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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서 즐기는 느림의 미학 #2

by 호텔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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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불기 시작한 '걷기 열풍'은 지금까지도 지칠 줄 모르는 위세를 과시하고 있다. 동력을 가진 교통수단이 빠름을 의미한다면 두 발을 직접 움직여야 하는 걷기는 느림을 의미한다.


속도가 곧 생명이고 빠름이 선(善)으로 여겨지는 시대에 느림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러나 그 저변에 깔려 있는 것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에 대한 욕망임을 자각한다면, 걷는 행위가 자연으로의 회귀이자 진정한 의미의 휴식임을 깨닫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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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에는 걷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곳이 제법 많다. 경기도 중남부에 위치한 수원도 그 중 하나다. 경기도청이 있는 수원은 서울의 축소판으로 불릴 만큼 큰 도시지만, 동양 성곽의 백미로 꼽히는 수원화성이 있어 도보여행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다.


빽빽한 빌딩숲이 품고 있는 아름다운 성곽길과 그 속에 깃들어 있는 조선의 흔적을 따라 걷는 것이 메인 코스이기는 하나, 이것만이 전부라는 오해는 하지 말기 바란다. 역사와 문화의 향기를 품고 있는 수원에는 도보여행자의 취향을 저격하는 장소들이 곳곳에 숨어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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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보다 중요한 건 방향이고, 방향보다 중요한 건 여유다. 대도시가 품고 있는 느림의 미학을 만끽하고 싶다면 혼자여도 좋고 함께여도 좋은 수원의 길을 걸어보자.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는데 필요한 건 세상을 향한 약간의 호기심과 생경한 길을 몸으로 기억하겠다는 의지, 그리고 편안한 신발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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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서문에서 장안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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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의 서쪽 대문인 화서문은 크기와 시설이 동쪽에 있는 창룡문과 거의 같은 구조로 되어 있다. 하지만 다른 문들에 비해 간소하고 소박한 인상을 풍기는데, 산 옆에 자리하고 있어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는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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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서문 바로 옆쪽에 있는 것은 초소 역할을 하던 서북공심돈이다. 속이 텅 비어 있다는 뜻의 공심돈은 바깥을 향해 총이나 활을 쏠 수 있도록 벽에 작은 구멍을 뚫어 놓은 것이 특징이다. 이와 같은 망루는 수원화성에서만 볼 수 있는데다가 모양 또한 특이하여 화서문 일대의 경관을 한층 돋보이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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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공심돈을 지나면 북포루, 북서포루, 북서적대가 차례로 나타난다. 포루는 군사들의 대기 및 휴식을 위한 누각인데, 유사시에는 감시와 공격을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적대는 성문에 접근하는 적을 막기 위해 성문의 좌우에 설치한 방어시설물이다. 적군의 동태와 접근을 감시하기 위해 성곽보다 높게 축조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반은 외부로 돌출되어 있고 반은 성 안쪽으로 돌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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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서문에서 장안문에 이르는 구간은 성곽길 가운데 가장 짧기 때문에 볼거리가 많지는 않다. 그러나 화서문 주변에 조성된 화서공원과 장안문 주변에 조성된 장안공원은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해준다.


화서문 밖으로 나가면 바로 화서공원이 나오는데, 이 공원을 따라 장안문 쪽으로 이동하면 장안공원과 만나게 된다. 바깥쪽에서 바라보는 성곽은 안에서 바라보는 성곽과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만큼, 잠시라도 짬을 내서 공원을 거닐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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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로 둘러보는 수원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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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곽 전체를 걷는데 부담스럽다면 화성열차를 이용하자. 팔달산부터 연무대까지 운행하는 화성열차는 아름다운 경관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게 도와준다.


운행구간은 팔달산-화서문-장안공원-장안문-화홍문-연무대로, 편도 30분 정도 소요된다. 팔달산 쪽 탑승장은 화성행궁 뒤쪽 산중턱에 위치하고, 연무대 쪽 탑승장은 연무대 관광안내소 근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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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서 즐기는 맛의 미학

장안문 근처


보영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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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시작한 손만두 전문점. 수원 맛집하면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사람들에게 입소문을 타고있다. 갓 구워낸 군만두와 쫄면이 가장 인기 있는 메뉴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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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서 즐기는 맛의 미학

팔달문 근처


통닭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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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달문 근처에는 맛있는 통닭집이 한 골목에 모여있다. 통닭골목이라고 부르긴 거창할지 몰라도 가게 앞에 줄지어 선 손님들을 보면 맛이 궁금해지기 마련. 이름난 통닭 집 세 곳은 모두 훌륭한 맛을 자랑하지만 제공하는 사이드 메뉴에서 손님들의 취향이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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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미통닭은 닭모래집을 통닭과 함께 튀겨주며 맞은 편의 용달통닭은 닭모래집과 닭발튀김을 사이드로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장안통닭은 닭모래집과 통마늘을 제공하니 취향에 따라 골라 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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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서 즐기는 맛의 미학

지동시장


순대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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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근처에 있는 지동시장 내부에 위치한 순대타운. 여러개의 순대 요리집이 자리잡고 있다. 주 메뉴는 순대볶음.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인심이 어우러진 정감 있는 식사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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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서 즐기는 맛의 미학

행궁 근처


수원 왕갈비 행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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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하면 수원 왕갈비. 화성근처에서 제대로된 왕갈비를 맛보고 싶다면 행궁정으로 가자. 이미 맛집으로 소문이 자자한 이곳에서는 걷는 여행을 묘미를 느꼈던 수원 여행을 끝내고 몸보신하기에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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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재생의 첫걸음

행궁동 벽화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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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곽을 한 바퀴 돌았다면, 이제는 오래된 도시를 걸어볼 차례다. 낡은 건물과 꼬불꼬불한 골목으로 채워져 있는 성곽 안쪽에는 매향동, 장안동, 북수동 등 총 12개의 동이 있는데, 이 모든 것을 통칭하는 이름이 '행궁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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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보호 정책으로 인해 개발이 제한된 행궁동은 70~80년대의 향기가 여전히 남아 있는 곳이다. 모든 골목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있지만, 그 중 몇몇은 사연과 더불어 예쁜 그림까지 품고 있다. 벽화골목으로 불리는 그곳은 장안문에서 팔달문 방향으로 뻗어 있는 큰 길을 따라 내려오다가 장안사거리에서 좌측으로 꺾으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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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벽화골목이 생긴 계기는 2010년 <대안공간 눈>이 진행한 예술 프로젝트였다. <대안공간 눈>은 지역 예술활동을 지원하고 육성하기 위한 문화플랫폼으로, 벽화 프로젝트는 낙후되어 가는 행궁동을 살리고 수원화성 안에 보존된 삶의 모습과 사람의 가치를 이끌어내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되었다.


시각예술 분야의 작가들과 지역 주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참여하여 탄생한 벽화는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었고, 이는 대한민국공간문화대상 대통령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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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마을은 '사랑하다 길', '처음 아침 길', '로맨스 길', '뒤로 가는 길', '대안공간 눈으로 이어지는 길'이라는 이름이 붙은 다섯 개의 골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 도착한 사람들은 조금 당혹스러울 수 있지만, 아무데서나 시작해도 괜찮다. 모든 골목이 중간 지점에서 만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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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벽과 건물에 그려진 벽화들은 참여한 작가들의 개성만큼이나 다채롭다. 산뜻하고 귀여운 것이 있는가 하면, 신비롭고 강렬한 것도 있다.


따스한 느낌을 주는 것이 있는가 하면 차가운 느낌을 주는 것도 있고, 보는 순간 피식 웃음이 나오는 것이 있는가 하면 왠지 모르게 짠한 마음이 드는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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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마을은 워낙 작기 때문에 천천히 걸어도 30분 정도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작다는 이유로 그냥 지나쳐 버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골목길 곳곳에 숨어 있는 그림을 찾아 다니는 일만큼 느리게 걷는 여행과 어울리는 일도 없다.


아스라한 향수를 자아내는 구불구불한 길을 그냥 떠나기 아쉽다면, 예술가의 열정이 담긴 작품과 향긋한 차가 기다리고 있는 <대안공간 눈>에 들러보자. 카페와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는 이곳은 잠시 숨을 돌리기에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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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곽 밖에 그려진 그림

지동벽화골목


성곽 안에 행궁동 벽화골목이 있다면 성곽 밖에는 지동 벽화골목이 있다. 수원제일교회 옆 골목에서부터 시작되는 벽화들은 2011년부터 그려지기 시작했는데, 행궁동보다 좀 더 밝고 튀는 느낌의 작품들이 많다. 2017년까지 계속 그려질 예정이라고 하니 시간이 된다면 한 번 쯤 방문해 보도록 하자.




정조의 임시 궁궐

화성행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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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궁동 벽화골목에서 다시 장안사거리 쪽으로 나온 다음, 큰 길을 따라 팔달문을 향해 걷다보면 수원화성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화성행궁에 다다른다.


행궁이란 임금이 궁궐 밖으로 행차할 때 임시로 머물던 별궁을 말하는 것으로, 이궁(離宮)이라고도 한다.


조선시대에는 온양, 광주, 강화, 남한산성 등 전국 곳곳에 여러 개의 행궁이 세워졌는데, 규모가 가장 큰 것은 화성행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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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다음가는 궁으로 불릴 만큼 건축구조와 기능면에서 뛰어났던 화성행궁은 평상시에는 수원부 관아로 활용되다가 임금이 행차하면 임금의 거처로 사용되었다.


재위 기간 동안 사도세자의 무덤을 12차례나 참배했던 정조는 행궁에 머물 때마다 다채로운 행사를 거행했다. 대표적인 것이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잔치였다. 상세한 글과 생생한 그림으로 남겨질 만큼 거창하게 치러진 이 행사는 당시 최고의 화젯거리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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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궁 산책은 정문인 신풍루를 통과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신풍'이란 '국왕의 새로운 고향'이란 뜻으로, 수원을 각별히 아꼈던 정조의 마음이 묻어난다. 행궁에는 단아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건물이 많아 발길 닿는 대로 돌아다녀도 무방하다.


하지만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이 거행되었던 봉수당, 정조의 집무실이었던 유여택, 정조가 노후생활을 꿈꾸며 지은 노래당, 과거급제자에게 합격증을 내려주었던 낙남헌 등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특히 낙남헌은 일제강점기 화성행궁이 철거될 당시 훼손되지 않고 살아남은 건축물이기 때문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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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궁 후원 꼭대기에 있는 내포사와 미로한정도 빼놓지 말아야 할 곳이다. 내포사는 성 밖의 위험을 알리는 시설물로, 행궁 밖에서 신호를 받으면 목어를 쳐서 위급 상황임을 알렸다.


'장래 늙어서 한가하게 쉴 정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미로한정은 화성행궁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 있다. 정조는 1804년이 되면 세자에게 왕위를 넘긴 뒤 화성에 정착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미로한정이라는 이름에 그러한 뜻을 담아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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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행궁을 둘러봤다면 바로 옆에 있는 화령전에도 가보자. 화령전은 정조의 아들이자 조선 제23대 임금이었던 순조가 아버지의 효심과 유덕을 받들기 위해 세운 '영전(影殿)'이다. 영전은 선왕의 어진(왕의 초상화)을 모셔놓고 생전에 계실 때와 같이 봉안하는 곳으로 사당과는 조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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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령전의 중심은 정조의 어진을 모셔놓은 운한각인데, 바로 옆에 있는 이안청은 영정을 옮겨야 할 사정이 생겼을 때 임시로 모셔두는 장소였다. 운한각과 이안청은 지붕이 있는 복도로 연결되어 있어 비바람에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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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 관한 모든 것

수원화성박물관


수원화성에 대해 좀 더 깊이 알고 싶다면 화성행궁 길 건너편에 위치한 수원화성박물관에 가도록 하자.


다양한 모형과 전시된 유물은 화성 축성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도울 뿐만 아니라 정조의 수원행차와 화성에 주둔했던 장용영의 모습을 보여준다.


박물관 앞에는 수원화성을 만들 때 사용된 거중기, 유형거, 녹로 등과 같은 기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수원의 인사동

아름다운 행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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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행궁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가면 넓은 골목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팔달문까지 이어지는 길을 '아름다운 행궁길'이라 하는데, 흔히 '공방거리'라고 불린다.


500미터도 되지 않는 짧은 거리지만, 갤러리, 문화공간, 카페, 음식점 등이 빼곡히 들어서 있어 발걸음은 자연스레 느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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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씨 좋은 장인과 실력 있는 작가들이 만든 아기자기한 생활 소품부터 감성 넘치는 예술 작품까지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이 첫번째 장점이라면, 가죽공예, 칠보공예, 리본공예, 한지공예, 바느질, 뜨개질 등을 직접 배우거나 체험해 볼 수 있다는 것은 두번째 장점이다.


평일에는 조금 한가한 편이지만 거리 가판대가 설치되고 벼룩시장이 열리는 주말에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취향을 충족시켜 줄만한 물건이 제법 많으니 여유를 가지고 기웃거려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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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행궁길을 따라 걸어나오면 어느덧 팔달문 근처에 도착하게 된다. 다른 세 개의 문과는 달리, 팔달문 주변은 무척이나 번잡스럽다. 영동시장, 지동시장, 팔달문시장 등이 몰려 있는 탓이다.


농업 중심 사회에서 상업 중심 사회로 이동하는 시대를 살았던 정조는 교통의 요지에 자리 잡은 수원을 경제도시로 키우려 했다. 그래서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하며 전국 각지의 유능한 상인들을 끌어 모았다. 그때부터 시작된 전통시장의 역사는 세월의 풍화를 이겨내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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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의 꿈이 담긴 도시를 두 발로 걸어 다닌 여행자에게 그 꿈을 현실화시키는 수단이었던 시장은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다양한 물건을 저렴한 가격과 넉넉한 인심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전통시장의 매력이지만, 그 매력을 증폭시키는 것은 다채로운 먹거리일 터.


무엇을 먹을지 고민된다면 수원 천변의 통닭거리나 지동시장 순대타운으로 가자. 착한 가격과 푸짐한 양, 향기로운 냄새와 먹음직스러운 모양이 여행의 피로를 단번에 날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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