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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속의집 Jun 04. 2020

“내가 누군지 나도 모르겠어요. 「자존감과 표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심리치료사 오크랜더 Violet Oadlander 는 이처럼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것과 같은 상태"를 낮은 자존감이라고 말합니다. 변화란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려고 노력할 때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참된 자기 자신이 될 때 가능한 일입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좀 더 긍정적으로 느끼기 위해서는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야 하며, 무엇보다 자신이 현재 느끼는 감정들을 수치심 없이 그대로 느끼고 받아들이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출처) <효리네 민박> 한 장면


각과 감정을 맘껏 표현하지 못하고 억압하면 자존감은 자라날 수 없습니다.

때로 보잘것없거나 허황되며 절망적인 감정이라도 비난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표현해야만 그런 감정들을 탐구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그럼으로써 자신의 감정과 느낌, 신체 그리고 그것들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에 다시 친숙해질 수 있습니다. 더불어 타인의 판단을 통해서가 아니라 내면으로부터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자존감이 생기는 것입니다.


출처) <효리네 민박> 한 장면




우리는 표현하지 못할까?


밀러나 페니베이커도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상처가 아니라 이를 표현할 수 없는 데 있다고 말합니다. 고통을 당하면 그 고통을 확인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절망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나만 홀로 당하는 고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상처를 받았다고 해도 곁에서 누군가가 그 상한 마음을 공감해주고, 그 감정을 풀어나가도록 도와주면 수치심에 묶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시나 문학은 우리가 스스로 표현하지 못한 여러 정서, 느낌, 감정을 나의 문제처럼 표현해주고 공감해줍니다. 이런 공감 능력을 동일시 원칙 Iso-Principle이라고 말합니다. 시는 두 지점, 즉 작가와 독자 간의 가장 짧은 감정적 거리입니다. 그래서 시인이며 작가인 도빈스 Stephen Dobyns"시는 사람들 사이에 걸린 창이다. 그 창이 없었다면 사람들은 어둠에 갇혀 살고 있을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이 광대한 세계에서 단절된 혼자가 아니며, 세계의 모든 존재들에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는 일은 우리의 자존감을 키워줍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가끔 '나는 살기 위해 죽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동안 유리로 된 집에 살면서 땅 속 깊은 곳에 도망가 숨어버린 나의 목소리, '살기 위해 죽어버린' 내 목소리를 찾아 해방시키고 싶습니다. 그런 날이면 시집을 들고 좋아하는 장소에 앉아 마음의 문을 열어보십시오.


그리고 나를 위한 나만의 일기장에 시를 써 보십시오. 그렇게 숨은 감정들을 두려움 없이 일기장에 해방시켜보는 것입니다.



본 내용은 문학치유에세이 <내 마음을 만지다>의 일부분입니다.


이봉희, <내 마음을 만지다> https://c11.kr/bbg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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