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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튜브라이트 Oct 05. 2015

마음이 울적한 날에는 다 같이 춤을

뚝딱뚝딱 몸마음공장 프로젝트 1

현대인들은 과거에 비해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으며, 상대적으로 움직이는 시간은  적을뿐더러,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접근하고 처리하는 정보의 양은 엄청나게 많아졌다. 예전에는 받아들이는 정보의 양이 내가 사는 마을, 내가 직접 만나는 사람 혹은 그 사람들의 친구나 가족이 만들어 내는 정보가 내가 하루 종일 접하는 정보의 대부분이었다. 그렇지만 요즘은 어떠한가. 하루에도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가 쏟아지며, 잠깐 사이에도 지구 저편의 소식을 들을 수 있다. 그야말로 아주 좁은 점의 자리에 가만히만 있어도 내 귀에 들리는, 보이는 새로운 자극들이 무한하다.


그런데 과연 이렇게 많이 주어지는 정보들이 우리 인간을 더 똑똑하게 할까?

이렇게 얻는 수많은 정보 대신에 우리가 놓치고 있는 우리 고유의 능력은 없을까?


나는 그 우리가 잃고 있는 것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자연과 서로 소통하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논리적으로 구조화하면서 정보를 끼워 맞추고 재 정렬하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고 있지만 우리의 본질은 예나 지금이나 자연의 신비에 둘러싸여 있다.  그중 하나가 우리 몸의 신비에 대한 것이다.


의학이 발달해도 여전히 풀지 못하고 남겨져 있는 수수께끼는 무한하며, 늘어난 수명만큼 우리가 과연 무엇을 하며 그 날들을 보낼지 암울하기도 하다. 일이 내 인생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일이 사라진다면. 그러면 우리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결국은 자연과 사람이다. 이 지구가 유지되기만 한다면 말이다.


언젠가부터 나는 달리고 싶은 욕구를 느끼고 있다. 비행기를 타고,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시공간을 넘나들고 있지만 내 스스로, 내 동력을 이용해 바람을 가르는 것에 색다른 묘미가 있음을 어느 순간 경험했다. 또한 몸을 구부리고 비틀면서 내 몸 곳곳을 느껴보는 것이 나라는 존재에 대한 생경함을 주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문득 어떤 순간이 그리워졌다.

그것은 바로 함께 추는 춤이었다.


고등학교 때 축제를 준비하면서 가장 설레었던 것은 대동제였다. 또 쑥스러웠지만 그리웠던 순간은 무용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 드넓은 운동장이 공부에 치인 우리에게는 그저 점심을 먹고 광합성을 할 수 있는 약간은 무의미한 공터로 이용되었지만 축제 때 만큼은 풍경이 전연 달랐다.


안의 원, 바깥의 원 두 개로 나누어 서서 남, 녀가 노래에 맞춰 돌면서 인사를 하고 웃으며 몸을 흔들던 그 시간이 매우 그리워졌다. 좀 더 정답게 우리도 그것을 계속해볼 순 없을까? 우리에게는 추석 때 달 아래서 돌던 강강술래의 오랜 유전자가 심어져 있다는 생각도 문득 든다. 아니 어쩌면 심원의 원주민으로 존재할 때부터 우리는 땅을 발로 구르며 노래한 더 깊고 오래된 DNA가 박혀있는 줄도 모른다.


다 같이 춤을 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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