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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텔마릴린 Aug 27. 2019

럭셔리 공화국의 저예산 여행, 당신이 모르는_몰디브.

몰디브에 대한 환상은 없었어요.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한국으로 들어올 생각이었는데, 몰디브에서 타나 콜롬보에서 타나 마일리지 공제율이 같기에, 음...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몰디브에도 가볼까 했지요. 태국 방콕에서 몰디브로 가나 스리랑카로 가나 비행깃값이 비슷하기도 했고요. 리조트 섬에 묵을 생각은 처음부터 하지 않았어요. '저렴한' 리조트의 하루 숙박료가 30-40만 원인 이유도 있지만, 몰디브라고 뭐 다르겠냐, 그냥 하던 대로 하자라는 생각이 컸어요. 그동안 우리가 하던 대로, 배낭을 메고 대중교통을 타고 민박집에묵으며 시장에 가고 현지인들 틈에 끼어 밥을 먹자. 검은 피부의 사람들이 사는 몰디브에서 온통 서양사람들에게 둘러싸이는 것은 재미없을 것 같기도 했고요.


하여간 그랬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별로 즐겁지 않았어요. 가장 큰 이유는 '비키니 비치'로 대변되는 현지인과의 '분리'였어요. 수영복 차림이 허용되는 비키니 비치는 마을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해변에 위치해요. 그 해변에 검은색 장막을 세워놓고, 여기는 비키니 비치, 저기는 퍼블릭 비치 이렇게 나누지요. "바다에서 수영을 하다가 퍼블릭 비치 쪽 바닷물에 몸을 담그게 되면 어떻게 되나요?"라고 물으니 "그건 문제없어."라고 하네요. 물속에서는 상관없지만 물 밖으로 몸을 꺼냈을 때 비키니 차림이면 곤란한 거예요. 현지인과의 분리는 마을에서도 비슷해서 로컬 섬에 사는 사람들 또한 둘로 나뉘는 것 같았어요. 시류에 편승해 관광객을 상대로 달러를 버는 사람과, 살던 대로 사는 사람. 체코 영화 '사모타리'에 이런 장면이 나와요. 일본인 단체관광객들이 '현지인의 삶을 체험'한다며 평범한 체코인 가정집을 방문해 식구들이 식탁에 앉아 밥을 먹는 모습을 지켜보지요. 관광객에 둘러싸여 행복한 척하는 불화를 겪고 있는 가족. 일본인들은 그 가족의 사정을 죽어다 깨어나도 알지 못할 거예요. 몰디브의 로컬 섬에서 제가 바로 그 일본인 관광객 중 하나가 된 기분이 들고는 했어요. 몰디브의 수많은 로컬 섬 중 하나에 여행 온 것이 아니라, 내가 묵고 있는 민박집에 여행 온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남은 것은 민박집과 섬, 그 자체일 거예요. 민박집과 섬 이야기는 밑에서 할게요.


수많은 로컬섬 중 카시두와 오마두에서 묵었어요. 카시두와 오마두는 너무나 달라요. 쓰레기가 많고 적고, 산호가 죽어 있고 살아 있고, 해변이 더럽고 깨끗하고, 숙소가 나쁘고 좋고, 등등등. 완전 극과극 정반대의 두 로컬섬을 경험하고서 든 생각이 그것이 무엇이든 아끼고 가꾸고 보듬고 다듬고 쓸고 닦아야 빛이 난다는 거예요. 참, 우리가 흔히 몰디브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이미지 속 푸르고 영롱한 그 비현실적인 바닷물 색 있잖아요? 그 물속에 살아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짙고 어두워 예쁘지 않은 바닷속에 실은 생명이 가득하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여행 시기: 2019년 1월 말 - 2019년 2월 중순까지 2주.

환율: 1USD ≒ 15.6MVR / 1MVR ≒ 70원.

심카드: 공항에서 데이터 + 현지 통화,14일짜리 미화 30불.

경로: 방콕 - (말레) - 훌후말레(Hulhumale) - (말레) - 카시두(Kaashidhoo) - (말레) - 오마두(omadhoo) - (말레) -스리랑카 콜롬보




1. 훌후말레혹은 후루말레 (Hulhumale), 말레(Male)

- 말레 vs 훌후말레:

모든 구경거리들이 말레에 있어요. 다른 섬으로 가는 페리나 스피드보트가 출발하는 곳 또한 말레예요. 수도 말레와 신도시 훌후말레는 정반대의 모습이었어요. 좁은 길/넓은 길, 좁은 블록/넓은 블록, 상업지역/거주구역. 경복궁 근처 vs 위례 신도시를 생각하면 쉽지 싶어요. 당연히 말레에 묵어야 편한데 숙소가 마땅치 않았어요. 훌후말레↔말레 이동 방법은, (1) 숙소들이 몰려 있는 훌후말레의 동쪽 해안과 정반대인 서쪽 해안에 위치한 페리 터미널에서 페리를 탄다. (2) 숙소들이 몰려 있는 훌후말레의 동쪽 해안에서 가까운 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말레의 초입에 있는 터미널에 내린다. (1)의 방법은 지루한 훌후말레를 가로지르는 단점이 있지만 말레의 중심에 내린다는 장점이 있어요. (2)의 방법은 버스가 자주 다니지 않고 말레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내린다는 단점이 있고요. 하여 (1)의 방법으로만 다녔습니다.


- 숙소: 디 애비뉴 앤 스파(The Avenue and Spa), 1박에 61.53불, 아침밥 포함, 공항 이동 포함.

말레에서 묵고 싶었는데 숙소가 마땅치 않아 훌후말레에서 묵었어요. 아고다와 구글맵에서 평점이 좋고 가격이 적당해 선택했습니다. 공항 픽업/샌딩 포함이라 출발 전 미리 도착 시간 알려줬는데 제 메시지를 읽었는지 어쨌는지 답이 없더라고요. 아니나 다를까, 공항에 나타나지 않았어요. 호텔에 전화를 거니 알아서 택시 타고 오라네요. 실랑이 끝에 호텔까지의 택시비는 호텔에서 부담하기로 하고 저희끼리 알아서 갔습니다. 대면한 호텔 직원의 대응과 관련해서 문화 차이를 새삼 느꼈어요. "안됐지만 내 잘못이 아니야. 픽업 기사에게 문제가 있는 걸 나보고 어쩌라고? 나는 네가 오는지 몰랐어. 네가 메시지를 보낸 시간에 근무하지 않았거든. 그건 내 동료지. 나는 잘못 없어!" 한국에서도 이렇게 일할 수 있었다면 나는 회사를 그만두지 않았을 거예요. 이 얼마나 멋진 태도란 말이에요? 여하튼 다음날 호텔에서 카시두행 페리 터미널까지는 호텔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아, 방은 깨끗하고 조식도 나쁘지 않았어요. 직원들 친절하고요.

이렇게 아까운 옥상이 놀고 있었어요. / 도시답게 방은 좀 좁아요.
신도시 훌후말레의 / 바다


- 슈퍼마켓:STO 트레이드 센터(STO Trade Centre)

1층에 커다란 슈퍼마켓이 있고, 건물 2층에 작은 기념품 가게가 네댓 곳 있어요. 슈퍼마켓에서 컵라면(Super cup 엄청 맛있어요)을 비롯, 과일, 치즈, 과자 기타 등등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살 수 있습니다. 기념품 가게들 또한 공항의 절반 가격이었어요. https://goo.gl/maps/dYpQCY6kEehZ56St9 (구글 링크가 안 걸리네요)


- 짐 맡길 수 있는 곳: 시티 가든(City Garden) 레스토랑.

섬에서 섬으로 이동하거나 섬에서 나와 공항에 가기 전까지 말레 시내를 관광할 때 짐을 맡길 수 있는 고마운 곳이에요. 제티들이 우르르 몰려 있는 곳, 5번 제티 앞에 있어요. 카페 겸 레스토랑으로 식사, 음료, 빵 등을 주문해 먹고 계산하면서 짐을 부탁하면 카운터 안쪽 창고에 보관해 줍니다. 같은 이름의 작은 빵집이 몇 집 건너에 있는데 빵집과 헷갈리지 마셔요. 레스토랑으로 가야 합니다. https://goo.gl/maps/pp1xT8H7PfCC23b97



- 말레 구경:

생선 시장 / 그 앞 채소 시장
맛지드 앨 설선 무하메드 타쿠루파누 앨 오잠(맞게 읽었나 모르겠어요) / 퍼블릭 스퀘어
몰디브에 이슬람을 들여온 사람의 묘지 / 그 건너 500년 된 묘지.



2. 카시두(Kaashidhoo)

- 숙소: 씨 비스타 인(Sea Vista Inn) 더블룸 6박 182불(세금 포함), 1인당 풀보드 45불, 식사 7불, 액티비티 1개당 15불.

네이버 블로그에 어떤 부부가 후기를 써서 한국인들 사이에 유명한 걸로 알아요. 저희 또한 그것을 참고했고 에어비앤비의 좋은 후기에 반했지요. 호스트 유수프(Yusoof)가 에어비앤비에 올린 5개의 숙소가 모두 같은 집이에요. 유수프는말레에 살며 에어비앤비를 관리하고, 아흐메드(Ahmad)가 숙소와 손님 관리를 도맡아 해요. 아바스(Abbas) 라고 한 명이 더 있는데 영어를 거의 못해서 오며 가며 인사한 것이 전부네요.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아바스의 부인이 음식을 만든다고 합니다. 이곳은 실질적으로 카시두의 유일한 숙소예요. 하여간, 실망스럽게도 카시두의 6일은 아주 별로였어요. (1) 섬이 쓰레기 천지예요. 아무도 쓰레기를 치우지 않아요. 두 걸음 떨어진 곳에 쓰레기통이 있는데도 바닥에 버려요. 그나마 가장 깨끗한 곳이 비키니 비치였는데 그 이유는 마을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에요. (2) 비키니 비치까지 그늘 하나도 없는 땡볕을 30분 걸어가야 해요. 섬에 포장도로가 없고 몽땅 모래 길인데 그 모래 길을 점심거리, 물, 깔개, 수건 등등을 이고지고 걸어야 하는 거지요. (3) 숙소가 너무너무 더러웠어요. 낡은 것은 괜찮아요. 하지만 더러운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어요. 함두나라고 식사 서빙하고 청소하는 20살 꽃다운 처자가 있는데, 요놈의 기지배가 일은 안 하고 맨날 남자친구랑 전화만 하네요. 하루 온종일 전화기를 붙잡고 살길래 "남자친구가 어디 멀리 있어?" 물으니, 카시두에 있다네요. 흠. 여하튼 아흐메드 역시 숙소 청소에 신경쓰지 않았어요. 6일 동안 방 청소는 고사하고 수건조차 제때 갈아주지 않아 수건 한 장으로 3일씩 썼습니다. (4) 밥이 아주 맛없어요. 짜거나 無맛. (5) 결정적으로, 숙소에서 파는 'full board'에 참여하지 않으면 아흐메드가 심하게 눈치를 줘요. 나중엔 눈치를 넘어서 경멸을 가득 담아 저희를 쳐다보더라고요. full board는 세 끼 식사, 두 번의 액티비티로 구성되어 있어요. 식사는 맛도 맛이지만 식사 시간이 저희와 맞지 않았어요. 아침 9시, 점심 2시, 저녁 8시. 저희는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이라 늦어도 7시에는 밥을 먹어야 하거든요. 액티비티는 막상 나가 보니 이걸 뭐 하려 하나 싶었어요. 액티비티는 다음과 같아요. (1)돌고래 와칭 (2)스노클링 (3)낚시 (4)섬 둘러보기. 돌고래를 보러 두 번 나갔으나 실패, 스노클링 투어는 아아아... 쓰레기 섬으로 배를 타고 나가 물속을 보는데 푸껫의 바다도 여기보다 깨끗해요. 저희는 낚시를 싫어해서 그것은 하지 않았고, 섬 둘러보는 거야 저희끼리도 충분해서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누군가는 이 풀 보드 때문에 카시두에 갈 거예요. 비싼 몰디브에서 싼값에 액티비티를 실컷 할 수 있으니까요. 여하튼 숙소를 예약할 당시 풀 보드를 두 명에 하루 90불에 합의했어요. 저희가 도착했을 때 옆방에 5일째 묵고 있던 한국인 커플은 110불에 예약했다고 하더라고요. 암튼 한국인 커플이 가고 들어온 게 바로 카티와 테오예요. 14일을 예약하고 섬에 들어온 그녀는 고수답게 하루 만에 이 모든 것을 간파하고 3일째 되던 날 저희와 함께 섬을 나왔습니다. 결론적으로 카시두에서 가장 실망스러웠던 것은 아흐메드였어요. 에어비앤비의 좋은 후기는 아마도 풀 보드를 많이 한 사람들의 것이라는 생각이에요. 풀 보드를 하면 아흐메드가 간이라도 빼 줄 것처럼 굴거든요.

https://www.airbnb.co.kr/rooms/5500163?s=67&shared_item_type=1&virality_entry_point=1&sharer_id=210703610



- 그럼에도 카시두에 꼭 가겠다면,

(1) 이동: www.atolltransfer.com (카시두 뿐만 아니라 몰디브 섬들 오가는 모든 페리에 대한 정보)

말레 ↔ 카시두, 퍼블릭 보트로 6시간(53루피아, 약 3.5불), 스피드보트로 1시간 45분(35불) 걸려요. 스피드보트 가격은 외국인에게 더 받습니다. 아무도 제대로 알려 주지 않는 스피드보트 가격. 저흰 갈 때 퍼블릭, 나올 때 스피드 보트 탔어요. 카시두 인근이 파도가 높기로 유명해서 말레에서 오는 길이라면 막판 30분, 나가는 길이라면 초반 30분 동안 엄청날 거예요. 섬으로 들어가는 날이 유난히 파도가 심한 날이라 토하는 남자에 비명 지르는 여자에 대단했지요. 저는 뱃멀미를 하지 않지만 남편은 꽤 고생했어요. 하여간 하늘로 솟고 바다로 내리꽂히는 페리에 앉아 배가 이렇게 심하게 요동치는데도 가라앉거나 파도에 집어삼켜지지 않는다니 대단하구나... 그 생각뿐이었습니다.

이제는 알아요. 이런 색의 바다 아래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2) 먹을 곳

- 빵집: 숙소 바로 뒤에 있어요. 섬 사람들이 만약 밖에서 뭔가를 사 먹는다면 바로 이런 빵집이에요. 이곳 말고 한 곳 더 있지만 이 집이 빵이 더 많아요. 단 빵, 식사 빵 다 있고 홍차도 마실 수 있습니다. 둘이 배부르게 먹어봤자 20루피아(1,400원, 1.2불). 카티가 아흐메드에게 빵집이 어디 있냐고 물었는데 알려주지 않았어요. 진짜 너무 하죠? 저희가 데려갔습니다. 빵 포장해서 비키니 비치로. https://goo.gl/maps/Wo3s2bVVwWDyoxpZA

빵은 개당 2루피아(140원)이예요.



- 밥집: G.G 레스토랑(Ginger Garden restaurant) 스리랑카에서 이민 온 아저씨가 하는 곳이에요. 볶음밥, 볶음면, 피자가 있어요. 볶음밥, 면(40~45루피아)의 경우 양이 너무 많아서 하나로 둘이 나눠 먹어야 할 정도예요. 스리랑카에서 먹은 것보다 맛있었습니다. https://goo.gl/maps/icqKMaQcktPkZMjy6



- 기타: 섬에 미니 마트 서너 곳 있어요. 음료, 아이스크림, 빵, 샴푸, 비누 등등 필요한 것은 거의 모두 살 수 있어요. 대신 과일은 구하기 힘들거나 있더라도 상태가 좋지 않은데, 이유가 그들은 과일을 살 필요가 없기 때문이래요. 섬에 ATM 기계 있고, 우체국 있어요. 환전은 숙소에서도 해 주지만 마트에서도 가능해요. 저희 보고 몰디브 돈을 미국 달러로 바꿔 줄 수 있냐고 묻기도 하더라고요. 



- 마을 구경:

카시두는 몰디브 섬 중 몇 번째로 큰 섬이래요. 인구가 무려 2천 명.
카시두는 '농사의 섬'
해 질 녘이면 낚싯배가 돌아와요. 성인 남자 허벅지 크기의 참치가 달랑 6불.



- 비키니 비치:

이런 길을 30분 걸으면 / 섬 서쪽 끝 해변이 나옵니다.
장막 너머가 비키니 비치 / 아흐메드가 만들어 놓은 그늘막이 있어요. 영화 캐스트 어웨이가 생각났지요.
저기 점이 저예요 / 물이 매우 낮아서 어깨까지 담그고 있으려면 오토바이 자세가 필요합니다.
다시 30분 걸어서 마을로.


- 숙소의 full board의 activities:

스노클링 하러 가는 길 / 스노클링 스팟이라는 섬. 자갈과 쓰레기 천지라 걷기 힘들었어요.
물속 메롱이에요 / 우리를 데리러 오고 있는 배
돌고래를 보러 두 번 나갔지만 둘 다 실패.



3. 오마두(omadhoo)

- 숙소: 오마두인(Omadhoo Inn), 디럭스룸, 아침밥, BBQ 디너 1회, 말레-오마두 왕복 스피드보트, 모든 세금 포함, 4박/5일, 2인에 $355.

www.budgetmaldives.co에 몰디브 저예산 여행에 대한 정보(각 섬들의 특징, 이동 방법, 숙소, 패키지)가 많아요. 4박 5일은 비교적 짧은 기간이라며 예약금 없이 이메일로 예약했어요. 숙소만 따로 예약하는 것보다 딜이 좋았습니다. 말레에서 스피드보트로 1시간 30분 걸렸어요. 오마두 섬은 카시두와 비교하면 서양 관광객으로 꽤 붐비는 곳이었어요. 섬은 카시두보다 훨씬 작은 반면 숙소는꽤 여러 개 있더라고요. 오마두로 들어가는 스피드 보트에 탄 사람의 절반이 관광객이었을 정도예요. 암튼 저희가 예약한 방은 독립 발코니가 있는 디럭스룸이었고, 총 다섯 개의 방 중 네 개가 디럭스룸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저희는 나머지 하나 이름 없는 방을 배정받았어요. 몇 개월 전에 방을 예약했는데도 말이에요. 어찌 된 일이냐 물으니 방이 다섯 개나 돼서 예약 관리하기 힘들어 죽겠다네요. 숙소를 예약한 에이전시에 연락을 취했고 몇 번의 이메일을 주고받은 끝에 130불짜리 스노클링 투어를 무료로 해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어요. 저희는 카시두에서 좀 질린 상태였기에 130불을 방값에서 공제하는 것으로 합의했고요. 결국 패키지 금액이 220불이 된 거지요. 방 넓고 깨끗하고, 바다에서 놀고 돌아오면 방 청소 싹 해놓고 에어컨도 틀어 놔요. 수건은 하루에 무려 6장!! 카시두에서 나와 래즈두(Rasdhoo)섬으로 간 카티 역시 수건을 6장 받았다며 우리가 얼마나 기뻐했게요. 관광객들을 상대하는 민박집답게 밥값은 비싸서 점심은 한 사람에 14불, 저녁은 무려 21불. 사장은 부잣집 아들로 건들 건들 했지만 직원 '써니'가 아주 똘똘하고 성실하게 일을 잘했어요..

멜콤!! / 비치 타월 포함 하루에 수건이 무려 6장!
비키니 비치에서의 BBQ 디너 / 밥 한 끼 먹으려고 이런 부산을 떨어야 한다니...저는 이런 사람이예요.
숙소 멀끔하죠? 써니!!



- 비키니 비치: 섬이 작아 어디를 가든 15분 이상 걸리지 않아요. 비키니 비치와 퍼블릭 비치가 바로 붙어 있고 이곳이 마을 유일의 해변이에요. 마을에서 해변으로 가는 길은 집이 없고 외진 곳임에도 길바닥에 쓰레기 하나 없었어요. 마을주민들이 아침저녁으로 부지런히 치우거든요. 

저 길 끝이 해변
아침마다 비키니 비치로 출근하는 길이
숙소들마다 자기네 의자와 파라솔을 가져다 놓았어요. 흐린 날이라 한가하지만 쨍한 날엔 동남아 해변 저리 가라 였어요.


오마두에는 까마귀가 유난히 많았습니다. 먹을 것뿐만 아니라 지갑도 물어가요 / 샌드듄
휴일엔 마을 여인들이 몽땅 몰려와 대청소를 합니다.
그리고 가족들과 물놀이.
단점은 수심이 너무너무너무 낮았던 거예요. 물이 빠지면 종아리까지도 잠기지 않아요 / 그래서 리프로 가는 입구가 따로 있고요.


마을 구경:

배 들어오는 시간
마을 사원
밤에 특히 예뻤어요.
벽돌을 그린 담벼락
길바닥 깨끗한 것 좀 보세요. 카시두는 반성해야 해요.
숙소 옆 운동장
일몰 보러 갈 시간.
일몰 보기 좋은 곳이에요. 이곳이 어디냐면 마을 사람들의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곳.
그걸 먹으러 가오리가 우글우글 찾아옵니다.
하루 빼고 날이 맨날 흐리고 비 오고 그랬어요.
대신 불타는 일몰과 무지개 선물.


- 먹을 곳: 빵집, 미니 마켓 여러 개 있어요. 식당도 여러 개 있었으나 제대로 영업하는 집은 이곳 한 곳뿐이었어요. 무리쉬 아이돌(Moorish Idol De Masfengandu). 볶음밥, 면(40루피아), 샌드위치(30루피아) 등 기본적인 식사 메뉴와 음료 있습니다. 참, 몰디브는 참치가 채소보다 싸요. 참치 볶음밥이 40루피아이면 채소 볶음밥은 60루피아. 빵에도 참치, 피자에도 참치, 볶음면에도 참치... 대부분의 요리를 참치로 하더라고요. https://goo.gl/maps/pMcDQx5BQuLmD7VC8


마지막으로, 오마두의 휴일.





- 다음은 800cc 렌터카를 타고 한 달 동안 스리랑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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