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후1

사소한 온도

by 윤슬


누구에게나 한 번은 온다는 말이 있다.

그녀도 예외는 아니었다.

고이 자란 여자에게도 바닥에 닿는 날이 오고야 말았다.


사고 같은 사건이 몇 시간 후 예고 없이 벌어졌고

그 후 일어나는 모든 일상은 그제껏 겪어보지 않은 비일상이 되었다.

눈을 떠도 눈을 감아도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잠을 자는 무의식의 순간에도 그녀의 몸은 치명상을 입고 있었다.


물정 모르는 결심은 쉬웠다.

현실은 그 비장한 각오를 처참하게 무시했다.


단시간에 해결할 수도 수습할 수도 없는 사건은

시간이 지날수록 흉물스럽게 몸집을 키워나갔고

차마 대면할 수 없을 만큼 성격도 포악했다.


알고 싶지 않은 진실은

마음을 먼저 다치게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건강했던 몸마저 망가뜨려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