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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속의집 Sep 05. 2020

만나지 못해도
친밀감을 높이는 관계에 대하여

계속되는 코로나19로 물리적 거리두기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실내에서는 물론, 이제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으면 사람들의 눈총을 받기 십상입니다. 이처럼 코로나19가 가져온 물리적 거리두기는 사람들과의 관계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그동안 우리는 사람 관계에서 만남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습니다. 실제로 친밀한 사람들과의 만남은 일상의 스트레스도 잊어버릴 만큼 즐거움을 주어왔습니다. 그래서 만나고 싶어도 만나지 못하는 이른바, 언컨텍트 시대를 살고 있는 요즘, 모두가 힘든 시간을 견디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만나야 할까요? 서로가 소중한 느낌, 친밀감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새로운 관계에 대한 지혜가 필요한 요즘입니다.




생텍쥐페리가 전하는
친밀감을 높이는 관계의 비밀


인간(人間)이란 한자 어원대로 사람(人)과 사람(人)의 사이(間)입니다. 말 그대로 ‘혼자의 인간’은 성립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아무리 사람에게 실망하고 상처를 받더라도 끝까지 만남을 포기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생텍쥐페리는 <어린 왕자> 등 수많은 작품에서 관계의 소중함을 이야기했습니다. ‘친구는 파는 상점은 없다.’ ‘함께 보낸 시간만큼 소중하다’ 등 만남도 이해득실을 계산하는 현대인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다음은 생텍쥐페리의 관계에 관한 보석 같은 글들입니다. 다시 한번 작품 속 글들을 음미하면서 관계에 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바랍니다.




소통의 간절함

[바람과 모래와 별들]


사람들은 다 어디에 있을까? 횃불이 촛대처럼 반듯하게 타올랐다. 두려움에 떨며 우리는 사람에 피워놓은 횃불을 쳐다보았다. 그것은 침묵과 빛으로 전하는 우리의 간절한 마음이었다. 도움을 요청하는 절규일 뿐만 아니라 마음속 깊은 우리의 사랑에 대한 고백이기도 했다.


우리는 마실 것을 원했다. 그러나 그것 못지않게 인간과의 소통을 간절히 원했다. 오늘 밤에 어디에선가 또 다른 불이 타오르며 우리에게 화답할 것이다. 오직 인간만이 불을 이용할 수 있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전할 수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함께 일하는 기쁨

[바람과 모래와 별들]


직업의 위대함은 무엇보다도 그것이 사람을 한 곳으로 모아준다는 것에 있다. 다른 사람과 교류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주어진 진정한 기쁨이다. 우리가 물질의 충족만을 위해 일한다면 그것은 감옥을 만들어 스스로 독방 안에 자신을 가두는 것과 같다. 인생을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어주지 못하는 쓰레기 같은 돈과 함께 그 안에 외롭게 갇히는 것이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지난날 내가 겪었던 순간들 중에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남겨준 순간들을 헤아려보면 그것들은 모두 물질과는 상관이 없는 것이었다.


오랜 시간 동고동락한 친구의 우정은 아무리 돈을 많이 주어도 살 수 없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함께 이겨낸 고난이 언제나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마음이 포개질 때

[어느 인질에게 보낸 편지]


인간 사이의 관계란 자신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면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관계란 상대의 마음과 나의 마음이 온전히 하나가 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조심스럽게 자라나는 것이다. 그런데도 당신이 당신의 모습만을 내 앞에서 흔들어댄다면 나는 당신을 떠나서 다른 곳으로 달아나고 싶어 진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하나로 묶어주는 끈

[아라스로의 비행]


난 인간의 형제애가 어디에서 기원했는지 알고 있다. 신 앞에 인간들은 모두 한 형제였다. 서로 하나가 될 때만 우리는 형제가 될 수 있다. 하나로 묶어주는 끈이 없다면 우리는 서로 나란히 서 있을 뿐, 한 형제라고 할 수 없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  생텍쥐페리 잠언집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이유>  https://c11.kr/c1cf


요즘 가장 중요한 심리 방역은 관계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강조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결코 혼자서는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요즘같이 불안하고 우울할 때에는 다른 사람이 싫어질 수도 있고 귀찮아질 수도 있지만 이럴수록 누군가 자신을 받아줄 수 있는 사람과 물리적으로 만나지 못할 지라도 디지털 기술을 통해서 만나거나 편지를 쓰거나 전화하는 것, 아니면 심지어 그 사람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어떤 누군가와 연결되었다는 느낌은 사람을 참 편안하게 만들어줍니다. 여러분들도 생텍쥐페리의 글처럼 관계의 연결을 놓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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