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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텔스닷컴 Sep 19. 2019

독일 베를린 여행,
베를린 장벽을 따라 걸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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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통일을 하게 되면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분단국가는 우리나라 단 하나뿐이다. 그래서인지 베를린에서는 마음이 묘했다. 과거 이들도 분단국가였다는 동질감과 현재는 우리만이 분단 중이라는 슬픔이 교차했기 때문이었으리라. 


 

베를린 붉은 시청
독일인들의 반성이 담긴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독일이 동과 서로 나뉘었을 당시 서베를린은 동독 속에 섬처럼 자리하고 있었다. 자유진영의 서베를린이 발전을 이어나가자 동베를린 및 동독 주민들은 서베를린과 서독으로 끊임없이 빠져나갔고 그 결과 드높은 베를린 장벽이 서베를린을 감싸게 되었다. 


  

베를린 저항 기념관
나치 정권에 저항한 수많은 사람들


베를린 장벽을 마주하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높다, 혹은 생각보다 낮다는 이야기를 한다. 나는 후자의 생각을 가졌다. 내 키보다 고작 두 배 정도밖에 높지 않은 벽을 사이에 둔 채 그들은 얼마나 서로를 그리워했을까. 그리고 베를린 장벽은 생각보다 도시 곳곳에 남아있다. 장벽을 따라 걷는 베를린 여행,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다음의 장소들을 안내한다. 


(글/사진: 스증스증)


 



베를린 장벽을 따라 걷는
독일 베를린 여행

 

갖은 그림이 그려져 있는 이스트사이드 갤러리


이스트사이드 갤러리


사람들이 현재의 베를린 장벽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이야기를 하는 곳이 아마 이곳, 이스트사이드 갤러리일 것이다. S반 동역(Ostbahnhof)부터 바르샤우어 스트라쎄(Warschauer Strasse) 역까지 이어지는 1.3km 길이의 장벽에 약 21개국에서 모여든 화가들이 그림을 그려놓아 지금의 모습이 완성되었다.



장벽 너머의 슈프레 강과 오버바움 다리
언제나 인기 만점 ‘형제의 키스’


동쪽을 바라보는 측면에 그림이 그려져 있어 이스트사이드 갤러리(Eastside gallery)라 이름 붙었다. 슈프레 강을 바라보는 서쪽 측면엔 어지러운 그라피티들이 대조적이다. 장벽을 따라 걷다 보면 유난히 사람이 북적이는 곳을 볼 수 있는데 여기가 유명한 ‘형제의 키스’ 그림이 있는 곳이다. 장벽의 끝자락에는 오버바움 다리(Oberbaum brueke)가 위치해 있는데 이 또한 분단됐을 당시 기차가 다니지 않아 분단의 상징으로 손꼽힌다.


 



장벽 기념관 외관


장벽 기념관


개인적으로 지인들이 베를린에 오면 꼭 데리고 갔던 곳이 이곳 장벽 기념관이었다. 베를린 장벽에 관련된 기록들은 물론이고 살아있는 역사라고 할 수 있는 당시 사람들의 증언들을 들을 수 있다. 장벽 기념관에 간다면 2층 안쪽으로 들어가서 비디오를 꼭 볼 것. 베를린 장벽이 세워질 때부터 무너질 때까지의 과정을 담은 비디오가 상영된다. 



장벽 기념관 앞에 있는 장벽 기념공원
장벽 기념관 전망대에서 보는 베를린 장벽의 모습. 가운데 길은 순찰로다.


한편에는 방명록을 쓸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통일의 염원을 담은 자신의 메시지를 걸어둘 수도 있다. 장벽 기념관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4층 전망대. 우리가 흔히 아는 전망대는 도시를 조감할 수 있는 시설이지만 이곳의 전망대는 베를린 장벽의 구조를 고스란히 볼 수 있는 독특한 전망대다. 난간에 붙어있는 설명과 함께 비교하며 보면 장벽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마우어파크, 일요일 벼룩시장 모습


마우어파크


과거 베를린 장벽의 경계선이었던 마우어파크. 당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던 마우어파크는 이제 없다. (마우어mauer는 독일어로 장벽을 뜻한다.) 과거의 긴장감 대신 주말의 활기만이 가득할 뿐. 매주 일요일이면 이 공터에는 오래된 물건들과 예술가들의 공예품, 스트릿 푸드 등을 판매하는 커다란 벼룩시장으로 변신한다. 



낡은 물건들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일요일의 마우어파크는 버스킹으로 활기를 띤다.


원형 공연장에서는 공연이 진행되며 공원 곳곳에서 자유롭게 버스킹이 열려 오감이 즐거운 곳이다. 한쪽이 언덕 지형으로 되어 있어서 이곳에서 일몰을 보며 쉬어가는 사람들도 많다. 하절기에는 바비큐도 할 수 있어서 여기저기서 풍겨오는 고기 냄새에 군침이 절로 돈다. 베를린의 주말에는 도시 곳곳에서 크고 작은 벼룩시장이 열리지만 일정 때문에 딱 한 곳만 가야 한다면 마우어파크를 추천한다. 


  


 

토포그래피 오브 테러


토포그래피 오브 테러


포츠다머 플랏츠(Potsdamer Platz)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토포그래피 오브 테러는 공포와 박해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장소다. 뒤편으로 볼 수 있는 베를린 장벽은 이스트사이드 갤러리의 알록달록한 것과는 다르다. 시멘트의 차가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깨지고 철골이 튀어나와 흉물스럽기 그지없다. 


 

관광객이 상설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깨진 벽 틈으로 보이는 행인


이런 거친 모습들이 당시 나치가 권력을 잡았을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토포그래피 오브 테러가 위치한 곳은 과거 히틀러의 친위대 SS의 본부를 비롯해 나치 정권의 주요 기관들이 위치해 있던 지역이라 더욱 뜻깊다. 


   



과거 네 개의 검문소 중 하나였던 찰리(charlie)


체크포인트 찰리


토포그래피 오브 테러에서 약 두 블록 정도만 걸으면 체크포인트 찰리에 닿을 수 있다. ‘찰리’라는 단어를 들으면 초콜릿 공장의 찰리를 떠올릴 수 있겠지만, 이 찰리는 과거 동˙서독의 경계를 뜻하던 군사용어 중 하나였다. 알파, 브라보, 찰리, 델타 네 곳의 검문소는 통독 후 모두 없어졌지만 미국과 소련의 접경지역에 있었던 찰리 검문소는 이후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되었다.


 

체크포인트 찰리의 군인들이 기념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검문소 주변으로 다양한 기념품샵과 박물관들이 있어 함께 관람할 수 있다.


과거는 가족들을 만나러 가는 설렘보다 다른 이념이 맞닿아 긴장감이 흐르던 곳이었지만, 현재는 여행자들의 설렘 가득한 인증샷 장소로 손꼽힌다. 소정의 비용을 내고 옛날 군인의 복장을 한 사람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며 수첩에 기념스탬프도 찍어갈 수 있다. 


  



하케셔막트(Hackescher markt) 광장의 모습


여행하면서 느낀 현재의 베를린은 자유롭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린다. 그렇지만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만 하더라도 베를린은 그 어떤 도시보다 자유롭지 못한 곳이었다. 베를린 장벽을 따라 걷다가 왼쪽 발은 서쪽을, 오른쪽 발은 동쪽을 밟아보았다. 



베를린의 일상적인 모습
파란 하늘과 어우러지는 TV타워


옛날이었다면 동독 또는 서독 한쪽 땅만을 밟고 서있어야 했겠지만, 지금 나는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지금의 베를린에 서 있다. 단순히 여행 이상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독일의 베를린에서 소중한 시간을 가져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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