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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텔스닷컴 Jan 31. 2019

쏟아지는 물줄기의 향연, 이과수 폭포 여행

남미의 명물이라고 할 법한 이과수 폭포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두 나라의 경계에 걸쳐있는데, 그 덕분에 이곳을 처음 찾는 많은 관광객들은 한 번씩 혼돈을 겪게 된다. 대체 어느 곳으로 가야 이과수를 볼 수 있다는 거지? (글, 사진 : 윤뉴)


이과수 폭포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리며


앞서 언급했듯 이과수는 아르헨티나의 푸에르토 이과수(Puerto Iguazu)와 브라질의 포즈 두 이과수(Foz do Iguacu), 두 갈래로 나뉜다. 사실 똑같은 이과수 폭포를 두고 이름만 달리하고 있을 뿐, 별다를 건 없다. 그저 어디에 머물며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해서 어떻게 폭포를 보러 갈 것인가. 선택의 문제일 뿐이다. 


우리는 이과수 폭포를 만나기 위해 아르헨티나의 작은 마을 푸에르토 이과수로 이동했다. 



푸에르토 이과수 국립공원 입구


푸에르토 이과수 마을에서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두 군데의 이과수 국립공원으로 가는 버스 편이 모두 운행되고 있기 때문에, 우린 이곳에 머물며 여정을 꾸려나가기로 했다. 물론 브라질의 포즈 두 이과수에서도 양 편으로 이동이 가능하지만 우리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오는 길이기 때문에 거리상 더 가까운 이곳을 택하게 됐다. 



공원 내 기차를 타고 폭포를 향해 떠난다.


먼저 아르헨티나 이과수 국립공원에 입성했다. 입장료는 비교적 비싼 편이지만, 공원 내에서는 입구에서부터 정상까지 이어지는 선로를 따라 기차를 타고 아늑하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넓은 공원을 부담 없이 편안하게 구석구석 둘러볼 수 있다. 



드디어, 폭포를 만나러 가는 길


아르헨티나의 이과수에서 둘러볼 만한 곳은 크게 Upper Trail과 Lower trail, 산 마르틴 섬, 그리고 마지막으로 디아블로(악마의 목구멍)로 나눌 수 있다. 브라질 측 공원에 비해 지리적으로 폭포와 더 가까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이과수 폭포의 하이라이트인 ‘악마의 목구멍’을 코앞에서 목도할 수 있기로 유명하다. 쏟아지는 물줄기를 몸소 받아내며 폭포를 감상하는 보트 투어 역시 인기인데, 말하자면 폭포 중심적으로 즐기기 좋은 코스라고 할 수 있다. 



Lower Trail 곳곳의 크고 작은 폭포들


Lower Trail은 폭포의 아래쪽에서, Upper Trail은 폭포의 위쪽에서, 거침없이 흐르는 폭포의 물줄기 틈새를 비집고 난 길을 따라 걷는다. 두 코스 모두 각기 다른 매력이 있다지만, 우리는 아래쪽 코스만 걸어보기로 했다. 아무래도 아래쪽에서 올려다보는 폭포의 장관이 더 위압적으로 느껴질 것만 같았기에. 



끝없이 퍼붓는 폭포의 물줄기에 압도되다.


트레일을 따라 걷다 보면, 크고 작은 폭포들을 마주하게 된다. 세계 3대 폭포로 꼽히는 이과수에는 200여 개의 크고 작은 물줄기가 동시에 쏟아져 내린다고 한다. 그 사실로 유추해보건대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만난 녀석들은 이과수 폭포를 구성하는 작은 녀석들일 테다. 순간 압도되어 절로 입이 벌어지는 경관일지라도 말이다.  



공원 내 기차역에서


폭포 맛보기를 마치고 악마의 목구멍으로 불리는 디아블로로 향하는 기차역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드디어, 그를 만나러 가는 순간. 한껏 상기된 표정의 동료들이 잔뜩 기다리고 있는 역에는 잔잔한 긴장감마저 돈다. 



귀엽지만 무서운 코아티


사실 관광객들이 한껏 긴장하고 있는 까닭은 이곳 공원의 명물(?) 코아티 때문이기도 하다. 이 녀석들은 정글의 하이에나처럼 어슬렁거리며 온갖 먹거리 사냥하기를 즐기는데, 잔뜩 촉각을 세우고 작은 부스럭거림에도 반응하는 명민한 동물이다. 귀여운 생김새와 달리 날카로운 발톱을 자랑하기 때문에 멀리하는 게 좋다.



악마의 목구멍으로 향하는 길


하늘에서 톡 하고 얹은 듯, 대자연의 한가운데를 가른 듯, 아슬아슬하게 뻗은 다리를 따라 걷는 기분이 묘하다. 때로는 정글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듯한 숲길을 지나는데, 디아블로고 뭐고 그냥 자연이라는 게 이렇게 아름다운 거구나 싶은 심정이 먼저 차오른다.  



얼핏 모습을 드러낸 악마의 목구멍


멀리 보이는 악마의 목구멍을 마주한 순간. 두근두근. 심박수가 아주 조금씩 올라감이 느껴진다. 총총총 가벼운 발걸음을 천천히 재촉하며 그 녀석에게로 점차 빠르게 다가간다. 


그리고 마침내 그 녀석 앞에 마주 섰을 때, 느꼈던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영원히 밑으로 빨려 들 듯 강렬히 쏟아지는 물줄기


가만히 물줄기만 바라보고 있는데도 그 속에 스며들어 사그라질 것 같은 느낌에 순간 멍해진다. 현실에 실재하고 있는 게 맞는 걸까. 마치 영혼을 잠식하는 듯 거대한 흐름이 마음을 뒤흔든다. 자꾸만 마냥 들여다보고 싶게 만드는 흡입력 있는 물줄기와 감각을 마비시킬 듯 멍멍하게 귀를 채우는 소리까지.


아주 짧은 몇 분간이었지만, 어쩌면 평생 잊을 수 없는 그런 순간이다.



다음 날 찾은 브라질의 포즈 두 이과수. 날이 맑아 훨씬 쾌청했던 폭포의 전경.


브라질의 포즈 두 이과수 국립공원은 폭포의 맞은편에서 트레일을 따라 걸으며 뷰를 감상하기에 좋은 코스다. 아르헨티나의 공원에서처럼 폭포 바로 앞을 걸으며 직접 물줄기를 맞아보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멀찍이서 폭포의 그림 같은 전경을 바라보며 걷는 것 또한 그만의 매력이 있다. 



아름답게 무지개가 핀 이과수 폭포


화창한 햇살 덕분에 기분도 덩달아 좋아졌다. 맑은 하늘 아래 걷는 여행이란 늘 아름답기 마련이지만, 모처럼 쉽게 만나볼 수 없는 이과수 폭포를 배경으로 채우는 산책 코스는 그야말로 호사다. 어제 디아블로에 갔을 때에도 이런 날씨였다면 조금 더 상쾌한 인상을 받았으려나. 



폭포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


산책로를 따라 차례로 뷰 포인트 여러 군데를 거쳐본다. 멀리서도, 가까이서도, 높이서도, 아무리 바라봐도 오늘 마주한 폭포들은 죄다 밝은 웃음을 띤 채 상큼한 소리를 내며 쏟아지는 듯하다. 방긋방긋 웃고 있는 녀석들의 모습에 앙큼한 배신감까지 느끼며 자연의 빛깔이 지닌 신비한 능력에 혀를 내두른다. 



이곳에도 악마의 목구멍을 마주하러 가는 길은 있다.


그리고 포스 두 이과수에서 빠뜨릴 수 없는 뷰 포인트. 악마의 목구멍을 마주 바라보는 전망대다. 길쭉하게 폭포로 뻗은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사방에서 튀기는 물살에 살짝 정신이 없을 수도 있지만, 이곳에서 바라본 이과수 폭포만큼 아름다운 경치도 없다. 



어제의 그 음울했던 녀석은 온데간데없이 상쾌한 무지개 옷을 입은 디아블로



이과수 폭포를 즐기기에 딱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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