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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텔스닷컴 Dec 20. 2018

잉카제국의 잃어버린 공중도시, 마추픽추 여행!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히는 이곳.

쿠스코에서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고 난 다음 날, 이른 새벽부터 분주하게 주섬주섬 짐을 싸매고 빠르게 길을 나선다. 마추픽추행 기차를 타기 위해서는 숙소에서 기차역까지 오전 5시 50분까지 가야 했기에, 전날 밤부터 엄마와 나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준비해 둔 터였다. (글, 사진 : 윤뉴)


이른 새벽, 길을 나서다


마추픽추로 가는 길엔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었지만 그중 우리가 택한 것은 아늑하고 편한 기차. 편안함을 제공하는 만큼 더 비싼 비용으로 예약해 둔 녀석이기 때문에, 그 녀석을 놓치면 절대 안 된다는 일념으로 눈을 뜬 것이다. 전날까지 아파서 고생했던 엄마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하루 종일 병원에서 푹 쉬고 치료받은 덕분에 정상 컨디션을 회복한 것 같아 보여 다행이다. 하필 아픈 다음날 이런 빡빡한 일정이 있을 게 뭐람. 그래도 마추픽추 트레킹을 계획한 게 아니라는 게… 참… 스스로 칭찬할 만한 일이다. 



우리를 마추픽추까지 실어다 줄 페루레일 열차의 모습


마추픽추, 말만 들어도 설레는 그곳은 해발 2430미터의 고산지대에 위치한 마을로 잉카제국이 멸망하기 전 이루었다는 사실 외엔 언제, 어떻게, 왜 만들어졌는지 알 수가 없는 터라 더욱 유명하고 신비로운 곳이다. 그 덕에 세계 7대 불가사의로 불리며 전 세계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휘어잡는, 명망 높은 관광지이기도 하다. 



기차는 종종 아기자기한 마을을 지나치기도 한다.


마추픽추는 아구아스 칼리엔테라는 작은 마을에 위치하고 있지만, 대개 관광객은 그나마 인접한 큰 도시 쿠스코에 머물며 마추픽추 여행 계획을 세운다. 여행객들은 저마다 기차, 택시(콜렉티보), 트레킹, 여행사 투어 등 여러 방법을 통해 마추픽추로 이동하는데, 편도로는 최소 4-5시간이 소요되는 장거리 구간이다. 마추픽추로 향하는 길은 험난할지라도, 그 유일무이한 경이로운 풍광을 직접 목도하려는 이들의 발길은 여전히 끊이지 않는다. 그런 연유로 우리도 그렇게 이곳을 찾았고 말이다. 



창밖 아름다운 전경을 감상하며 마추픽추로 향한다.


마추픽추 가는 방법 간단 정리!  


기차여행은 언제나 설렌다.


엄마는 등산을 좋아하지만, 나는 등산을 선호하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우리의 선택지에서 도보는 전부 삭제됐다. 어머니를 편안하게 모시겠다는 구차한(?) 변명과 당일치기 여행의 시간 절약이라는 제법 합리적 이유를 표면적으로 내세우며 가장 비싼 기차를 타고 아늑하게 아구아스 칼리엔테 마을에 내려, 다시금 버스로 옮겨 타 마추픽추 입구에 아주 안전하게(?) 도착했다. 



마을 입구에 도착하면 죽- 늘어선 버스 대기줄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페루 레일이 가장 빠르고 편안하다고는 했지만, 새벽부터 출발한 우리는 거의 점심시간이 다 되어서야 마추픽추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마추픽추 내에는 그야말로 마추픽추 외엔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우리는 입구에서 파는 샌드위치로 대충 점심을 때우고 여정을 시작하기로 했다. 속이 든든해야 발걸음이 가벼운 법이니까! 



그리고 드디어 마추픽추로 입장!!


쿠스코에서 미리 준비해 온 마추픽추는 입장권을 보여주고 드디어 우리도 마추픽추에 입성했다! 마추픽추 입장권은 인터넷이나 현지에서 구입할 수 있는데, 마추픽추와 함께 와이나픽추를 둘러보고 싶다면 서둘러 예약해야 한다. 우리는 마추픽추만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기에 바로 전날 현지 예매로도 충분했다. 



길을 따라 걸으면 나오는 마추픽추


마추픽추 입구는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바글바글하다. 아무 생각 없이 그들의 뒤를 따라 발걸음을 이어 밟다 보면 말도 안 되는 사진 속 풍경이 눈앞에 짠~하고 나타난다. 누가 뭐라고 말하지 않아도 여기가 바로 마추픽추구나!! 이렇게 바로 앞에서 마주하고 나니 숨이 턱 막히고, 할 말을 잃게 만드는 그런 전경이다. 뭐랄까. 얼떨떨하고 되~게 현실감 없는 그런 기분이랄까. 



안개가 자욱한 마추픽추는 두둥실 떠 있는 공중 요새 같다.


비현실적으로 층층이 다닥다닥 세워진 마을도 신비롭지만, 그 뒤를 에워싸고 높이 솟은 산맥과 빽빽한 구름의 절묘한 조화가 바로 이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을 선명하게 완성해 내는 듯하다.  



우리가 서 있는 이곳이 바로 마추픽추라니.


해발고도가 높은 탓일까? 오락가락하는 날씨 덕에 우리 머리 위로는 소나기도 잠깐 쏟아지다가, 안개가 어깨춤까지 내려왔다가, 마침내 밝은 속살을 비춰주는 햇살이 내리쬐기도 한다. 변덕스러운 날씨 덕분에 외투도 입었다가 벗었다가, 우비도 입었다가, 정신은 없었지만 덕분에 더 다채로운 마추픽추의 모습을 느껴볼 수 있기는 하다. (여행의 원천은 긍정 에너지) 



제일(?) 반가웠던 야마(라마) 친구들


푸른 잔디 위엔 귀여운 야마 친구들이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다. 야마야말로 마추픽추를 마주했을 때보다 더 반가워했던 것 같은 심쿵 포인트. 사람들이 지나가든 말든 귀엽게 노닥거리는 녀석들을 한동안 넋 놓고 바라보다가 발걸음을 다시 재촉한다. 



마추픽추에서 가볼 수 있는 두 장소 : 마추픽추 산과 잉카 브릿지


마추픽추에서는 길이 이어지는 곳을 따라 쭈욱 걷다 보면 한 바퀴 자연스레 돌게 되는데, 그 예외로 가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예기치 않게 마주친 갈림길에서 잠시 고민에 빠진다. 마추픽추 산을 오르기엔 시간이 부족할 테니 잉카 브릿지라도 보고 오자고 엄마와 합의를 마쳤다. 


표지판을 따라가면 금방이라도 나올 것 같던 녀석은 보이질 않고 길은 끝없이 이어진다. 괜히 가자고 했나, 후회할 때쯤 잉카 브릿지 입구가 보인다. 입구에서 10분여를 더 걸어가야 아슬아슬한 산 벼락에 간신히 걸쳐있는 나무 덩어리, 잉카 브릿지가 나왔다. 



저 길을 따라 건너면 어디로 가게 되는 걸까?


아무도 모르게 묻혀있던 이곳이 100여 년 전 갑자기 발견된 후,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이유는 이렇게나 온전히 보전된 마을이 아직도 왜, 누가, 어떻게 만들었으며, 어떻게 사용됐고, 왜 사라지게 됐는지 전혀 밝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혹자에 따르면 저 녀석은 마추픽추로 통하는 비밀 통로로 쓰였다고 하는데, 그게 사실인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마을 속으로 좀 더 깊이!


갑작스러운 탐험(?)을 마치고 나온 우리, 드디어 돌덩이로 다닥다닥 촘촘히 세워진 마을 안을 둘러보기로 했다. 멀리서 바라보기만 할 때엔 미처 몰랐는데, 그 속으로 들어와 보니 규모가 가늠이 안 될 정도로 크다. 돌길 사이를 찬찬히 걸으며 속을 들여다보면 조금이나마 옛 잉카인들의 자취를 느낄 수 있다. 돌벽으로 둘러싸여 여기가 저기 같고 저기가 여기 같은 느낌도 들긴 하지만 그 사이사이가 굉장히 섬세하고 정교하다. 



아마도 그들은 이곳에서 농사를 짓고 먹고, 자고, 평범한 생활을 영위했을까?
마을 구석구석 빈틈없이 둘러보고 아쉬운 발걸음을 떼어낸다.


이 정체불명의 고대 문명을 만나기 위해 우린 얼마나 먼 길을 돌아왔던가. 그 소중한 시간의 무게를 간직하기 위해 다시 한번 숨을 깊이 머금고 이 작고 고귀한 순간을 기억해본다. 다시는 오지 않을 이 순간의 깊이를 지금은 알 수 없지만, 두세 번 자꾸만 뒤돌아보게 되는 이 그윽한 전경은, 떨어지지 않는 엄마의 발걸음은, 어쩌면, 이미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림 같은 순간들, 한 폭의 사진으로 가까스로 남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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