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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텔스닷컴 Jan 24. 2019

탱고의 진득한 내음을 담은, 부에노스아이레스 여행

아르헨티나에서 느끼는 진정한 탱고.

낯섦과 설렘. 처음이라는 단어 속에는 양면의 두 속성이 비등하게 배어있다. 남미라는 곳에 처음 도착해서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느끼는 감정 역시 이와는 전혀 다를 게 없었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첫 발을 디딜 때 느꼈던 알 수 없는 두려움은 이것들이 적절하게 뒤엉켜 묘한 설렘을 담은 그런 두려움이었던 것 같다. (글, 사진 : 윤뉴)


한적한 부에노스아이레스 거리


왠지 모르게 아르헨티나라고 하면, 혼란하고 시끄럽고, 무엇보다도 자유분방할 것만 같은 그런 이미지가 내겐 있었다. 아마도 그렇게 제멋대로 키워 낸 나만의 상상 속 세계 덕분에 이 거리를 딛는 발걸음에 긴장의 무게가 조금 더 실렸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남미로 떠나오기 전 들었던 충고의 대부분이 이곳 아르헨티나에서의 치안에 대한 토로였기 때문에, 그런 걱정들이 은연중에 반영되어 내 머릿속에 각인되었던 탓일 수도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5월 광장(Plaza de Mayo)


한적한 골목과 혼잡한 거리를 차례로 방문하며 독특한 그곳의 분위기를 받아들이는 일은 다분히 흔한 여행의 일상이지만, 도시의 이미지가 단번에 각인되는 인상적인 일이다. 


특히 이곳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자리를 옮겨 거리를 걸을 때마다 달라지는 독특한 풍취 때문에 항상 새로운 곳을 여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신기한 도시다. 



7월 9일 거리 (Avenida 9 de Julio)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남미 여행객에게 있어 지독한 치안 문제 때문에 늘 긴장되고 신경이 쓰이는 곳이긴 하지만, 그런 부정적인 면들을 차치하고 여전히 많은 관광객들을 찾게 만드는 그만의 뚜렷한 매력을 지닌 곳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우리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가장 고대하고 있는 ‘탱고’ 같은 것들 말이다. 


아르헨티나는 탱고의 발상지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특유의 감성이 묻어나는 진득한 리듬과 매혹적인 춤사위 덕분에 탱고는 전 세계적으로 퍼져 많은 이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라 보카(La Boca) 지구로 향하는 152번 버스


주말엔 부에노스아이레스 거리 곳곳에서 춤꾼들이 모여 탱고 음악을 틀고 열정적인 춤을 즐긴다고 하는데, 우린 좀 더 깊숙한 탱고의 진가를 알아보기 위해 탱고의 고향이라는 라 보카(La Boca)로 향했다. 라 보카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에서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버스를 타면 어렵지 않게 방문해볼 수 있는 지역이다. 



본격 탱고의 도시, 라 보카의 카미니토 거리 초입


라 보카 지구 내에서도 탱고의 진득한 내음을 풍기는 구역은 ‘카미니토(Caminito) 거리’ 일부인데, 초입에 다다르기만 해도 형형색색으로 치장된 건물과 거리의 장식이 눈길을 사로잡는 덕분에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거리의 레스토랑에서는 탱고 공연이 한창이다.
탱고에 대한 사랑이 진득이 느껴지는 거리


끝없이 탱고 음악이 울려 퍼지는 카미니토 거리를 거닌다. 야외 테이블이 잔뜩 늘어선 카페와 레스토랑 곳곳에서는 댄서들의 열정적인 공연이 한창이고, 골목 곳곳엔 화려한 탱고를 표현한 화려한 그림들이 잔뜩 늘어서 새초롬하게 우릴 환영하듯 손짓한다. 



카미니토 거리에서는 손쉽게 탱고 댄서가 되어볼 수도 있어요. :P


카페 테이블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맥주를 한 병 주문했다. 이왕 온 김에 느긋하고 진득하게 탱고를 느껴볼 참이다. 숨결마저 전해질 듯 가까운 거리에서 무대를 보니 멀리서 스쳐갈 땐 보이지 않았던 댄서들의 표정과 몸짓들이 자연스레 느껴진다. 때로는 불타오르듯 정열적으로, 때로는 잔잔하고 그루브 있게 이어지는 그들의 몸짓에 사로잡혀 한동안 넋 놓고 공연을 감상한다. 



댄서의 몸짓은 그만의 이야기를 전하듯 차분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이어진다.


이들에게는 어쩌면 너무나 쉽고 친숙한 음악일 테지만,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와서야 제대로 된 탱고를 마주한 우리에겐 이 또한 새로운 경험이고 색다른 추억이 된다. 어제까지만 해도 탱고라고 하면 정열적인 빨강만을 떠올리고 있었는데, 이제는 음울하고 끈적한 탱고도 있고, 활달하고 통통 튀는 탱고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캐주얼한 매력을 풍기던 한 쌍의 댄서


굳이 먼 라 보카까지 애써 찾아가지 않고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에서 탱고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앞서 언급했던 거리 공연을 즐긴다던가, 유명한 카페의 탱고쇼를 관람한다던가, 아니면 밀롱가를 찾아 직접 탱고를 배워보는 방법까지, 찾아보자면 무궁무진하다.  



어둠이 내린 부에노스아이레스 거리


사실 라 보카에 들르기 전 우린 이미 그중 한 가지를 실천했었다. 카페 토르토니라는 오래된 카페에서의 탱고쇼 관람이었는데, 요금을 지불하고 입장할 수 있는 작은 홀에서의 공연이었다.  



현지인들에게도 인기 만점인 카페 토르토니(Cafe Tortoni)
카페 토르토니 내부


1858년 문을 연 카페 토르토니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도 가장 오래된 카페로 카페 자체로서도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현지인들도 관광객들도 매일같이 줄을 서서 카페를 이용하는데, 카페 내 작은 홀에서는 매일 저녁 탱고쇼가 열린다. (쇼 관람을 원할 경우 미리 예약할 것을 추천한다.) 



매일 밤 탱고쇼가 열리는 홀 입구


아담한 홀에서 열리는 공연이지만, 오랜 전통만큼 연륜이 느껴지는 연주가 인상적이다. 다양한 분위기의 탱고 음악과 무대 공연이 한 시간여 동안 이어지는데, 라이브로 연주되는 음악과 함께여서인지 더욱 생동감이 넘친다. 


라 보카에서는 활기찬 거리의 탱고를 만끽할 수 있다면, 카페 토르토니에서는 좀 더 진득한 본격 탱고를 만나볼 수 있다.  



마음을 울리는 목소리가 잔잔히 퍼진다.


특히 악기 연주나, 댄서의 몸짓이 아닌 가수의 목소리를 통해 탱고 음악을 접해보는 건 처음이었는데, 그 어떤 무대보다 강렬한 기억으로 남는다. 


무심한 듯 이어지는 연주를 따라 댄서들의 몸짓이 분주하다. 화려하고 생기 넘치는 그들의 몸짓은 강렬한 흡입력을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진중한 그들의 표정을 보고 있노라면 진득한 탱고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한 몸짓
열정적이고 아름다웠던 댄서의 무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의 밤은 진득한 탱고의 향기로 여운이 그득한 그런 밤이다.



탱고의 잔향을 간직하고 돌아갈,

매력적인 부에노스아이레스 숙소는?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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