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여행을 계획하면서 먹거리, 맛집은 많이들 검색하지만 상대적으로 마실 것들은 검색을 거의 하지 않는다.
하지만 스페인에는 먹을 것만큼 마실거리 또한 풍부하다. 국내에서도 마실 수 있지만 가격차이가 크게 나는 것부터 국내에서는 만날 수 없는 것까지,
지난 “스페인 먹거리 ITEM 5”에 이어
오늘은 “스페인 마실거리”를 얘기하려 한다.
가장 먼저 소개할 음료는 샹그리아이다.
스페인의 대중적인 술로서 여러 가지 과일을 와인에 넣어 차게 해서 먹는 달고 시원한 샹그리아는 호텔의 웰컴 드링크부터 빠에야 식당의 메인 음료까지 스페인 전역에서 두루 만날 수 있다.
국내 레스토랑에서는 다소 가격이 있기 때고 만들기가 어렵지도 않아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사람들도 제법 있는 편인 샹그리아는 스페인 현지에서는 국내보다 대체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만날 수 있다.
스페인의 대중적인 술이다 보니 바르셀로나 국제공항에서도 샹그리아를 볼 수 있었다. 1L의 큰 한 통이 2011년 당시 8유로 정도로 무척 착한 가격이라 안 사올 수가 없었던 기억이 남아있다.
마치 과일 음료처럼 달콤한 맛의 상그리아지만 엄연히 도수가 있는 술이기 때문에 과음하면 다음 날 와인급 숙취가 몰려올 수 있으니, 적당히 곁들여 마시도록 하자.
- 아이폰을 바닷속에 빠뜨리고 끝없이 울적해졌던 마음을 달래준 따뜻한 카페꼰레체 한 잔. “smile smile. It’s okay” 바텐더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있기에 더욱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Hostal marino, Ibiza island, Spain
- 스페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침식사 메뉴. 바로 츄러스와 까페콘레체 한 잔이다. 주문하면 이렇게 눈 앞에서 우유를 조합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Malaga, Spain
Café, 철자 그대로 ‘카페’라고 있는 이 글자가 바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커피의 스페인어다. 여러 커피의 종류 중 내가 스페인에 가면 꼭 찾는 것은 카페꼰레체, con은 ‘함께’, leche는 ‘우유’의 스페인어로 즉 카페꼰레체는 우리가 카페에서 흔히 마시는 카페라떼를 말한다.
피카소미술관 1층 안쪽에는 모던하고 조그마한 카페가 있다. 피카소의 그림에 받은 감동을 잠시 추스려야 하거나, 오랜 관람에 발이 아프다면 여기서 한 템포 쉬어가자. @cafe laie, Barcelona, Spain
사실 한국에 있을 때는 가급적 커피를 마시지 않으려는 나인데,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에 가면 커피를 안 마실 수가 없다. 거리 곳곳에서 나는 맛있는 커피 냄새를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카페 한 잔을 주문하고 있다. 특히 눈 앞에서 커피와 우유가 섞이는 모습을 볼 때면 커피냄새에 이어 시각적 황홀함까지 더해지니. 이 즐거움을 어찌 놓칠 수 있겠는가.
커피 체인점을 비롯해 국내 카페에서는 커피를 주문하면 다소 큰 컵에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심지어 대야 같은 컵에 커피가 나오는 곳!이라며 커피매니아들이 감격의 리뷰를 올리는 카페도 있으니 말이다) 스페인에서 커피를 주문하면 다소 작은 컵에 음료가 나와 실망할 수 있으나, 이곳의 커피는 국내 커피가격의 거의 반절 가격이라는 사실. 거기다 어디서 마셔도 평타 이상의 좋은 맛을 보여주는 스페인 커피, 꼭 놓치지 말도록 하자.
스페인 곳곳에서 노천 카페, 식당을 만날 수 있다. 멋진 풍경을 감상하면서 음료 한 잔 하는 여유를 꼭 가지도록 하자. 우리는 여행을 하는 것이지 관광을 하러 온 것이 아니지 않은가. @Barcelona, Spain
모히또를 알게 된 것은 2007년, 첫 스페인 여행에서였다. 당시 어둑어둑한 분위기의 칵테일 bar를 찾고 있던 나는 고딕지구 뒷 골목을 겁도 없이 혼자 헤매고 있었다. “유럽은 대체 왜 펍(pub)밖에 없는거야-!“라고 궁시렁대던 순간 딱 내가 원하던 분위기의 Bar Amigo가 나타났다. Bar의 외면에 붙어있던 생전 처음 보는 비주얼의 칵테일, 그게 바로 모히또였다.
“모지토? 이게 뭐지?” 어쩌면 스페인에서밖에 팔지 않는 칵테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Bar 밖에서 종이에 철자를 옮겨 적고, 안에 들어가자마자 바텐더에게 종이를 내밀었다. 모히또, 블랙러시안, 까이피리냐를 연이어 마시니 기분이 알딸딸해졌다.
한국으로 돌아와 모히또와 까이피리냐의 흔적을 찾아 나섰지만 지금과 달리 까이피리냐는 그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었고 (최근에는 홍대, 이태원 등에 파는 곳이 생겼다) 모히또는 일부 호텔 bar에서 마실 수 있었다.
지금은 무알콜 모히또 음료도 카페에서 만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알려진 모히또지만, 스페인 혹은 남미에서 만나는 모히또는 조금 더 특별하다. 라임 잎은 섭취에 방해가 될 정도로 풍족하게 들어가 있고 가격은 국내에서 마실 때보다 저렴하다. (특히 남부가 조금 더 저렴한 편이다)
모히또는 럼 기반의 칵테일로 남미의 쿠바, 아바나가 발상지이다. 지금은 남미뿐 아니라 유럽, 동남아시아, 동북아시아 등지에서도 만날 수 있는 이 매력적인 칵테일은 여름에 제격이다.
이 허여멀건한 음료가 대체 뭐가 대단하다고 다들 발렌시아에 가면 꼭 마셔보라는 것일까 했다. 뜨거웠던 9월의 발렌시아. 하지만 뚜벅이 여행자의 갈증을 한 번에 해소시켰던 오르차타를 한 모금 마신 순간 두 눈이 번쩍 뜨이는 순간 머리 속에서는 ‘어떡하지, 한 잔 더 마실까?’라는 고민으로 가득 차올랐다.
츄파(xufa)라는 재료로 만든 발렌시아의 정통 음료 오르차타. 8세기에서 13세기 이슬람 때 시작되었다고 하니 그 역사의 길이도 어마어마하다. 두유처럼 고소한 맛이 나지만 두유처럼 텁텁하지 않다. 두유보다는 국내 시중에 나와있는 네글자의 쌀음료와 오히려 맛이 비슷한 편이다.
오르차타를 파는 곳을 오르차떼리아라고 부르는데, 발렌시아에 가면 유명한 두 집 Horchateria de Santa catalina와 El siglo가 마주보고 있다. 돌아오는 여름 스페인, 발렌시아 여행을 준비중이라면 오르차따를 꼭 마셔보길 권한다.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는 맛이지만 발렌시아가 아니면 마셔보기 힘든 음료이니 말이다. 바르셀로나에도 이 오르차떼리아가 몇 곳 있지만, 발렌시아에서 마셨던 그 맛을 따라올 수 없었다.
스페인, 남미를 가는 친구들이 여행가기 전 여행계획 검토와 함께 꼭 알아야 할 스페인어가 있냐고 물어봤다. 이럴 때면 내가 가장 먼저 가르쳐주는 단어는 “쎄르베싸(cerveza:맥주)”와 “까냐(caña:생맥주)”다.
우리나라에 지역별로 소주가 존재하듯, 유럽에는 지역마다 그를 대표하는 맥주가 있다. 굳이 편의점 캔맥주가 아니더라도 저렴하게 맥주를 즐길 수 있는데,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맥주와 생맥주의 맛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맥주를 뜻하는 쎄르베싸는 예전부터 알고 있는 단어였는데 문제는 스페인어를 영어, 일어, 한국어처럼 생각해서 생맥주는 쎄르베싸 앞 뒤로 단어 하나가 더 붙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 생각으로 생맥주를 찾으니 찾을 수 있었겠는가.
노천 식당, 카페가 즐비한 스페인이지만 길거리에서 자칫 잘못 맥주를 마시다가는 벌금을 물 수도 있다. 작년부터 길거리에서 음주가 엄격히 금지되었다고 하니 특히 애주가인 사람이라면 주의하도록 하자.
다소 어른들의 음료에 치중된 스페인 마실거리 Item 5였지만, 알코올 도수가 강하지 않아 술에 약한 사람이라도가볍게 한 잔 마실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미성년자라면 술을 마실 기회는 (이걸 변명으로 몇 년 뒤에 다시 스페인에 오는 거다) 다음으로 미뤄두고, 현지 시장에서 파는 과일주스 쑤모(zamo) 등을 즐기도록 하자.
▶크레 블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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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블로거의 경험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호텔스닷컴으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