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토 여행, 가볼만한 곳은?
포르투갈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이 빠지지 않고 하는 질문이 꼭 하나 있습니다. "리스본이 좋아요? 포르토가 좋아요? " 보통 스페인 여행을 가면서 2-3일 정도 포르투갈의 한 도시쯤 다녀오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그런 것 같아요.
물론 전 한치의 망설임 없이 "둘 다 좋아요!"를 외치는데요! 두 도시 모두 각각의 매력과 개성이 있기 때문에 이왕 포르투갈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두 곳 모두 여유롭게 돌아볼 것을 추천하고 싶어요. 그래서 이번엔 리스본에 비해선 조금 덜 알려진 포르토 여행의 모든 것을 소개해 드릴게요. (글, 사진 : 러블리썬)
작지만 아름다운 도시
포르토 가볼 만한 곳
해리포터 때문에 유명해진 포르토의 명소가 있다? 네, 그곳은 바로 렐루 서점입니다. 렐루 서점은 1906년에 설립된 곳으로 100년이 훌쩍 넘는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서점에 들어서는 순간 화려한 유선형의 목조 계단과 아르누보 목조 장식들이 시선을 잡아끄는데요, 이곳에서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롤링이 영감을 받고 작품을 구상했다고 알려지면서 지금은 해리포터 매니아들의 성지가 되었습니다. 얼마나 인기가 좋으면 서점에 들어가는데도 입장료를 내야 할 정도! 물론 책을 구입하면 입장료 가격은 할인을 해준다고 하네요.
포르토 여행의 핵심은 바로 도우로 강에서 시작됩니다. 도심을 관통하는 도우로 강을 따라 예쁜 건물들과 수많은 와이너리들이 빼곡히 자리합니다. 또한 에펠탑을 건축한 구스타브 에펠의 제자 테오필 세이리그가 설계한 아치형의 동루이 1세 다리가 포르토의 랜드마크를 만날 수 있습니다. 다리는 위, 아래 두 곳 모두 도보 통행이 가능하며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상당히 아름답습니다.
강변을 따라 분위기 좋은 노천 레스토랑과 바들이 즐비하고, 골목 안쪽 안쪽으로도 아담하고 예쁜 곳들이 참 많습니다. 해질 무렵 테라스에 자리를 잡고 시시각각 변하는 포르토의 선셋과 야경을 만나는 순간, 포르토 여행을 오길 정말 잘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드실 거예요. 또한 염장한 대구로 요리한 바깔라우, 올리브오일 베이스의 문어 등 해산물 요리들도 풍부하니 맛집 탐방도 절대 놓치지 마세요.
달콤하고 진한 포트와인이 있는 곳!
와이너리 투어도 필수
포르토는 도우로 강을 사이로 포르토(Porto)와 빌라 노바 드 가이아(Vila Nova de Gaia)로 지역이 나누어져 있고, 빌라 노바 드 가이아에 유명한 포트 와이너리들이 자리합니다. 샌드맨, 테일러, 그라함, 칼렘 등 내로라하는 와이너리들이 많아 다리를 건너는 순간 진하고 달큰한 포트 와인향에 취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와이너리에서는 1시간가량의 투어를 진행하는데 가격도 5-10유로 선이라 부담 없이 즐겨볼 수 있어요. 포르토 시내의 인포메이션 센터나 와이너리에서 직접 예약을 할 수 있습니다.
와이너리 투어는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영어, 이탈리아어 등으로 진행되며 원하는 언어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한국어 가이드는 없는 상태고요. 가이드를 따라 와이너리를 둘러보며 설명을 듣고 2-3가지 종류의 와인을 테이스팅 하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1시간가량으로 짧고 캐주얼한 분위기라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어요.
포트와인의 역사는 17세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백년전쟁으로 프랑스가 영국에 와인 수출을 거부하자 영국인들이 이곳에서 자국 수출용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라벨로란 배에 와인을 싣고 한 달씩 이동하다 보면 그 맛이 변질되기 일쑤였죠. 그래서 궁리 끝에 와인에 브랜디를 넣어 발효를 멈추게 해 도수는 높고 달콤한 포트와인이 탄생했답니다. 사실 도심 한복판에서 이렇게 저렴한 가격으로 와이너리를 구경하는 건 그 어떤 곳에서도 쉽지 않으니 포르토 여행에선 꼭 한번 가보시길 추천드려요.
아베이루, 코스타노바
아기자기한 포르토 근교 여행지
포르토에서 일정이 조금 여유롭다면 하루쯤은 근교 도시 아베이루, '스트라이프 마을'이라 불리는 코스타노바를 들러볼 것을 추천합니다. 아베이루는 포르토 상 벤투 역에서 기차를 타고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곳으로 포르투갈의 베네치아라고 불리는 운하도시에요. 수로를 따라 아르누보 양식의 건축물과 옛 어부들의 집들이 늘어서 있어 포르토와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지요. 또한 코스타노바도 아베이루에서 버스로 30분이면 갈 수 있으니 당일치기로 이 2곳을 연계해 다녀오면 완벽한 포르토 근교 여행이 될 것 같아요.
아베이루에 도착해 역을 빠져나오면 하얀 도자기에 푸른색으로 색채가 된 아줄레주(포르투갈식 도자기) 건물이 맞이해줍니다. 길을 따라 운하까지는 도보 10분 정도며 가는 길에도 아줄레주나 독특한 분위기의 조형물들이 볼거리를 더합니다. 아베이루에는 피시 마켓도 있고 씨푸드 전문 레스토랑들도 많으니 로컬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것도 좋아요. 또한 '몰리세이루'라 불리는 전통 배를 타고 운하를 한 바퀴 돌아볼 수도 있는데요, 뱃사공의 설명과 노랫가락을 들으며 운하의 풍경을 보다 보면 30분이 훌쩍 지나가더라고요.
아베이루에서 30분 정도 버스를 타고 도착한 코스타노바는 어부들이 고기를 잡으러 나갔다 오랜 시간 후 돌아올 때, 집을 찾기 쉽게 하려고 컬러풀한 스트라이프 무늬로 꾸미면서 그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해요. 베네치아의 부라노섬도 이 같은 연유에서 집을 채색하기 시작했다고 하죠! 아담한 마을, 인형의 집처럼 꾸며진 색색깔의 집들 덕분에 인생 샷을 남기기에도 참 좋아요.
어때요, 포르토의 매력도 상당하죠? 도우로 강변을 따라 발길 닿는 대로 걸어보고 달콤하고 진한 포트 와인향에 살짝 취해도 보고 아기자기한 근교 마을까지 돌아보면 포르토만의 잔잔한 매력을 충분히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리스본, 포르토 둘 중 한 곳도 포기할 수 없는 저의 마음도 이해가 되었다면 더욱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