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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텔스닷컴 Jan 10. 2019

우유니 소금사막 여행, 매혹적인 지구의 부름에 답하다.

남미 여행의 하이라이트, 우유니 소금사막.

라파스에서 우유니로 야간 버스로 이동하는 내내 피로와 추위 그리고 불편함과 씨름해야 했지만, 그 모든 것들은 이미 오랫동안 부풀어 잠잠히 차례를 기다려 온 설렘이란 녀석에게 잠식되어 금세 잊혀 버렸다. 서울에서 인천, 마이애미를 거쳐 남미에 입성한 이후, 새로운 도시와 진기한 풍경들을 내내 만나 즐기면서도 내심 이 순간이 오기만을 기다려왔었다. 우유니 소금사막은 남미를 소망하는 여행객들에게 꿈같은 곳이 아니던가. (글, 사진 : 윤뉴)


우유니 소금사막


우유니는 남미의 한가운데 자리한 볼리비아 남서부의 작은 도시인데, 보잘것없는 이 작은 도시가 유독 복잡하게 돌아가는 이유는 환상적인 자연경관이 넘쳐나는 남미에서도 아름답기로 소문난 ‘우유니 소금사막’의 존재 덕분이다. 우유니는 소금사막의, 소금사막에 의한, 소금사막을 위한 도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소금사막을 빼면 정말 아무것도 할 게 없는 작고 소박한 마을이다.  



흔한 우유니 센트로의 한가로움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남미는 유난히 신비롭고 궁금한 미지의 세계로 느껴지는데, 그것은 단지 이곳이 쉽게 닿을 수 없는 먼 곳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남미에는 우리 주변에서는 볼 수 없는 광활한 대자연이 곳곳에 수없이 숨어 있는데, 그중의 한 예가 바로 이 소금사막이다.  



건기의 소금사막 = 소금밭


새하얀 소금으로 뒤덮인 우유니의 소금사막은 총 넓이 12,000㎢ 규모의 사막으로 볼리비아 국민이 수천 년 넘도록 사용해도 차고 넘칠 양(최소 100억 톤)의 소금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곳에서 난 소금은 순도가 높아 품질 또한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유니의 특산물이기도 한 소금


특히 우유니 소금사막의 소금은 건기와 우기를 지내며 굳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는데, 끝도 없이 펼쳐져 광활한 소금 사막의 소금이 전부 투명하게 녹아버린 순간- 마치 온 세상의 사물을 모두 담아내듯 투명하게 하늘을 투영하는 거울 같은 모습이 신비로운 광경을 자아낸다. 그리고 누군가로부터 시작되어온 그 황홀한 순간의 목격이 우리의 발길을 이곳까지 인도했다.  



우유니 소금사막 투어 중 -


우유니 소금사막은 대개 우유니 센트로에서 투어사를 통해 들어가게 된다. 소금으로 된 사막이긴 하지만 명색이 사막이기에 렌터카를 이용한다고 해도 길을 찾기가 쉽지 않을 터다. 더구나 우기가 끝날 무렵의 지금, 우유니에서 물이 차올라 그림 같은 풍경을 만나볼 수 있는 장소는 이곳 투어사들이 아끼는 일급 기밀(?)이기도 하다.  



기차역 맞은편 투어사 밀집(?) 골목.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소금사막 투어는 센트로에 밀집된 여행사 여러 곳에서 비슷하게 제공한다. 우유니를 베이스로 삼고 짧게 반나절 다녀오는 투어부터 우유니를 시작으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투어까지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데, 우리는 우유니에 머물며 두세 개의 짧은 투어를 다녀올 예정이다. 


* 투어 진행은 거기서 거기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여러 곳을 다녀보니 서비스 측면에서 조금 차이는 있는 듯하긴 하다. 깔끔하고 완벽한(?) 투어를 원한다면 한국인에게 유명한 투어사와 투어 가이드를 찾아가는 것이 좋겠다. 물론, 시기를 잘 맞춰 우유니에 도착했다면 어느 투어사를 찾아가든 그림 같은 뷰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은 같다.


우유니에 오자마자 투어만 찾아보고, 투어만 기다리며 내내 시간을 흘려보냈다. 작고 작은 이 도시의 센트로에서는 한가로움을 즐기는 것 말고는 할 게 그다지 많지는 않다. 그리고, 인고의 시간 끝에 우유니 투어를 출발하게 되었을 때의 그 두근거림은 평생 잊지 못할 테다. 



드디어 우유니 소금사막으로 -


덜컹덜컹 거리는 길을 묵묵히 달려 어느덧 새하얀 벌판 위에 덩그러니 놓였을 때, 와아- 하는 탄성이 나도 모르게 새어 나왔다. 예기치 못한 사이 맞닥뜨린 새하얀 건기의 소금사막은 그야말로 순백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은 채 기습적으로 훅- 치고 들어온다. 신비로운 투명함으로 무장한 녀석의 한 면만 바라보고 이곳에 온 터라 건기의 소금사막이 이렇게 아름다울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광활한 소금사막의 진짜 모습


여행의 순간, 찰나의 즐거움은 때때로 우리를 느슨하게 풀어준다. 너그러운 자연의 품에 떠넘겨진 우리는 거침없이 소금밭에 뒹굴고 뛰어놀며 지금 우리의 행복을 누린다. 옷이 더러워지면 어쩌나? 따위의 자잘한 걱정은 해서 무엇 하나. 좋으면 그만이지.    



소금사막에서의 즐거운 한때


새하얀 풍경에 심취해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도 아주 잠깐. 소금이 녹아 물이 가득 들어찬 우유니의 반영은 꼭! 보고 가야 하는데, 새하얀 이 벌판에 언제까지 머물 셈인가- 하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새어 오른다. 우유니의 우기가 한창 끝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게 이번 여행을 계획하면서 남미를 최전선에 내 건 이유이기도 하다. 


* 우유니의 반영은 대체로 우기인 11월 ~ 3월 사이에 찾으면 안정적으로 볼 수 있는데, 이 또한 날씨 운이 좋아야 한다. 비가 오는 날엔 투어가 힘들기 때문. 건기에도 날씨에 따라 물이 고여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때마침 장화를 주섬주섬 바닥에 내려놓는 가이드. 드디어 가는 건가?


우유니 소금사막의 아름다운 반영은 우기에 온다고 꼭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건기에 왔다고 못 보고 가는 것만도 아니기 때문에, 그야말로 모든 관광객이 자연의 손에 그들의 운명을 맡긴 채 이곳을 찾는다. 그리고 건기와 우기가 어우러지는 시기인 지금 이곳을 찾아 그 모든 순간을 눈과 마음과 가슴에 담아 갈 수 있는 우리는 정말, 운이 좋은 거다.  



드디어, 물 찬 우유니에 당도하다.


거대 호수와 같은 사막에 서서 하늘과 맞닿은 듯한 소금사막을 찰박찰박 걸으며, 현실성 없는 그림 같은 아름다움에 푹 빠져든다. 비가 잔뜩 온 우기의 맑은 날 찾았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이 순간엔 ‘지금 내가 우유니 한가운데 서 있단 사실’과 ‘그 반영을 마주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너무 벅차 정말이지 아무런 생각도 나질 않았다. 



한 폭의 그림에 폭 빠진 것 같은 우리 엄마


오늘의 우유니는 구름이 사르르 내리 깔려 묘하게 몽롱한 느낌을 자아낸다. 두세 번의 투어로 우유니에서의 일출과 일몰, 낮과 밤의 모습을 모두 만나보았지만, 그때마다 우유니는 각기 다른 얼굴을 하고 우릴 맞아주었다.  



해가 뜨는 우유니, 어둠을 뚫고 강렬한 햇빛이 차오른다.
해 질 녘의 우유니, 어디부터가 하늘이고 어디까지가 사막인지 -


타인의 사진에서 목도했던 뭉게구름은 비록 만나보지 못했지만, 우리가 마주한 우유니 역시 아름답긴 매한가지다. 무엇보다도 자연이란 예측이 불가하기에 더 아름다운 것이지 않은가. 언젠가, 다시 한번 이곳을 찾게 될 날이 나의 인생에 올지는 모르겠지만, 꼭 한 번쯤은, 그런 날이 오면 좋겠다. 그만큼 우유니에서 느낀 감동은 강렬하고 진득하게 남을 것 같다. 내게 남겨진 사진들처럼. 



꿈만 같은 우유니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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