그늘이 많아 시원했다.

【기오르기 레오니제 공원】 이 공원은 조지아의 유명한 시인이자 문학가인 기오르기 레오니제(Giorgi Leonidze, 1899-1966)의 이름을 딴 공원이다. 트빌리시 중심부에 위치한 대규모 도시공원으로,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문화 활동의 장으로 사용된다. 공원 내에는 다양한 조각상과 기념비들이 있어 조지아의 역사와 문화를 학습할 수 있는 야외 박물관 같은 역할도 한다.

[ 루스타벨리 동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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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는 쇼타 루스타벨리의 동상이 있었다. 조지아 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의 위엄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2005년부터 2018년까지의 혁명기 희생자 추모비도 있었다. 이는 조지아가 겪은 현대사의 아픈 상처를 기억하는 장소였다.

[ 혁명기 희생자 추모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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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의 현대 혁명사】 2005년부터 2018년은 조지아 현대사에서 중요한 시기다. 2003년 장미혁명 이후 민주화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사건들과 2008년 러시아-조지아 전쟁, 그리고 정치적 변화 과정에서 희생된 사람들을 기리는 추모비다. 이 시기는 조지아가 유럽 지향적 정책을 추진하며 NATO와 EU 가입을 추진했던 격동의 시대였다.

방학인지 중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도 와 있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공원의 평화로운 분위기와 어우러져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우리는 공원에서 오랫동안 쉬었다. 조지아에서의 마지막 날,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시간을 음미하고 싶었다.


짐 정리와 작별 준비

3시경 숙소로 돌아와 내일 새벽 공항으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짐을 정리했다. 조지아에서 산 기념품들과 선물들을 하나하나 챙기며 지난 며칠간의 추억들을 되새겼다.

안주인 마이아 아주머니께 2박 비용으로 200라리를 현금으로 지불했다. 처음 2박에는 225라리였는데 이번에는 200라리만 받으셨다. 아마도 총 4일간 숙박을 하기 때문에 할인을 해주시는 것 같았다. 마이아 아주머니의 마지막 배려였다.


마지막 선물 쇼핑

5시경 나가서 까르푸에서 지인들에게 줄 선물들을 구입했다. 조지아산 꿀과 소금, 그리고 우리가 먹을 후루추헬라(조지아 전통 과자), 양주 등을 샀다.

【후루추헬라(Churchkhela)】 후루추헬라는 조지아의 전통 과자로 '조지아 스니커즈'라고도 불린다. 견과류(보통 호두)를 실에 꿰어 포도즙이나 다른 과일즙에 밀가루를 넣고 끓인 것을 여러 번 발라 말린 것이다. 자연스럽게 달콤하고 영양가가 높아 조지아인들이 겨울철 간식으로 즐겨 먹는다. 보관이 잘 되어 여행자들이 기념품으로 많이 구입한다.

한국으로 가져갈 조지아의 맛들을 신중하게 골라 담았다. 이 작은 선물들이 한국에서 조지아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줄 것이다.


케이블카의 고장과 플랜 B

7시에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볼트로 리케공원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케이블카가 자주 고장 나서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조지아에서의 마지막 석양을 놓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다시 택시로 조지아의 어머니상까지 이동하기로 했다.

【조지아의 어머니상(Kartlis Deda)】 조지아의 어머니상은 1958년에 세워진 트빌리시의 상징적인 조형물이다. 높이 20미터의 알루미늄 조각상으로, 한 손에는 포도주 잔을, 다른 한 손에는 칼을 들고 있다. 포도주 잔은 친구들을 환영하는 조지아인의 환대 정신을, 칼은 적들로부터 조국을 지키는 의지를 상징한다. 나리칼라 요새 근처 언덕에 위치해 트빌리시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을 제공한다.


마지막 석양, 마지막 만찬

[ 카페에서 바라보는 낮의 트빌리시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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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 바로 아래에 있는 Grilisi Grill Bar라는 카페에서 우리는 식사를 하며 석양을 보기로 했다. 위에서 보니 정말 케이블카가 멈춰 있었다. 택시로 올라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석양을 보며 트빌리시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는 느낌이 남달랐다. 샐러드와 멕시칸 감자, 돼지고기에 맥주 3잔을 마셔가며 천천히 시간을 보냈다. 고기가 부드럽고 맛있었다.

주위에는 물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있었고, 우리처럼 야경을 즐기려고 온 사람들로 보였다. 조지아에서의 마지막 밤에 야경을 보는구나라는 생각에 더욱 애틋한 마음이 들었다.

[ Grilisi Grill Bar라는 카페에서 바라보는 야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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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빌리시 석양과 야경】 트빌리시의 석양은 쿠라강과 도시 전체를 붉게 물들이며 장관을 연출한다. 특히 나리칼라 요새와 조지아의 어머니상이 있는 언덕에서 바라보는 석양은 트빌리시 여행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해가 지고 나면 도시의 불빛들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하며, 쿠라강에 비친 도시의 모습은 환상적인 야경을 만들어낸다. 구시가지의 따뜻한 조명과 현대적인 건물들의 조명이 어우러져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트빌리시의 매력을 보여준다.

해가 서서히 지면서 트빌리시의 불빛들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다. 메스티아의 웅장한 설산들, 카즈베기의 빼어난 봉우리들, 고리와 므츠헤타에서 만난 역사, 텔라비 와이너리에서의 특별한 만남들, 그리고 고차 아저씨와 마이아 아주머니의 따뜻한 정까지... 모든 추억들이 이 석양과 함께 마음속에 깊이 새겨졌다.


조지아에서의 마지막 밤

9시 30분에 볼트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다. 9시 45분에 숙소에 도착해서 씻고 10시 40분에 조지아에서의 마지막 밤잠에 들었다.

내일 새벽이면 이 따뜻한 나라를 떠나야 한다. 아쉬움이 밀려왔지만, 가슴 가득한 추억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도 여행의 완성이었다. 조지아는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었고, 따뜻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선사해주었다. 이 모든 것들을 가슴에 품고 마지막 밤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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