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여행 시 유용한 레스토랑, 카페, 바 이용 팁
요즘엔 현지의 맛집을 찾아다니는 게 여행의 필수 코스가 되었습니다. 오래전부터 유명했던 맛집, 최근 SNS에서 핫한 맛집 등을 다니며 현지 분위기와 로컬 음식을 즐기는 재미가 꽤 쏠쏠합니다. 특히 맛있는 음식들이 넘쳐나는 이탈리아에서는 더더욱이요! 하지만 우리와는 조금 다른 음식 문화 때문에 선뜻 레스토랑이나 바에 들어서기가 망설여질 때가 있습니다. 막상 부딪혀보면 별거 아니지만 그래도 미리 그 나라의 음식 문화를 알고 가면 맛집 탐방이 더욱 순조로워지겠죠? 그래서 이탈리아 여행 시 유용한 레스토랑, 카페, 바 이용 팁을 알려드릴게요.
이탈리아의 고급 레스토랑에 가면 5~8가지의 코스 요리가 준비되지만, 일반적으로는 4가지 코스 요리로 나뉩니다. 전채요리(Antipasto,안티파스토) - 제1요리(Primo Piatto, 프리모 피아토) - 제2요리(Secondo Piatto, 세콘도 피아토) - 디저트(Dolce, 돌체)로 구성되어 있으나 모든 코스를 주문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탈리아 레스토랑은 전반적으로 양이 많은 편이니 전채요리 & 제1요리, 제2요리 & 디저트 등의 조합으로 본인의 취향과 양에 맞춰 선택해보세요.
샐러드나 부르스케타 등의 안티파스토로 식욕을 돋워준 후 파스타나 피자, 리조토를 프리모 피아토로 먹게 됩니다. 한국에서 보통 메인으로 먹는 음식들을 이탈리아에선 메인 메뉴 전에 먹게 되니 이탈리아 사람들의 식사량이 꽤 어마어마하단 걸 짐작할 수 있겠죠? 메인으로 생선이나 고기 요리를 먹은 후, 달콤한 디저트도 꼭 챙겨 먹습니다. 처음 이탈리아 여행을 가선 이탈리아의 위(胃)대함에 상당이 놀랐지만, 어느 순간 적응해 4코스를 뚝딱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이탈리아 레스토랑엔 자릿세(서비스 차지)가 따로 붙는데, 보통 메뉴판 하단에 표기되어 있습니다. 고급 레스토랑일수록 서비스 차지가 비싸지지만 관광지의 일반적인 레스토랑에선 1~3유로 선입니다. 공식적으로 서비스 차지가 붙기 때문에 이탈리아에선 팁을 따로 요구하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음식과 서비스에 만족했다면 약간의 팁을 놔두는 게 에티켓입니다. 그리고 식전 빵은 대부분 무료로 제공되며 물은 주문을 하셔야 마실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선 하우스 와인이 상당히 저렴하기 때문에 물 대신 와인을 주문해 먹어도 좋습니다.
이탈리아인들에게 카페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삶'의 일부분입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카페이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카페'로 손꼽히는 베네치아의 카페 플로리안(Florian)은 1720년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에 문을 열어 현재도 성업 중이며, 그에 못지않게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 있는 카페들을 도시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덕분에 이탈리아 여행을 할 땐 카페 투어도 빼놓을 수 없죠! 이탈리아 카페는 우리와 달리 스탠딩 문화를 갖고 있기 때문에, 바에서 커피를 마시는 게 일반적입니다. 물론 가게 내부와 야외 테라스에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 자리에 앉아 느긋이 커피 한 잔을 즐기는 여유를 누려볼 수 있지만 바에서 마시는 것보다 3배가량의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 알아두세요.
그럼 이탈리아의 카페 이용 방법을 알아볼까요? 우선 이탈리아 현지인들처럼 바에서 커피를 마실 경우, 가장 먼저 계산대로 가서 주문을 하고 계산을 합니다. 그리고 바에 자리를 잡고 서서 영수증을 내밀며 다시 한번 원하는 커피를 이야기하면 됩니다. 동네의 작은 카페에선 주문하고 커피를 마신 후 나중에 계산을 해도 상관없는 경우가 많아요. 테이블에 자리를 잡을 경우엔 우리나라와 동일하게 주문을 해서 마시고 자리에서 계산까지 하시면 됩니다. 카페에 크로와상을 비롯한 달콤한 디저트들도 함께 판매하고 있으니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거나 여행 중 잠시 쉬어가기에 더없이 좋겠죠?
이탈리아에서는 에스프레소를 보통 카페(caffe)라고 하며 에스프레소에 우유 거품을 살짝 올린 카페 마키아토라고 합니다. 카페에 설탕을 하나쯤 넣고 휘리릭 저어 들이키면 처음엔 쓰지만 끝으로 갈수록 달콤한 맛이 느껴져 에스프레소만의 묘한 매력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이 맛을 알게 되면 하루에도 여러 번 이탈리아의 카페를 들락날락하게 될 거예요. 바에서 마실 경우 1유로 이내니 부담 없이 즐겨도 좋습니다.
이탈리아에선 대부분의 레스토랑의 디너타임이 7시~8시쯤 시작되기 때문에 기다리다 지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랍니다. 이럴 땐 간단한 음식과 함께 식전주를 한잔 마셔주면 완전 딱 좋은데요, 이탈리아에선 이를 '아페리티보'라고 합니다. 아페리티보(Aperitivo)는 저녁 식사 전, 허기진 속을 달래며 살짝이 짜르르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칵테일이나 와인, 맥주와 함께 간단한 음식을 먹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페리티보는 크게 두 가지 타입으로 나뉩니다. 가볍게 먹을 수 있는 햄이나 치즈, 올리브, 빵, 스낵 종류를 일정량 내어주는 곳이 있고, 다양한 음식들을 뷔페식으로 즐길 수 있는 곳도 있으니 아페리티보로 요기를 하기 좋습니다. 뷔페식의 경우 생각보다 음식 종류가 다양하게 나오는 곳이 많아서 식사 대용으로도 가능해요. 아페리티보는 운영하는 곳마다 시간대나 방식이 다르지만 보통 오후 5~8시대, 일반 주류 가격에 3~5유로 정도 추가를 하시면 이용할 수 있어요.
이른 저녁 주전부리와 함께 주황색의 칵테일을 마시고 있는 이탈리안들을 많이 보셨을 텐데 이게 바로 아페리티보로 가장 즐겨먹는 스프리츠(Spritz)랍니다. 아페롤에 프로세코와 탄산수 등을 섞어 만들어서 도수가 높긴 하지만 달콤하고 청량합니다. 이탈리아 여행을 떠난다면 이른 저녁 오렌지 빛깔이 어여쁜 스프리츠로 아페리티보를 즐겨보세요.
이탈리아의 레스토랑, 카페, 바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먹는 방법, 어렵지 않죠? 이탈리안처럼 낮에는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늦은 오후엔 아페리티보를 이용한 스프리츠 식전주를 그리고 밤엔 4코스 요리로 저녁식사를 경험해보세요. 한국인에겐 상당히 양이 많은 편이지만 함께 한 일행들과 유쾌한 수다 타임을 가지며 여유롭게 식사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적응이 될 거예요. 위대한 이탈리안처럼, 맛있는 여행하세요!
글/사진 : 러블리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