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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텔스닷컴 Jan 17. 2019

와인의 고장 칠레에서, 와인을 맛보다

칠레 산티아고에서 즐기는 와이너리 투어.

어느 화창한 날, 칠레 산티아고


대망의 우유니 장정을 마감하고, 다시 이동하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 다음 목적지는 바로 칠레. 우유니에서 칠레 북부의 황량한 사막지대를 지나 우리는 곧 산티아고로 입성했다. 이미 거쳐 온 페루와 볼리비아에 대해서도 그랬지만, 칠레에 대해서도 정말 아는 게 별로 없다. 칠레에 사막이 있는 것도 모른 채 왔었는걸. (글, 사진 : 윤뉴)



산티아고로 향하는 길 -


칠레는 남미에서도 서쪽, 태평양 연안에 맞닿아 남북으로 길게 뻗어있는 나라인데, 북부는 사막을 끼고 있어 건조하고, 중부는 온화하여 살기 좋은 지역, 남부는 남극에 가까운 추운 지역이다. 다양한 기후 덕분에 여러 가지 매력을 한 번에 느껴볼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햇살 좋은 산타루시아 언덕


한적한 산티아고 시내를 휘휘 걷는다. 산티아고는 남미 국가 중에서도 부유한 편에 속하는데, 그래서인지 산티아고의 도심은 지금껏 만나 온 남미의 여러 도시 분위기보다 조금 더 차갑고 현대적인 느낌이다. 도로 정비도 잘 되어 있고, 거리엔 높은 빌딩들이 여기저기 솟아 있다. 



산타루시아 언덕에서 내려다 본 산티아고 시내 전경


오래된 건물들이 제법 운치 있는 분위기를 자아내는 골목도 있지만, 새로 지어진 건물들이 숲을 이루어 빽빽하고 복잡한 도심을 형성한다. 시내 전망이 좋다는 산타루시아 언덕에 올라 도심의 빌딩숲과 마주하니, 이곳이 칠레의 수도라는 사실이 제법 와닿는다.



한적한 산티아고 거리


산티아고에도 센트로와 아르마스 광장이 있다. 옛 도심의 분위기는 간신히 남아있는 대성당과 그 앞 광장에서만 잠깐 느껴볼 수 있지만, 광장 주변엔 맛있는 음식과 쇼핑몰이 몰려 있어 항상 복잡하고 인파가 넘친다. 걷다 보면 길거리 공연도 종종 관람할 수 있지만, 북적이는 만큼 관광객들이 가장 조심해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유려한 자태의 산티아고 대성당


무엇보다 칠레의 자랑은 ‘와인’이다. 일교차가 큰 기후, 안데스산맥 빙하의 청정수 등 포도재배에 이상적인 자연환경과 저렴한 생산 비용 등 칠레는 와인의 생산지로서 그야말로 최적의 조건을 자랑한다. 덕분에 칠레 와인은 가격 대비 우수한 품질로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시장에서 만난 칠레의 산지 과일들


이왕 칠레에 왔으니 직접 와인 농장에 한 번 다녀와보고 싶기도 하다. 우리 엄마가 와인을 좋아하시기도 하고. 그런 와중에 산티아고에 무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와이너리 ‘콘차이토로(Concha y Toro)’가 있다는 희소식을 접했다. 다소 생소할 수도 있지만, 콘차이토로는 우리나라 마트에서도 흔히 만날 수 있는 디아블로(Diablo) 와인의 생산 농장이다.  



웰컴 투 콘차이토로


콘차이토로 와인 농장은 산티아고 시내에서 30km 정도 떨어진 외곽 지역에 자리하고 있지만, 다행히 대중교통으로도 다녀올 수 있는 곳이었다. 부랴부랴 투어 프로그램을 예약하고 산티아고에서의 일정을 하루 소비하기로 했다.  



포도가 자라고 있는 와인 농장의 모습


투어가 시작되면, 일단 농장의 역사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 뒤 광활한 포도 농장으로 향한다. 이곳에만 해도 26가지 품종의 와인 포도가 자라나고 있다는데 그 규모가 얼핏 보기에도 가늠이 안 될 정도로 크고 넓다. 일반 포도보다 많이 작은 와인 포도의 열매들이 쪼르르 매달려 있는 밭 사이사이를 걸으며 한두 알 따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와인을 만들 포도를 맛볼 수 있다.


투어 중간중간엔 틈틈이 이곳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투어 일행들의 얼굴이 눈빛이 제일 초롱초롱해지는 순간이다. 그야말로 와이너리 투어 중 가장 꿀맛 같은 시간. 이곳에서 자란 포도를 막 둘러보고 온 뒤 마시는 터라 와인 속에 숙성된 포도의 생생한 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기분이다.  



기분 좋은 와인 시음 타임


와이너리 투어 중 가장 웃음이 가득한 순간이 시음 시간이었다고 한다면, 가장 고대해 왔던 순간은 바로 와인 저장고로 향하는 지금 이 순간. 와인의 맛은 포도의 품종과 맛, 만드는 방법과 시설 등 여러 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되겠지만, 더 깊고 진한 와인의 맛을 책임지는 건 바로 와인을 어떻게 저장하느냐가 아닐까. 무엇보다 낡고 커다란 오크통이 켜켜이 쌓여있는 와인 창고의 모습은 어떤 광경일지 직접 느껴보고 싶었더란다. 



한 통 가득 와인을 품에 안고 긴긴 세월 묵묵히 자리를 지켜야 할 오크통들


창고로 들어서는 순간 싸늘한 기운이 엄습한다. 둥글둥글한 게 툭 치면 또르르 굴러갈 듯한 형태로 귀엽게 쌓여있지만, 실제 크기는 어마어마하다. 와인에게 최적화되었을 온도와 습도를 피부로 느끼며, 와인이 가득 담긴 채 쌓여있는 오크통을 바라보며, 비로소 이곳이 와이너리라는 사실을 한껏 상기한다. 투어 프로그램을 위해 일부만 개방되었을 테지만, 그 역사와 전통을 느끼기엔 전혀 부족함이 없는 공간이다.  



비록 칙칙하고 어두운 동굴이지만, 눈 속에서만큼은 반짝반짝 빛나는 녀석들


투어의 막바지에도 와인 테이스팅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다양한 품종과 브랜드의 와인을 맛볼 수 있는데, 우리는 추가로 Marques de Casa Concha 와인을 치즈와 함께 종류별로 테이스팅 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실 와인은 잘 모르는데, 이왕 온 김에 제대로 한 번 누려보고 싶어서 예약한 투어였다. 



맛있었던 마르께스 와인 (Marques de Casa Concha)


추가 투어인 만큼 전문 서버들이 와인을 따라주고 설명을 곁들인다. 품종에 따라 어울리는 치즈 또한 준비되어 있었는데, 알려준 대로 맛을 보니 와인의 풍미가 훨씬 더 깊고 풍부하게 느껴지는 듯했다. 역시 뭐든지 알고 먹어야 훨씬 맛있나 보다. 와인을 좋아한다면 무조건 추천, 와인에 대해 궁금한 정도라도 돈이 아깝지는 않은 프로그램이다.  



와인 테이스팅 중


다 마신 와인 잔 하나와 치즈 도마는 덤이다. 무사히 집에 데려가 언젠가 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투어 비용을 생각하면 쏠쏠한 선물이다. 나름 알찬 투어를 마치고 산티아고 시내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우리 품에 남겨진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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